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싱글 역대 두 번째 고득점 작성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치러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무려 20점차 이상으로 크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연아는 이날 기술점수(TES) 74.73점과 예술점수(PCS) 73.61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로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찍었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23·일본)가 기록한 205.45점이다.
- 김연아, 태극기 휘날리며..
- (런던<캐나다>=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17일(한국시각)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경기장을 돌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3.3.17 jjaeck9@yna.co.kr
역대 최고 기록도 김연아가 보유하고 있다. 바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이다.
그는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201.61점), 올해 1월 전국 종합선수권대회(210.77점)에 이어 세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6번째 200점대 기록을 달성하며 '여왕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뒤 2년 만에 복귀한 올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피겨 여왕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렸다.
- 또다시 해낸 피겨여왕 김연아
- (런던<캐나다>=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17일(한국시각)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 연기를 마치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3.3.17 jjaeck9@yna.co.kr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3장이나 얻게 됐다.
이는 한국 피겨 사상 처음이다. 한국 피겨는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올림픽부터 선수를 출전시킨 이래 세부 종목에서 세 명의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킨 적이 없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피겨를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세운 김연아가 다시 한번 신기원을 열어젖힌 것이다.
- 아사다 마오와 인사하는 김연아
- (런던<캐나다>=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17일(한국시각)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3위를 차지한 일본 아사다 마오와 인사하고 있다. 2013.3.17 jjaeck9@yna.co.kr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연기자로 은반에 올라선 김연아는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맞춰 애절하게 팔을 움직이며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와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을 완벽하게 뛰어올라 각각 1.90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챙긴 김연아는 이어진 스핀 연기에서도 레벨 4를 받으며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트리플 살코(기본점 4.20점)에서 GOE 1.40점을 받은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서도 레벨 4와 함께 1.40점의 GOE로 '가산점 행진'을 이어갔다.
- <그래픽> 김연아 역대 경기 성적
-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치러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크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jin34@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이어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04점)도 매끄럽게 처리해 GOE 0.79점을 더했다.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05점) 역시 마찬가지로 1.30점의 GOE를 획득했다.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 3을 받은 김연아는 이어진 코레오 시퀀스를 무난히 넘긴 뒤 더블 악셀(기본점 3.63점)을 깨끗하게 뛰어 1.14점의 GOE를 챙겼다.
김연아가 레벨 4의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마지막으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경기를 마치자 관중은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때서야 김연아도 긴장에서 벗어난 듯 편하고 환하게 웃었다.
(2013-03-17 런던,캐나다 온타리오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김연아/레미제라블 (여자 프리) 동영상
시상식 동영상
[세계피겨선수권]김연아, 'IOC 위원 꿈' 향한 계획 '착착'
'피겨여왕' 김연아(23)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8.34점을 획득, 지난 15일 쇼트프로그램(69.97점)과 합쳐 총 218.31점을 얻어 정상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어릴 적부터 목표로 삼아온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룬 김연아는 목적의식을 잃고 심리적으로 방황했다. 그는 "밴쿠버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허탈감과 공허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2010~2011시즌 ISU 그랑프리 시리즈를 쉰 김연아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래도 쉽게 현역 연장 여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김연아는 2011~2012시즌을 통째로 쉬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도왔다. 그러면서 새로운 꿈이 생겨났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꿈이다.
동시에 자신의 다른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김연아는 다시 빙판으로 돌아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은퇴 시점을 소치동계올림픽 직후로 잡은 것은 IOC 선수위원 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려면 한 국가에 2명 이상의 IOC 위원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건희(71), 문대성(37) 위원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문 위원은 2016년, 이 위원은 2022년에 임기가 끝난다.
김연아가 선수위원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IOC는 선수위원 후보 자격은 선출 당해년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와 직전 대회 출전선수로 제한하고 있다.
일단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까지 김연아는 계획을 착착 진행시켰다.
현역 연장을 결정한 후 강훈련에 돌입한 김연아는 새로운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와 '레미제라블'을 만들었고, 이번 대회 출전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NRW 트로피'에 나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최소 기술점수(TES)를 충족시켰다. 동시에 컨디션이 최고조였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못지 않은 실력도 과시했다.
김연아는 1월초에는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 후배들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그 대회에 한 장 걸려있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땄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3·일본)를 비롯해 그의 경쟁자로 꼽힌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 '여왕'임을 입증하며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 기대도 높였다.
19명으로 구성되는 IOC 선수분과위원 가운데 12명(하계 8, 동계 4)이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데 김연아는 직접 투표를 통한 선출에 도전할 전망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로 금메달을 딴 김연아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자 싱글 2연패에 성공한다면 직접 투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수 생명이 길지 않은 여자 피겨에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은 '위업'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실제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것은 1928년 생모리츠 대회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소냐 헤니(노르웨이)와 1984년 사라예보 대회와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금빛 연기를 펼친 독일의 피겨 스타 카타리나 비트 뿐이다.
'제2의 인생'을 열어젖히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김연아가 IOC 선수위원이라는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3-03-17 런던(캐나다)=뉴시스 김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