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
우리는 그동안 개발의 논리에만 매달려온 듯하다.
낡았다는 이유로, 재산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의 것을 마구 헤집어 놓거나
아예 흔적조차 없앤 것이 어디 한둘인가.
뒤늦게나마 우리의 것을 찾자는 인식이 싹트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물리적 가치를 넘어선 근대문화유산을 보존코자 애쓰고 있다.
이런 일환으로 도입한 것 중 하나가 '등록문화재'다.
등록문화재에 해당하는 기준은
오십년 이상 지난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역사, 문화, 사회, 경제 등 각 분야에서 근대사의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 지역의 역사나 문화적 배경이 되는 것,
기술 발전이나 예술적 사조 등 시대를 반영하는 것 등이다.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남도여관, 추억의 신촌역,
작곡가 홍난파의 집 등 많은 곳들이 선택되어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이든 쉽게 헐어버리는 우리의 습성도 문제지만
있어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책임도 크다.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먼 앞날을 위한
정신의 가치를 찾을 줄 아는 안목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2010-12-10 향기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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