마음을 다스리는 藥

 

 

마음을 다스리는 藥

 

성인(聖人)은 병들기 전에 다스리고

의원은 병이 난 후에 고치는 것이니,

전자를 치심(治心) 또는 수양(修養)이라 하고

후자를 약이(藥餌)라 한다.

다스리는 법이 이와 같이 두 가지이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문효.이소영, <치심, 마음다스리기>에서)

 

 

퇴계 이황이 쓴 <활인심방(活人心方)>의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퇴계는 모든 병의 근원이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약을 쓰기 이전에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약으로 중화탕(中和湯)을 먹으라고 합니다.

중화탕은 30가지의 마음이라는 무형의 약재로 만든 보약입니다.

중화탕의 재료로 쓰인 30가지의 마음은 이렇습니다.

 

사무사(思無邪 . 마음에 거짓을 없앨 것),

행호사(行好事 . 좋은 일을 행할 것),

막기심(莫欺心 . 마음에 속임이 없을 것),

행방편(行方便 . 필요한 방법을 잘 선택할 것),

수본분(守本分 . 자신의 직분에 맞게 할 것),

막질투(莫嫉妬 . 시기하고 샘내지 말 것),

제교사(除狡詐 . 간사하고 교활하지 말 것),

무성실(務誠實 . 성실히 행할 것),

순천도(順天道 . 하늘의 이치에 따를 것),

지명한(知命限 . 타고난 수명의 한계를 알 것),

청심(淸心 .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할 것),

과욕(寡慾 . 욕심을 죽일 것),

인내(忍耐 . 잘 참고 견딜 것),

유순(柔順 . 부드럽고 순할 것),

겸화(謙和 . 겸손하고 화목할 것),

지족(知足 . 만족함을 알 것),

염근(廉謹 . 청렴하고 삼갈 것),

존인(存仁 . 마음이 항상 어질 것),

절검(節儉 . 아끼고 검소할 것),

처중(處中 .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조화할 것),

계살(戒殺 . 살생을 경계할 것),

계로(戒怒 . 성냄을 경계할 것),

계포(戒暴 . 거칠게 행하지말 것),

계탐(戒貪 . 탐욕을 경계할 것),

신독(愼篤 . 신중히 생각하고 독실하게 행할 것),

지기(知機 . 사물의 기틀을 알 것),

보애(保愛 . 사랑을 견지할 것),

염퇴(恬退 . 물러서야 할 때 담담히 물러날 것),

수정(守靜 . 고요함을 지킬 것),

음즐(陰櫛 . 은연중에 덕이나 은혜를 쌓을 것)

 

하나하나가 우리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는 약재들입니다.

그래서 중화탕은 한 번 먹었다고 중지하는 약이 아니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보약이라고 합니다.

 

물론 급할 때 쓰는 약도 있습니다.

화기환(和氣丸)이란 약이 그것입니다.

화기환의 재료는 참을 인(忍)자라고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붉어져 귀까지 빨개질 때

참을 인자로 만든 화기환을 침으로 녹여 천천히 씹어 삼키면 된다고 합니다.

 

병중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

스트레스에 의해 마음이 다쳐 생기는 병인 울화병이라고 합니다.

그 병은 짜증과 분노로 나타납니다.

 

중화탕과 화기환을 상비약으로 구비해 두었으면 합니다.

중화탕 한 사발을 들이키며

답답한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아침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옛사람의 행동을 벗고 새사람의 행동을 입자."

박승원 

 

(10-02-23 펀경영연구소 펀매니저 김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