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저울과 마음의 저울 ......................................
천하에는 두 가지의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是非) 즉 옳고 그름의 저울이고, 하나는 이해(利害) 곧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이다.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큰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가장 으뜸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정민, <다산어록청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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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저울과 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지는 저울로 세상의 일을 잰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고, 그 일이 또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따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자신에게 옳고 이익이 되면 당장 그 일에 뛰어듭니다.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다 손해가 되는 것이라면 일을 하지 않습니다.
정약용이 분류하는 네 가지 등급 중 으뜸인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과 가장 낮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에는 별 이론이 없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등급입니다. ‘옳고 그름’과 ‘이로움과 해로움’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옳은 것을 따르다 손해를 볼 것인지 아니면 조금 그릇된 것을 따르더라도 이익을 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정약용은 옳은 것을 먼저 따르라고 합니다.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옳고 그름을 먼저 판단하는 것이 선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먼저 따집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옳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세상의 일을 재는 두 개의 저울은 우리들 마음의 저울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마음의 저울에 자신을 잴 때와 남을 잴 때 보는 기준이 다른 것입니다. 똑같은 일과 사물을 재면서도 자신에게 줄 때는 저울 눈금이 낮은 것 같고 남에게 줄 때는 저울 눈금이 높은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에게 줄 때는 옳은 것 같고 남에게 줄 때는 옳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자신은 남에게 선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평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음의 저울 기준을 상대와 환경에 따라 달리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마음의 저울 눈금을 영점으로 맞추어야 하겠습니다. 영점 기준으로 맞추기가 정녕 힘들다면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하고 남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마음으로 재지만 밖으로 표현되는 건 두 개의 저울 눈금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보다 상대에게 이익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먼저 고려한다면 서로가 세상을 재는 저울 눈금의 편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마음의 저울이 어디로 기울어져 있는지 점검하는 아침을 맞이합니다.
박승원 (2012-11-21 펀경영연구소 김찬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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