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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A 농법(農法)

Smart Lee 2009. 3. 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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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RA 농법(農法)


 

 

몇해전 이스라엘을 방문하였을 때다. 한 모임에서 이스라엘 농업정책의 한 책임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농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이스라엘 농업의 성공비결을 물었다. 이스라엘은 국토의 넓이래야 강원도만한 넓이의 나라이다. 그 넓이의 땅도 연강우량 100미리 안팎인 준사막에 이르는 척박하기 이를데 없는 땅이다. 그런 땅에서 그들은 농업을 일으켜 식량자립을 이루고 해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농산물 수출을 이루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 기준에서 보면 기적같은 일이기에 그 비결을 물은 것이다. 나의 물음에 그가 답하기를 ‘토라농법(TORA 農法)’으로 성공하였노라 하였다. 토라란 말은 히브리어로 말씀이란 단어이다. 유대인들이 믿는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성서를 일컬어 토라라 부른다. 말하자면 말씀농법 혹은 성경농법으로 그들의 농업을 성공시켰다는 말이다. 나로서는 얼른 이해가 가지 않기에 “나도 성경을 읽고 설교하는 사람인데 성경에 농삿법에 관한 이야기가 없는데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가 이르기를 성서의 이사야서 43장 18절에서 20절 사이의 말씀이 자신들이 이룬 TORA 농법의 중심이라 하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구약성서의 이사야서 43장의 말씀을 읽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라. 장차 들짐승 곧 승냥이와 타조도 나를 존경할 것은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이사야 43장 18, 19절)

 

이스라엘 농업 담당자의 말을 계속하겠다. 그가 사막이나 다름없는 이스라엘 땅에서 “농업입국을 일으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나의 물음에 자신들은 ‘토라농법(말씀농법)’으로 농업을 일으킨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토라농법을 일러주는 성경말씀으로 위에 인용한 이사야서 43장 18절과 19절의 말씀을 일러 주었다. 그의 말인즉 18절의 “이전 일을 기억치 말며 옛일을 생각지 말라”는 말씀을 “사막에서는 농업이 안된다”는 고정관념, 이전의 사고방식을 버리라는 말로 받아들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9절의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겠다는 말씀을 불모지 광야에 농로를 열고 사막에 수로를 내겠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였노라 하였다. 그리고는 발상을 바꾸어 황무지를 개간하여 트랙터가 다니는 농로를 만들고 400여 Km나 떨어진 갈릴리 호수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농업을 일으켰노라 하였다. 개척농민들과 과학자들과 농업관계 공무원들이 마음을 모아 그 토양에 적합한 농작물을 찾아내고 재배법을 개발하여 식량자급의 터전을 닦고 나아가 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농산물 수출을 이루어 낼 수 있었노라 하였다. 그러기에 자신들의 농사법을 토라농법이라 일컫노라 하였다.

이스라엘이 처한 자연환경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처지는 비할 바 없이 양호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년 150억불에 이르는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정부가 농민들과 농업을 지원하노라 수십조에 이르는 자금을 쏟아부었어도 우리 농업은 날로 쇠퇴의 길로 나가고만 있다. 이런 때에 우리가 이스라엘한테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토라농법’이다. 그런 발상의 전환과 개척정신과 과학정신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젊은이들은 도시에서 고시공부나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고 농촌은 노인들만 지키고 있는 현실로써는 아무것도 일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내가 이스라엘의 한 농가를 방문하였을 때에 계단식으로 된 딸기 농장을 보았다. 딸기를 평지에 이랑을 따라 심은 것이 아니라 담장에 붙여 마치 아파트처럼 층계로 심은 농장이었다. 물을 아끼기 위해서다. 물이 귀한 나라인지라 딸기를 심되 계단식으로 심어 위에서 물을 주면 물이 아래로 내려가며 스며들어 물의 유실이 없게 하기 위해서 고안한 아이디어였다. 400 Km나 멀리서 끌어온 물이기에 그렇게 아낄만도 하였다. 그런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너무나 조건이 좋은 나라이다. 세계에서 우리처럼 어느 곳에서나 땅을 파면 물이 나오는 나라는 흔하지 않다. 이런 조건을 감사한 줄 알아 알뜰살뜰 가꾸어 나가는 마음가짐이 소중하다.

이스라엘 농업담당관을 만났을 때에 나눈 대화로 다시 돌아가겠다. 자신들이 비록 사막인 땅일지라도 물만 공급되면 농사가 될 줄로 알아 멀리서 물을 끌어왔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하였다. 물을 주었으나 곡식이 제대로 자라지를 않았다. 이에 농민들과 농학자들과 정부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그 이유를 찾으려 힘썼다. 간신히 밝혀진 것이 토질 탓이었다. 흙에 알카리성분이 너무나 강해서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임이 밝혀졌다. 그때부터 알카리성 토양에 강한 작물을 찾는 일과 알카리 성분을 중화 시키는 방법을 고안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농민과 학자와 정부가 합심하여 찾아 낸 결론이 오늘의 이스라엘 농업이다.

이스라엘이 수출하는 농작물 중에 오랜지가 유명하다. 유럽의 과일 가게에 들러면 이스라엘산 오랜지가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당도가 뛰어나게 높으면서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청정식품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농민들은 이런 오랜지를 생산하여 세계시장에 수출하기 위하여 세심한 연구와 과감한 투자를 하였다. 오랜지 나무가 알카리 성분이 강한 토양에 적합함을 알게 된 후에 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질 퇴비로만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사막같은 땅에 퇴비가 있을리 없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젖소와 돼지를 함께 기르는 방법이었다. 퇴비를 얻기 위하여서다. 끈질긴 연구 결과 1ha의 오랜지 농장에 필요한 퇴비를 얻으려면 70두의 소와 300두의 돼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된 이스라엘 농산물이 맛있는 오랜지와 낙농제품과 소세지, 햄 등이다. 농민의 땀과 학자들의 과학과 정부의 의지가 합하여질 때에 우리도 농산물 수출국으로 바뀌어질 수 있을 것이다.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 09-02-28~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