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영성 교육을위한 소중한 말씀들

기도의 힘

Smart Lee 2013. 11. 26. 06:04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류(능력)가 나갈 수 없느니라"(마가복음 9장 29절)

크리스천들에게는 남 다른 무기가 있다 기도라는 무기이다. 이 무기는 낡아지지도 않고 소모되지도 않는다. 쓰면 쓸수록 더욱 성능이 좋아진다. 그럼에도 크리스천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 좋은 무기를 소홀히 한다. 이 무기를 한켠에 버려둔 채로 사용하지를 않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친히 이르시기를 능력은 기도하는 믿음으로부터 온다고 이르셨다. 마가복음 9장에서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능력이 나타날 수 없다"이르셨다.

하루는 한 아버지가 병든 아들을 예수님께로 데려왔다. 그때 마침 예수님이 변화산으로 알려진 산에 가 계신 때였기에 제자들이 아이의 병을 고치려 하였다. 그러나 역부족으로 실패하였다. 때 마침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님께 아이의 아버지가 간청하였다.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마가복음 9장 22절)

아이 아버지의 이 요청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9장 23절)

그러시고는 아이를 병에서 낳게 해 주셨다. 그날 밤 제자들은 예수님께 솔직하게 여쭈었다.

"스승님께서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 하셨으나 우리가 믿고 그 아이의 병을 고치려 시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패하였습니다. 우리는 어찌하여 그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없었습니까?"

제자들의 절박한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 간결하게 정답을 일러 주셨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능력이 나타날 수 없느니라"

크리스천들의 능력은 기도생활로부터 온다. 기도가 뒤따르지 않는 믿음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믿음이다. 우리들 크리스천들이 신앙생활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기도가 뒷받침 되지 못한 탓이다. 기도의 힘을 길러 능력을 발휘하는 신앙생활이 되자!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2)

 

"이르시되 기도 외에는 이런 능력이 나갈 수 없느니라"(마가복음 9장 29절)

1974년과 75년 내가 정치범으로 옥살이를 하고 있었을 때이다. 군사재판에서 15년 형을 받고 수원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75년 해가 바뀌고 1월 6일에 청계천 빈민촌의 교인들 5명이 특별면회로 찾아 왔다. 교인들이 무슨 빽을 섰는지 3명 이상은 면회가 되지 않는데, 5명이나 와서 공식면회실이 아닌 교도관들의 사무실에서 면회하게 되었다. 헤어진 지 1년여 만에 나를 만난 교인들은 눈물을 지으며 말했다.

"전도사님 고생이 많으시지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내일부터 온 교인이 밤마다 교회당에 모여 전도사님 석방을 위하여 40일간 철야기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40일 철야기도가 끝날 때에 석방되게 허락하여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

"그기 무슨 소리입니까? 빈민촌 사람들이 겨울이면 일거리가 없어 먹고 살기가 힘든 때인데, 거기에다 40일간을 잠을 자지 않고 기도를 하면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나는 때가 되면 나가게 될 테니 철야기도하지 말고 잘 먹고 잘 자며 지내세요."

그렇게 만류하는 나에게 교인들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였다.

"전도사님 사도행전을 읽어보니 베드로가 옥중에 있었는데 교인들이 철야하며 기도하였더니 옥문이 열렸드라구요. 지금도 그런 역사가 있을 줄로 믿습니다. 우리 온 교인이 40일 작정하고 철야기도를 하면 하나님이 우리기도를 들으시고 옥문을 열어 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러나 나는 부담이 되어 거듭 만류하였다.

"아니에요.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지, 베드로는 배씨이고 나는 김씬데 사람이 다르잖소. 그렇게 무리하지들 마세요."

그러나 교인들은 다음 날부터 밤마다 교회당에 모여 철야기도를 드리며 ‘우리 전도사님 석방시켜 주시라’고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그렇게 밤마다 뜨겁게 기도드리는 중에 성령의 임재하심을 체험하고 방언은사를 받고 은혜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40일 되는 날이 2월 14일이었다. 15일 낮 정오에 느닷없이 석방명령이 떨어졌다. 짐을 챙겨 옥문을 나서니 교인들이 수원교도소 정문에 두 줄로 서서 옥문을 나서는 나를 "할렐루야!!" 소리를 지르며 박수로 나를 맞아 주었다.

교인들이 40일 철야기도가 끝난 그 다음 날에 석방이 된 것이다. 그제야 나는 합심기도의 힘을 실감하였다.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우리 앞을 가로막는 어떤 장애도 합심하여 기도할 때 허물어지게 된다. "기도의 힘"을 믿는 데서부터 능력 있는 성도의 삶이 시작된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3)

 

예수께서 모범기도의 본을 보여 주셨다. 누가복음 22장에서다. 예수께서 잡히시어 죽음을 당하시기 전,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신 후 감람산에 오르시어 기도를 드렸다. 그날 드린 기도가 기도 중의 기도요 모범기도이다. 그날 밤의 기도에서 우리는 힘 있는 기도의 세 가지 기준을 배울 수 있다.

첫째는 습관이 된 기도이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누가복음 22장 39절)

예수님의 기도는 습관이었다. 정한 시간 정한 장소에 가서 반드시 기도시간을 가지는 습관이 된 기도였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습관을 따라 신문을 뒤적이고 저녁이면 집에 들어와 습관을 따라 TV를 보곤 하지만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기도하셨다.

둘째는 무엇을 주시기를 요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를 듣는 기도이다. Speaking이 아니라 Listening이다.

"이르시되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누가복음 22장 42절)

우리는 기도드릴 때에 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달라고 요청하는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차원이 달랐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들려주시옵소서!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나이다”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래서 참된 기도, 힘 있는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기도 Speaking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의 삶을 통하여 이루시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듣겠나이다라는 기도, 즉 Listening이다.

셋째는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정도로 전심전력을 다하여 드리는 기도이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누가복음 22장 44절)

평소에 우리는 기도드릴 때에 너무나 산만한 상태에서 기도 드린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차원이 달랐다. 땀방울이 핏 방울처럼 쏟아질 정도로 정성을 기울인 기도였다. 그런 기도가 하늘에 닿는 기도요,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기도요, 힘 있는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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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의 힘(4)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그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그를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야고보서 5장 14, 15절)

나의 첫 목회는 청계천 빈민촌에서 시작되었다. 장로회 신학대학 2학년 학생으로 30세 되던 해였다. 처음엔 청계천에 그냥 전도하러 들어갔다. 빈민촌에서 한 집 한 집을 방문하며 전도지를 돌렸다. 그런데 한 가정에서 방문도 열려있고 문 앞에 신발도 있는데 "여보세요"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나는 아무도 없나하고 방안을 기웃거렸더니 열두서너 살 정도의 소년이 병들어 누워 있었다.

몸은 젓가락처럼 여위고 배는 올챙이배처럼 볼록한데 배꼽 아래 한 치나 되는 곳에 구멍이 뚫려있고 그곳으로 고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름이 흘러 방바닥으로 흐르는 곳에 구더기 20여 마리가 굼슬굼슬 기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끔찍하여 돌아서지를 못한 채로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렸다. 두 시간여를 기다렸더니 50세 안팎의 부인이 들어와 나를 보고는 "누구신지요"하고 물었다.

병든 아이의 어머니였다. 아이는 열세 살로 수년전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두 달 전부터는 배에서 고름이 나올 정도로 악화되었다는 어머니의 말이었다. 나는 그녀의 허락을 받아 다음 날 택시 한 대를 대절을 하여 아이를 싣고 사직공원 옆에 있는 시립아동병원으로 갔다. 검사 결과 척추결핵으로 진단이 나왔다. 결핵균이 이미 척추 3마디는 다 파먹고 두 마디는 절반이나 파먹고 있었다. 그리로 고름이 나오는 것이었다.

의사의 말로는 약 먹고 나을 단계는 지났고 대수술을 하여 상한 척추 다섯을 들어내고 인조척추를 넣어 장기간 치료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수술비가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의사에게 간청하여 두 달치 약을 받아와서는 그날부터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아이의 이름이 김학형이었다. 나는 학형이에게 일렀다.

"학형아 너도 의사 선생님 말하는 거 들었제. 약 먹고는 나을 희망이 없다는 구나 그래도 왜 약을 먹느냐? 약 먹는 시간이 기도하는 시간이란다. 약 먹을 때마다 기도드리면 예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고쳐 주실 거다"

나는 학형이에게 기도문을 적어 주며 식사를 하면 꼭 약을 먹고 약 먹을 때마다 기도드리라고 일러 주었다. 나는 신학교 동기생들에게도 학형이 이름을 알려 주며 날마다 중보기도를 부탁하였다. 학형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 숫자가 날로 늘어났다. 학형이는 20일 후에 고름 나오기가 멈추더니 두 달 후에 일어나 앉게 되고 다시 두 달 뒤에는 골목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루는 학형이 모자와 함께 시립아동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하였더니 의사 선생께서 "이 아이는 완치되었습니다."고 말했다. 학형이가 그렇게 완치되자 청계천 주민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내가 골목을 지나가면 마을 노인들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양반 아무게네 집 아들 꼽추병 고친 양반이야. 저 양반께 이 동네에 예배당 세워 달라 하세, 이런 동네에 예배당 서면 손자 놈들 교육에 좋지 않겠는가?”

바로 42년 전 청계천빈민선교가 시작된 계기이다. 기도로 죽어가던 한 아이가 회복되었고 그로 인하여 42년에 걸친 나의 선교사역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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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의 힘(5)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예레미야 33장 3절)

1974년 내가 옥중에 있을 때다. 그 시대에는 민주화의 새벽이 다가오기 전이었다. 유신체제 아래 민주주의가 사그라지고 있었다. 당시에 중앙정보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이었다.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필요 이상으로 박해를 가하던 시대였다. 나는 조사과정에서 왼편 옆구리를 다쳤다. 숨을 들이킬 때면 갈비뼈를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팠고, 숨을 내쉴 때면 관절마다 통증이 오곤 하였다. 누워도 아프고 앉아있어도 아팠다. 옆구리를 움켜 쥔 채로 머리를 벽에 기대고 있으면 그나마 조금 나았다. 체중이 37Kg까지 내려가고 눈이 흐릿하게 되어 잘 보이지 않았다. 또한 자고 나서 기침을 하면 목에서 핏덩이가 나오곤 하였다. 내 몸이 그렇게 되니 동료들이 모두들 염려하였다. 나의 죄수 번호가 73번이었다.

"73번이 이대로 가다가는 뒷문 출소하게 되겠는데"

교도소에서 살아나올 때는 앞문으로 나오게 되지만, 죽으면 뒷문으로 시체가 나가게 된다. 그래서 죄수들이 사용하는 말에 "뒷문 출소"는 죽어 나가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 처지에서 나는 이마를 벽에 기댄 채로 간절히 기도 드렸다.

"하나님 저가 나라 위해 한 일이긴 합니다만, 이 정도 일하고 죽어서야 되겠습니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까? 저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한 번 더 기회를 주시옵소서! 건강이 회복되어 교회와 겨레를 위하여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옵소서"

그렇게 기도하며 성경을 펼치고는 욥기서를 읽었다. 욥기는 "의인이 왜 고난을 당하느냐?"를 주제로 삼고 있다. 욥기서를 천천히 읽어내려 가는 중에 23장 10절을 읽을 때에 내 영혼에 비쳐드는 확신이 있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이 말씀을 읽으며 지금 옥중에서 당하는 시련이 죽을병이 아니라, 나를 장래에 사용하시려고 훈련시키시는 훈련과정이로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훈련을 통하여 정금 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길러내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확신이다. 이런 확신이 임한 후에는 통증이 심하면 무릎 꿇고 기도 드렸다.

“이 훈련을 잘 견디겠습니다. 이런 훈련을 통하여 나를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런 기도를 꾸준히 드리는 중에 어느 날부턴가 통증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강이 임하였다. 그런 평강 중에 건강이 날로 좋아지더니 몇 달 후에는 교도소에 들어올 때보다 더 튼튼한 몸이 될 수 있었다. 옥중생활에서 내가 체험한 "기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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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의 힘(6)

 

"구하라 주실 것이요 찾으라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라"(누가복음11장 9절)

74년 2월 23일이었다. 서울구치소 정치범을 가두는 방은 너무나 좁고 추웠다. 햇볕이 들지 않는 응달 방에다가 겨우 0.7평의 방이었다. 2월 23일에는 2월 달 늦추위가 와서 추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추위가 너무 심하여지니 다리뼈를 비트는 듯이 통증이 왔다. 나는 추위를 이겨보려고 방에서 뜀박질도하고,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드리면서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그러던 중 마침내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성경을 펼치고 성경에서 ‘불’자를 찾아나가며 시간을 보내고 추위를 이겨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성경에서 ‘불’자를 찾아나가던 중에 맨 처음 찾은 ‘불’자는 출애굽기 3장에서였다. 모세는 호랩산 기슭에서 40년 처가살이를 하며 양떼를 치던 때에 떨기나무에 붙은 불을 보았다. 그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는 모습을 이상히 여겨 가까이 다가갔더니 하나님의 음성을 들렸다. "모세야, 너 선 땅은 거룩한 땅이니 너 발에 신은 신을 벗어라" 모세가 민족의 해방자로 부름을 받은 장면이다. 이 말씀에서 시작하여 구약성경 전체에서 샅샅이 ‘불’자를 찾아나가다가, 신약에 들어와 처음 나온 ‘불’자는 마태복음 3장에서였다.

"나는 너희로 회개케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그는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리라"(마태복음 3장 11절)

세례요한이 예수님을 소개한 부분이다. 자신은 물로 세례를 주지만 예수께서는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신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을 읽고서 간절히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러 오신 예수님. 저가 지금 너무 추워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니 불로 세례를 주시옵소서"하고 기도 드렸다. 그 다음에 나오는 ‘불’자를 읽고 나는 놀랐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옛날에도 있었던가 생각할 정도로 놀랐다.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더 원하리요"(누가복음 12장 49절)

예수님께서는 땅에 불을 던지러 오셨다는 것이다. 이에 나는 두 무릎을 꿇고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 드렸다.

"이 땅에 불 던지러 오신 예수님 지금 저에게 불을 던져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드리며 그 다음 ‘불’자를 읽는 동안에 내 몸에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저희가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하늘로부터...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여 있더니 저희가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사도행전 2장 1~4절)

이 말씀을 읽을 때에 추위가 물러나고 온 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온 방이 마치 온돌방처럼 따뜻하여 지는 것이었다. 그날의 감격과 기쁨을 내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날이 가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새로워지는 감격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7)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장 5절)

1976년 어느 날 서울시장으로부터 통고장이 배달되어 왔다. 도시계획에 의하여 청계천 판자촌 전체를 철거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판자촌 각 가정에 15만원씩이 지급되는 것이 보상의 전부였다. 판자촌 주민들은 교회당에 모여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였다. 철거 이후에 어떻게 살 길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거듭된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이 농촌으로 집단 귀농하여, 농사짓고 세금도 내고 자식들도 제대로 가르치며 살자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식구가 집단으로 내려가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었다. 그날부터 교인들은 밤마다 교회당에 모여 합심기도를 시작하였다.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함께 농사지으며 살 수 있는 농토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기도하며 토론한 끝에 휴전선 쪽에 노는 땅이 많다는 의견이 나와 주민들이 연명으로 하여 서울시장 앞으로 청원서를 보냈다. 청원서를 보낸 지 3일 만에 까만 지프차가 와서 나를 남산에 있는 중안정보부 지하실로 데려갔다. 영문을 모르고 실려온 내 앞에 청원서 사본을 내놓고는 물었다.

"김진홍! 철거당하는 빈민들을 데리고 휴전선 안에 비무장지대로 가려는 의도가 무엇이요? 그곳에 살다가 여차하면 집단으로 월북하려는 거 아니요?"

상상도 못한 질문을 받고 나는 한동안 말문이 막혀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다 대답했다.

“당신 참 머리 좋수다. 어찌 그런 비상한 생각을 하시요. 그런 의심이 든다면 우리 철거민들은 농사짓고 살 농토만 있으면 되니, 북한 땅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도나 남해안 바닷가나 어디든지 농사지을 땅만 주시요.”

이렇게 밀고 당기고 하던 끝에 경기도 화성군에 위치한 남양만 간척지로 집단 귀농할 수 있게 되었다. 남양만 간척지에는 960만평의 넓은 땅이 농토로 조성되고 있었다. 우리는 남양만 소금 땅이 우리들의 기도의 응답이라 여기고 남부여대 바리바리 짐을 트럭에 싣고 집단으로 귀농하였다. 1978년 봄부터 농사를 짓는다는 꿈을 안고 남양만으로 갔다. 허허벌판에 대형천막을 세워 합숙하면서 맨 먼저 예배처를 짓고 이어서 화장실을 세웠다. 그리고 난 후 살 집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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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의 힘(8)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예레미야 33장 3절)

청계천 판자촌이 철거되자 우리 철거민들은 남양만 간척지로 집단귀농하게 되었다. 간척지 입주에 성공한 우리들은 소금 땅에 모내기를 할 준비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모내기를 앞둔 때에 농수산부 장관 명의로 우리들에게 문서가 배달되었다. "간척지 안에 염분이 너무 높아 영농이 불가능하니 금년에 파종하지 말라. 파종하여 영농에 실패를 하더라도 정부로써는 책임 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입주민들이 교회당에 모여 긴급회의를 열었다. ‘정부에서 이러이러한 내용의 문서가 왔으니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모두들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여 대책을 세우자’는 나의 말에 주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한 분이 일어서서 발언하였다.

"목사님! 있는 재산 다 털어 이곳으로 입주하여 왔는데 금년에 농사짓지 않으면 일 년간 무얼 먹고 삽니까? 모두들 떼거지가 될 터인데 목사님이 거지왕초하실 겁니까?"

이렇게 발언이 시작되어 설왕설래 3시간이 넘도록 회의가 이어졌다. 토론의 막바지에 한 주민이 발언하였다.

"여러분,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것이지 농수산부 장관이 짓는 것입니까? 대한민국 농사는 정부가 하라는 데에 거꾸로만 하면 성공하는 농사이니 하늘을 믿고 지읍시다"

이에 참석자들이 옳소! 옳소! 하며 호응하여 파종하기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막상 모내기가 시작되니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 논바닥의 소금끼에 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 죽었다. 한두 번 실패할 것은 각오하였던 터라 다시 심었다. 그러기를 세 번하고 나니 마을에 웃음이 사라졌다. 유일한 해결책은 비가 와서 논의 소금끼를 씻어 내려가 주는 것이다.

그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햇볕이 내려 쪼이니 논바닥의 소금끼가 끓어올라 심은 모들이 발갛게 타 들어갔다. 우리는 사방에서 모를 모아 4번째 심었다. 이번에 살아나지 않으면 모두가 떼거지가 되는 판이었다. 모내기를 마친 후 온 마을 사람들이 집이 들어가지를 않고 논둑에서 기도 드렸다.

“하늘님 비를 내려 주세요. 비가 내려 소금끼가 씻어 내려가게 해 주세요. 구름이 햇볕을 막아 모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별만 총총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죽기 아니면 살기다"는 심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부르짖고 부르짖었다. 그런데 밤이 깊어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새벽녘엔 소나기로 바뀌어 갔다. 그때의 감격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비 온다"는 고함소리와 함께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로 휩싸였다.

그렇게 내리기 시작한 비가 일주간 계속 내렸다. 그간에 벼가 뿌리를 내리고 씽씽하게 자라게 되더니 풍년이 들었다. 그해 10월 셋째 주일에 온 마을 사람들이 교회당에 모여 햅쌀로 밥을 짓고 떡을 빚고, 바다에서 건진 망둥어, 숭어로 매운탕을 끓여 놓고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다. 그 자리에는 믿는 사람, 믿지 않는 사람 구분이 없었다. 예배 후에 눈물을 글썽이며 숟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이 밥이 웬 밥인가
우리가 지은 밥이 아니다.
하늘이 지어준 밥이다.
실컷 먹자.
먹다 죽은 귀신은 혈색도 좋다더라”

나는 지금까지 그 해 농사는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셔서 허락하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기도는 기적을 일으킨다. 기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켜 준다. “기도의 힘”을 믿는 신앙이 살아 있는 신앙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9)

 

다니엘은 10대에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가 당대에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불세출의 인물이다. 그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이다.

1) 절제된 생활
2) 높은 도덕성
3) 끊임없는 기도생활

그의 절제를 보여 주는 말씀이 다니엘서 1장에 나온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진미와 그의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않기를 환관장에게 구하니”(다니엘서 1장 8절)

다니엘은 바벨론 왕궁에서 시종으로 있으면서 자신을 지키려고 세 가지 결심을 하였다.
첫째는 왕궁의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고 채식하는 절제된 식사이다.
둘째는 세계 곳곳에서 바벨론 왕궁으로 모여드는 술을 탐하지 않는 금주이다.
셋째는 조국 이스라엘 하늘을 향하여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기도생활이다.

이런 다니엘을 하나님께서 지켜 주셔서 남다른 학문과 재주를 허락하시고 비전과 꿈이 있는 청년으로 자라게 하셨다.

다니엘의 높은 도덕성을 보여 주는 말씀이 다니엘서 6장에 나온다.

"총리들과 방백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소할 틈을 얻고자 하였으나 능히 아무 틈, 아무 허물을 얻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다니엘서 6장 4절)

다니엘을 시기한 정적들이 그를 쓰러뜨리기 위하여 다니엘의 약점과 허물을 찾았으나 아무것도 찾지 못하였다. 평생을 깨끗하게 살았던 결과이다.

끝으로 다니엘의 성공적인 삶의 원동력은 부단한 기도생활에 있었다. 그는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금식하며 기도하였다. 다니엘이 조국의 회복을 위하여 금식하며 기도할 때에 그 응답으로 이스라엘의 역사가 회복되었다. 의인의 기도는 무너진 역사를 회복하는 힘이 있다. 이를 다니엘이 보여 주었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0)

 

남양만 간척지에서 첫 해부터 벼농사에 성공하게 된 우리는 10월 말에 햅쌀로 떡을 빚고 밥을 지어 잔치를 벌이고, 온 마을이 모여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한 해 두 해를 지나면서 벼농사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벼농사만으로는 먹고 살기에 빠듯할 뿐 경제적인 여유를 누릴 수 없고 문화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에 주민들의 소득을 높여 주기 위하여 교회가 앞장서서 여러 가지 부업을 시작하였다. 새마을 공장을 세우고 양돈단지, 비육소단지, 젖소단지를 조성하여 잘살기 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하였다. 새마을 공장도 양돈단지도 처음엔 잘 진행되어 나가는 듯하였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신학을 하였으니 경영을 알 턱이 없었다. 판자촌에서 함께 내려간 동료들 역시 경영이라면 백치나 다름없었다.

부업단지 규모가 커져 가면서 겉으로는 흑자가 나는듯 하였으나 실상은 적자가 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빚이 쌓이자 대표인 나에게 책임이 돌아왔다. 빚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예배시간에 교인들보다 빚 받으러 온 빚쟁이들이 더 많은 지경에 이르렀다. 빚진 죄인이란 말이 있듯이 빚을 지고 나면 인권도 없어지고 인격도 없어진다. 채권자들의 독촉에 시달리는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견디다 못한 나는 달 밝은 밤에 남양만 바다를 막은 둑 위로 올라가 신발을 벗었다가 신었다를 되풀이 하였다. 신발을 벗을 때는 차라리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끝을 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바다 쪽으로 가다가는 정신이 들었다.

‘내가 농민들을 도우려다 빚을 졌기로서니 자살하여서는 하나님 앞에 설 수 없지’하는 생각으로 되돌아서게 되었다. 그러나 신발을 신고 둑을 내려오면 다시 갈등이 일어났다. ‘날이 새면 또 빚쟁이들이 까마귀 떼처럼 몰려들어 행패를 부릴 텐데’하는 생각에 다시 신을 벗는 것이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떠오른 생각이 "죽어도 물에 빠져 죽지 말고 기도하다 죽자"는 생각이었다.

그 길로 기도실로 들어갔다. 음식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물도 마시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드리자!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시면 살아나올 것이고 응답이 없으시면 그 자리에서 죽자고 다짐하며 기도실로 들어가 벽을 마주한 채로 울면서 기도 하였다.

"하나님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내가 서른 살에 빈민촌으로 들어가 지난 십년 세월에 잘하지는 못하였다 할지라도 열심히 한 것을 하나님이 아십니다. 농민들을 돕는다고 시작한 일이 농민들을 빚지게 하고, 원망 듣고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으니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합니다. 하나님께서 내 처지를 살피시어 길을 열어 주시지 않으시면 난 이 자리에서 죽겠습니다."

울다, 기도하다, 졸다가를 계속한지 닷새 만에 사건이 일어났다. 로마서 8장 12절, 13절 말씀을 접하게 되었다. 이 말씀이 내게 살길을 열어 주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너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너희가 육신으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육신을 죽이면 살리라"

이 말씀에서 내가 빚지고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경제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문제의 본질이 경제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문제이기에 해결 역시 경제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해결하여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잘못 살고 잘못 목회한 지난날을 회개하며 하나님 앞에 눈물로 엎드렸다. 이어서 마음에 평안이 임하였다. 하나님께서 내 회개를 인정하여 주시고, 내 기도를 접수하신다는 확신이 임하였다.

그렇게 하나님께 인정받고 난 다음 날부터 기적이 일어났다. 교회가 다시 활력을 되찾게 되고 차근차근 빚을 모두 갚게 되고 좋은 세월을 맞게 되었다. 기도는 힘이다. 절망에서 희망을 주는 힘이요 실패를 성공으로 역전 시키는 힘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1)

 

농촌에서 목회하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점이 있었다. 공동체의 필요성이다. 한국의 농가는 어쩔 수 없이 소농을 이루고 산다. 세대당 3천 평 혹은 많아야 4~5천 평의 토지를 소유하여 농사짓는다. 그런데 농가마다 경운기를 사야하고 모이양기, 수확기 등을 가정마다 따로 구입 하여야 한다. 나는 생각하기를 한 마음으로 공동체를 이루어 노동력도, 농기구도, 아이디어도 그리고 농사자금까지도 공동체로 사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절약이 되고 편리할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공동체 마을을 세워 함께 소유하고 함께 농사짓고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 끝에 두레마을이란 이름으로 공동체 마을을 세우기로 마음을 굳히고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공동체 마을이 세워질 땅이 필요하였다. 남양만 지역에 마침 봉화산 이란 이름의 야트막한 야산이 있어 공동체 마을을 이루기에 적합한 땅이라 여겨졌다. 나는 그 땅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기 전에 산으로 올라가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하나님 이 땅을 공동체 마을을 세울 땅으로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 땅에 두레마을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그렇게 기도드리기를 7년을 계속하였다. 7년째 들어 어느 날 봉화산 주인이 나를 찾아와 말했다.

"목사님 봉화산을 목사님이 맡아 주십시요. 집안에 갑자기 급한 돈이 필요하여 봉화산을 팔려고 복덕방에 내 놓았더니 서울 복부인들과 투기꾼들만 찾아오고 정작 그 땅을 요긴하게 사용할 사람이 오지 않는군요. 목사님이 이 땅을 맡으시면 요긴하게 쓰실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찾아왔습니다. 제가 값도 낮추어 드리고 우선 급한 돈만 마련해 주시면 좋은 조건으로 넘겨 드리겠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7년간 기도드린 응답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싼 값을 의논한즉 4천만 원에 합의 되었다. 교인들과 의논하여 일차 헌금을 하였더니 4백만 원이 헌금되어 계약금으로 드렸다. 나머지 3천6백만 원은 두 달 뒤에 드리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날부터 온 교회가 3천6백만 원을 위하여 기도하기 시작하며 나는 그 돈을 융통하려 백방으로 노력하였다. 그러나 만기일을 이틀을 앞둔 날까지 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온 재미교포 한 분이 찾아왔다. 40대 초반의 훤칠한 신사였다. 자신은 필라델피아에 사는 박00 집사라고 소개하고서는 목사님이 쓰신 책 ‘새벽을 깨우리로다’를 읽고 감명을 받아 헌금을 좀 하려고 왔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헌금봉투를 주었다. 그 자리에서 열어보았더니 수표였다. 수표에 적힌 금액이 3천6백만 원이었다. 나는 잠시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 그에게 물었다.

"박 집사님 우리 교회가 3천6백만 원이 필요하여 두 달 동안 기도한 것을 아셨습니까?"
그가 답하기를 “아닙니다. 제가 미국에 살면서 어찌 그런 소식을 알겠습니까. 제가 지금 헌금할 수 있는 돈이 이 금액이어서 드리는 것입니다”하였다.

그 땅에 처음 두레마을 공동체가 세워졌다. 지금도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에 박집사를 통하여 응답하신 것이라 확신한다. 그래서 기도는 힘이다. 기도는 희망을 현실로 이루어 주는 힘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2)

 

기도는 하늘보좌를 움직이는 힘이다. 기도는 하늘의 뜻을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통로이다. 크리스천들에게는 기도가 응답 받는 약속이 있기에 힘이 있다. 기도는 평범한 사람, 범인(凡人)을 위대한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하나님은 유능한 사람을 찾으시지 않는다. 기도의 사람을 찾으신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엘리야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엘리야가 우리들처럼 보통사람이었으나 기도로 위대한 사역을 일으킨 사실에 대하여 야고보서에서 다음같이 일러준다.

"엘리야는 우리와 같은 본성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비가 내리지 않게 해 주십사고 열심히 기도하니 삼년 반 동안 땅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내려 땅이 열매를 냈습니다."(야고보서 5장 17절)

나는 신학교 학생이었던 30세에 개척목회를 시작하여 42년째 목회하고 있다. 지난 42년을 돌아 보건데 여러 번 고비를 넘기며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나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혀, 목회를 중단하여야 할 지경에 이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금식하며 기도하였다. "하나님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시면 나는 이 자리에서 죽습니다"하는 심정으로 기도하였다. 글자 그대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기도 드렸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고 길을 열어 주셨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2년 전 구리두레교회에서 70세 정년 나이로 은퇴한 후 이곳 동두천 산속으로 들어와 다시 개척자로 시작하였다. 구리두레교회에서 은퇴금으로 12억을 밀어주었다. 은퇴금으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 돈 전부를 이곳에 투입하여 6만평의 땅을 구입하여 수도원 건물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고, 인터넷중독 청소년들을 치유하는 학교인 숲속창의력학교를 시작하였다.

새로 개척하는 일이라 사람도 부족하고 재정도 턱없이 부족하다. 노-하우도 부족하고 시설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열심히 일한다. 하나님이 내가 하는 일을 기뻐하신다는 확신이 있고,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어머니는 기도하시는 어머니였다. 나는 밤마다 자식들을 위하여 눈물로 기도드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잠들었고 아침마다 어머니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나곤 하였다.

"기도하는 어머니의 아들들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내가 이만큼이나마 사람구실하며 사는 것은 어머니의 기도가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내가 남양만 간척지에서 경영에 실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 어머니께서 고생하는 아들의 모습이 안타가워 금식기도를 하셨다. 금식하신지 닷새가 되던 날 아침에 어머니께서 새벽기도를 마치시고 나를 불러 이르셨다.

"아들아 낙심치 말고 일해라. 하나님이 김목사가 하는 일을 기뻐하신다. 내가 오늘 새벽 너를 위해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김목사가 지금은 어려우나 42살이 지나면 괜찮느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 것을 영음(靈音)이라 한다. 어머니께서 실수가 많은 아들 목사를 위해 금식하시며 기도드리는 중에 영음을 들으셨다는 것이다. 그 후로 내가 42살이 되면서 모든 일이 순탄히 풀려나갔다. 지금 어머니는 천국에 계시지만 그곳에서도 이 못난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심을 나는 믿는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3)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저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야고보서 5장 14, 15절)

20여 년 전 하와이에 갔을 때이다. 교민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인도하는 첫날 밤 집회가 끝나고 숙소로 들어가려는 즈음에 한 부인이 찾아와서는 조급한 음성으로 자기 딸을 도와 달라 하였다. 사연을 물은즉 22살 된 딸이 귀신이 걸려 어떻게 손 써 볼 수 없는 심각한 상태라 하였다. 나는 영적으로 그리 깊지를 못하여 귀신이란 말을 들으면 먼저 겁나는 사람이어서 부인의 요청이 몹시 부담스러웠다.

자리를 피하려는 마음으로 "부인 오늘은 한국에서 도착하여 곧 바로 집회를 인도하여 피곤하니 다음에 이야기 합시다."하고는 숙소로 들어갔다. 그러나 부인은 집회가 있는 시간마다 찾아와 딸을 도와달라고 호소하였다. 부인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 나는 마지막 날 집을 방문하여 딸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약속한 시간에 부인의 집으로 찾아갔더니 부인이 낭패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목사님 참 이상하지요? 딸에게 목사님이 오신다는 말을 안했는데도 한 시간쯤 전부터 '오늘 우리 집에 누가 오는 것이지?'하고 거듭 묻더니 얼마 전에 집을 나가버렸어요"

나는 그냥 물러서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 부인에게 말했다.

“부인 호놀룰루 바닥이 넓지 않은데 어느 곳에 있는지 수소문해 보시지요. 내가 따님을 꼭 만나 대화하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그냥 가기에는 너무 아쉽네요.”

내 말에 용기를 얻은 부인은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하더니 와이키키 해변 가게 옆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는 부인과 함께 딸이 있는 곳으로 갔더니 가게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곁으로 다가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나와 대화를 잠시 나눌까요?"하였더니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이기에 말했다.

"아가씨, 사람들은 아가씨가 귀신들렸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가씨가 귀신 들린 것인지 마음에 병이 걸린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나는 모르지만 내가 믿는 예수님은 잘 아실 테니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려도 될까요? 예수님께서는 아가씨를 도우실 수 있으니 아가씨가 귀신 걸렸으면 귀신을 쫒아내 주실 것이고, 아가씨가 마음에 병이 걸린 것이면 병에서 낳게 해 주실 거예요"

내 말하는 동안에 고개를 숙이며 듣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표시를 하기에 나는 아가씨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드렸다.

“예수님 저는 이 아가씨가 귀신 걸린 것인지, 아니면 정신병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잘 아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아가씨를 도와주십시오. 이 아가씨가 귀신 들린 것이면 귀신을 물리쳐 주시고 정신병이면 병에서 회복되게 하여 주십시오”

정성을 쏟아 그렇게 기도드리는 중에 아가씨가 떨기 시작하더니 방언기도를 거침없이 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도하면서도 생각하기를 “이상한 일이다. 기도하는 나는 방언기도를 못하는데 기도 받는 사람이 어찌 방언기도를 할까”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기도를 멈추지를 않고 계속하여 마쳤다. 기도가 끝난 후에 아가씨는 흐느껴 울기 시작하기에 울음이 끝나도록 그냥 두었다. 울음을 멈춘 후에 집으로가 4시간이 지나도록 잠을 자고 나서 온전한 상태로 회복되었다.

그해 성탄절에 모녀의 이름으로 2백 달러와 함께 두레마을로 보내며 불쌍한 사람을 위해 써 달라는 글을 보내왔다. 그 후로 해마다 성탄절이면 감사편지와 감사헌금을 보내오곤 하였다. 지금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낳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기도의 힘은 병든 자도 낳게 한다. 이 말은 크리스천들에게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드려질것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4)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누가복음 5장 16절)

성경전서 66권 중에 모두가 유대인이 쓴 글이지만 오직 누가복음만이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썼다. 시리아인인 누가가 썼다. 누가는 직업이 의사였다. 예나 지금이나 의사는 지식인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누가복음은 다른 책들보다 품위 있고 조리 있게 써진 내용이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을 세 가지 관점에서 기록한다.

첫째는 잃어버린 자를 찾아오신 예수님이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누가복음 19장 10절)

둘째는 병든 자를 고치시고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오신 예수님이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누가복음 4장 18, 19절)

셋째는 기도하시는 예수의 모습을 거듭거듭 강조하신다.

누가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의 능력은 기도하는 생활에서 비롯된다. 3장 21절에서는 예수께서 세례 받으실 때에 기도하시니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재 하셨다. 4장 1절에서는 예수께서 광야에서 40일 금식 기도하시었다. 5장에서는 예수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러 무리들이 모여들 때에 예수님은 오히려 조용한 곳으로 피하시어 기도하셨다.

"예수의 소문이 퍼지매 허다한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나음을 얻고자 하여 모여 오되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누가복음 5장 15절, 16절)

우리들의 신앙생활에서 꼭 본 받아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남들로부터 인정받게 되고 박수 받게 되면 그 인기에 영합하여 높아지려 하고 교만하게 된다. 그러다 실수를 하게 되고 시험에 들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은 반대였다.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 무리들이 구름떼 같이 모여 들 때에 오히려 물러나시어 조용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에 임한 능력은 이런 삶의 방식에서 비롯된다. 어떤 인기, 어떤 유혹, 어떤 박해에도 흔들림 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조용한 곳, 조용한 시간을 내시어 기도 하셨다. 예수님의 능력은 그런 기도의 힘에서 나왔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능력이 나갈 수 없느니라"(마가복음 9장 29절)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5)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마태복음 18장 19절)

남양만에 세워진 두레마을 공동체에는 방황하는 청소년들, 병든 청소년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나이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를 못하고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무려 십만을 넘어선다니, 이는 그들 개인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가정의 문제요 나아가 나라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두레마을은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기로 계획하고 기도를 시작하면서 교육부를 찾아갔다. 실무자를 만나 이런 길거리를 헤매는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노라 하니 "목사님 이는 불법입니다"는 대답이었다. 화가 난 나는 그에게 "그럼 법을 고치든지 만들든지 하시요"하고는 나왔다. 그때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런지 10여년 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교육부를 다시 찾아가 학교를 세우고 싶다 하였더니 교육부 장관이 직접 나와 대환영을 해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법인을 만들어 공식적으로 학교를 설립하여야 하는데 법인 설립에 2,30억은 있어야 한다 했다. 나는 실무자에게 우리가 뜻은 있지만 그렇게 수십억 재정이 있는 것은 아니니 설립기금을 깍아달라 하여 5억으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두레마을에 5억이 있을 리 없었다. 그날부터 두레마을 가족들이 합심하여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아침저녁으로 모일 때마다 기도제목이 "하나님 5억입니다. 지난 10년간 기도하여 온 것 아시지요" 하며 기도 드렸다. 그러기를 한 달여 만에 서울에서 한 모녀가 두레마을에 찾아왔다. 따님이 어머니를 가리키며 "어머니는 서울 00교회 권사님인데 평생토록 푼푼이 모은 돈을 죽기 전에 김진홍 목사를 찾아가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부탁하고 맡기겠노라"하며 모시고 왔노라 하였다.

그러면서 통장과 도장을 함께 건네주었다. 통장을 열어보니 정확하게 5억이 입금되어 있었다. 그래서 시작된 대안학교가 "두레자연중고등학교"이다. 지금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받아들여 교육하는 대안학교(代案學校)로는 모범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합심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래서 합심기도가 있는 교회는 힘 있는 교회요, 합심기도가 있는 가정은 세상을 이길 힘이 있는 가정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6)

 

"하나님은 모든 곳에 계실 수 없기에 어머니가 있게 하였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머니의 기도가 있는 자식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중보기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의 어머니는 5년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 어머니께서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남긴 말이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평생을 고생만 하신 어머니께서 남기신 마지막 말이 감사였다는 것은 어머니의 삶이 어떠하였는지를 말해 준다. 어머니는 평생토록 기도하시는 어머니였다.

일본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산은 고작 재봉틀 한 대였다. 그 재봉틀로 삯바느질 하시며 우리 4남매를 대학까지 나오게 하셨다. 나는 철들기 전부터 어머니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기도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곤 하였다.

내가 남양만에서 농민목회를 하던 때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그때 농가들의 소득을 높이고자 교회가 앞장서서 양돈단지, 젖소단지 같은 부업단지를 만들었다. 그러다 경영의 미숙으로 실패하여 큰 빚을 지게 되었다. 빚에 쪼들리게 되자 당연히 대표인 내가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아들 목사의 모습을 보신 어머니는 1월 달 추운계절에 금식기도를 시작하셨다. 나는 그러시는 어머니가 염려되어 "어머니 이런 엄동설한에 금식하시면 몸 상합니다. 건강을 위해 금식기도를 멈추세요"하고 간곡히 권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 늙은 어미가 아들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외에 더 있느냐"하시며 금식기도를 계속하였다. 그러시기를 5일째에 이르러 새벽기도를 마친 후 어머니께서 나를 부르시고는 이르시기를 "김 목사야 내가 오늘 금식을 마치기로 하였다" 하시기에 "무사히 마치셔서 감사합니다"고 하였더니 어머니께서 이르셨다.

"내가 오늘 금식을 마치게 된 것은 새벽기도 시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궁금해진 나는 어머니 어떤 음성을 들으셨는데요? 하고 물었더니 대답하셨다.

"아들 목사가 지금은 어려우나 42살이 지나면 괜찮느니라"는 음성을 들으셨노라 하였다.

나는 어머니의 말에 긴가민가 의심이 들었으나 시간이 지나 42세가 지나고 43세가 되는 1월부터 모든 어려움이 순탄하게 풀리고 좋은 일들이 거듭 이어졌다. 그제야 '그때 어머니께서 아들을 위해 목숨 걸고 기도하시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것이 괜한 말이 아니었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7)

 

한국은 특이한 나라이다. 기도로 시작된 나라, 성도들의 기도 위에 세워진 나라이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이 된 감격도 잠시였다. 나라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우익과 좌익 간의 이데올로기 다툼이 치열하여 나라 장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런 때에 1945년 12월 27일 모스코바에서 열린 삼상회의( 三 相 會 議 )에서 조선을 신탁통치( 信 託 統 治 )하기로 결정하였다. 조선 사람들이 아직 독립국을 이루어나갈 자격이 안 되니 외세가 조선을 맡아 통치하겠다는 결의였다. 삼상회의는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 미국 대통령 삼인이 모여 세계정세를 논의한 회의였다.

신탁통치결의가 발표되자 좌익은 소련의 지시를 따라 신탁통치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이승만, 김구, 김준연, 안재홍 선생 등의 민족지도자들이 앞장서고 모든 애국세력이 뜻을 하나로 하여 신탁통치 반대운동을 펼쳤다. 그때 한국교회는 전국의 모든 교회가 뜻을 하나로 하여 3일 금식기도를 선포하였다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진 모든 교회가 함께 3일간의 금식기도에 참여하였다. 그 열매로 신탁통치는 취소되고 우선 남한에서나마 자유민주주의를 체제로 하는 대한민국이 건국될 수 있었다.

건국과정에서 맨 처음 열린 국회를 제헌의회라 한다. 1948년 5월 31일에 제헌의회가 열리고 임시의장으로 이승만 박사가 뽑혔다. 장로이신 이승만 의장이 단상에 올라가 발언한 첫 발언은 기도하자는 발언이었다.

"동지 여러분 신생독립국가 대한민국을 허락하신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이원영 목사께서 단상에 올라와 감사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이원영 의원은 종로구에서 당선된 의원이면서 감리교 목사였다. 이에 이원영 목사가 단상으로 올라가 기도를 드릴 때에 의원 전원이 자발적으로 기립하여 기도에 동참하였다. 첫 국회였던지라 그중에는 유학자도 있고 불제자도 있고 사회주의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아무런 의의 없이 기도에 동참하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국회의사당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국회회의록 첫 부분에 그 기도 전문이 기록되어 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대한민국이 기독교 국가가 아님에도 이 나라의 첫 국회가 기도로 시작된 것이다. 나는 국회도서관에 가서 그 기도문을 옮겨 적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윤영 목사의 기도내용이 구구절절이 나라사랑과 동포사랑이 배어 있기에 눈물이 흐른 것이다.

이 나라가 지난 역사에 온갖 시련을 거치면서도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기도가 밑거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8)

                             

"다니엘이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고 ...내가 기도하며 내 죄를 자복하고 여호와 앞에 간구할 때... 곧 내가 기도할 때에 가브리엘이 빨리 날아와서 내게 이르시되... 네가 기도할 즈음에 명령이 내게 내렸으므로 이제 네게 알리려 왔느니라."(다니엘서 9장에서)

미국 남북전쟁이 시작된 이래 북군은 로버트 리 장군이 이끄는 남군에게 연전연패하여 심히 어려운 처지에 이르렀다. 이에 린컨 대통령은 1863년 4월 30일 전국에 하루 동안 금식기도를 선포하였다. 대통령 내외로부터 전 국무위원들과 국민들이 위기에서 나라를 건져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전 국민의 금식기도가 있은 후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북군이 승리하게 되어, 전세가 역전되고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게 되었다. 린컨 대통령은 기도의 사람이었다. 전쟁 중에 전선으로부터 오는 소식이 어려울 때마다 그는 회의를 잠시 멈추고 기도실로 들어가 오래도록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였다. 그런 기도가 린컨으로 하여금 변두리 지방의 무명 변호사로부터 역대 대통령 중 최고로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되게 하였다.

미국 역사에서 린컨에 버금가는 대통령은 워싱턴 대통령이었다. 그가 독립전쟁을 이끌 때이다. 독립군은 영국군에게 연패를 당하다 쫓기고 쫓겨 추운 겨울을 눈 속에서 지내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숲 속에서 굶주림과 추위로 워싱턴의 군대는 궤멸 직전이었다. 그럴 때 워싱턴 장군은 밤마다 눈 쌓인 숲으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기도드렸다.

하루는 그 지방의 한 유지가 숲길을 지나다 숲 속에서 기도드리는 소리가 들려 누가 이 추운 밤에 눈 덮인 숲에서 기도드릴까 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는 워싱턴 사령관이 눈물로 기도드리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최고 사령관이 저렇게 기도드리는 군대는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그에게 임했다. 그리고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독립군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 길로 마을마다 가정마다 방문하며 주민들에게 워싱턴이 이끄는 독립군을 지원하기를 호소하였다.

그렇게 주민들의 도움을 입어 겨울을 이긴 독립군은 봄이 오자 역습하여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게 되었다. 기도는 개인과 나라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이다. 크리스천들은 기도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 이 무기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크리스천들이 생각외로 많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70년이 지났을 때에 기도의 사람 다니엘이 금식하며 기도를 드렸다. 다니엘이 기도 드릴 때에 가브리엘 천사가 해방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지금은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기도할 때이다. 나라를 위하여, 북한 동포들을 위하여 다니엘처럼, 링컨처럼, 워싱턴처럼 기도 할 때이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19)

 

"Amazing Grace, 놀라운 은혜"로 알려진 찬송가는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영감을 주고 위로를 주는 찬송가이다. 이 찬송가를 작사한 John Newton은 11살 때부터 노예선 선원이였다가 후에 노예선의 선장이 되었다. 노예선 선장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던 그가 한번은 런던을 방문하였을 때에 깊은 기도생활을 하는 한 아가씨를 만났다.

그 아가씨는 그 후로 날마다 뉴턴의 영혼을 위해 중보기도를 드렸다. 한번은 뉴턴이 아프리카에서 흑인노예를 한 배 가득히 싣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중에 풍랑을 만나 배가 파선되게 되었다. 배가 파선되게 되면서 흑인노예들도 선원들도 모두가 수장되게 되었다.

그가 소용돌이에 휩쓸려 바닷물 속으로 빨려드는 순간에 자기를 위하여 기도드리는 그 여인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위한 기도소리를 들으며 파도에 휩쓸려 의식을 잃었다가 이름 모를 섬의 바닷가에서 깨어났다. 그 후로 그는 철저히 회심하여 새 삶을 시작하게 되고 열렬한 전도자가 되었다.

그가 자신의 회심을 돌이키며 지은 찬송시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와..."로 시작되는 Amazing Grace이다. 1779년의 일이다. 한 여인의 간절한 기도가 흉악한 노예선 선장을 전도자로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하였다. 죤 뉴턴의 인생고백이 담긴 Amazing Grace의 가사를 적는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
또 나를 장차 본향에 인도해 주시리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하리라"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20)

               

동두천두레수도원 안에 두레교회가 있다. 두레교회 신도들 중에 김영래 장로가 있다. 공군장교 출신으로 세무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셨던 분이다. 몇 해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언어기능과 사고기능에 이상이 오고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해 두레수도원에서 열리는 10일금식수련에 참가하여 금식수련이 진행되는 동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며, 큰 은혜를 받은 후에 언어기능이 회복되고 사고기능이 회복되어 지금은 두레수도원에서의 숲 가꾸기에 날마다 노동봉사를 하고 있다.

금식수련기간에 실시하는 프로그램 중에 "예수의 기도"시간과 "힐링코드"시간이 있다. 김영래 장로는 이 시간이 진행되며 기도하는 중에 영적 치유의 체험을 한 것이다. “예수의 기도”는 동방정교회에서 실천하여오던 영성회복 전통으로 간결한 기도문을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하며 드리는 기도이다.

"예수의 기도"로 알려진 이 기도문은 “주 예수 그리스도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란 극히 짧은 기도문으로 이루어진다.

"주 예수 그리스도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마치 불교에서 "나미아미타불 관세움보살" 주문을 계속 반복하듯이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하여 드린다. 김영래 장로는 날마다 이 예수의 기도를 5천 번 되풀이하며 드린다. 그러는 중에 성령의 임재하심을 체험케 되고 하나님의 치유하시는 손길을 체험케 되었다. 크리스천들은 누구나 기도라는 강력한 무기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으로 아쉽고 애석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들 각 자에게 이미 부여하신 "기도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은 마치 은행통장에 예금을 두고 굶주리고 있는 부자와도 같다. “기도의 힘”은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힘이다. 기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기도의 힘”을 날마다 사용하였던 믿음의 위인 중에 영국의 죠지 뮬러(Jeorge Muller)가 있다. 그는 빈손으로 고아원을 시작하여 2천명의 고아들을 순전히 기도의 힘으로 양육하였다. 그가 기도에 응답 받은 회수가 무려 2만 건에 이른다.

죠지 뮬러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은 오늘 우리들의 기도에도 여전히 응답하시기를 원하신다.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기도의 힘(21)

 

루마니아 공산당의 차우세스쿠 대통령은 독재자 중의 독재자였다. 1944년 8월 소련이 루마니아를 침공한 후 차우세스쿠가 이끄는 공산정권이 들어서서 온 나라를 감옥처럼 만들었다. 거미줄처럼 짜여진 비밀경찰의 감시 아래 차우세스쿠의 공산정권은 무너질 수 없는 성벽처럼 튼튼하였다. 그러나 변화가 일어났다. 1989년 크리스마스 무렵 차우세스쿠 정권이 무너지고 도망가던 독재자는 국민들에게 잡혀 처형당하였다. 루마니아에서의 이런 기적은 소도시인 티미소아라시에 있는 한 작은 교회에서 시작된 기도모임에서 비롯되었다. 티미소아라 개혁교회( Timisoara Reformed Church )에서 시작된 기도회이다. 지금도 그 교회 앞에 4개 국어로 된 다음의 팻말이 세워져 있다.

"바로 이곳에서 한 독재자를 쓰러뜨린 위대한 혁명이 시작되었다."

교인이라야 고작 50명 안팎인 작은 교회였다. 그 교회에 1987년 라스즐로 토케스( Laszlo Tokes )란 이름의 한 젊은 목사가 부임하였다. 그는 탄압 받고 있는 교회와 억압 받는 국민들을 위하여 눈물로 기도하는 목회자였다. 그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기도회를 시작하였다. 기도회의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번져 티미소아라 개혁교회는 신도가 날로 늘어나 5천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청년 대학생들이 기도회에 모여 들었다. 비밀경찰은 온갖 방법으로 교인들과 목사를 박해하였다. 토케스 목사에게는 식량배급마저 중단되었다. 그런 목사를 교인들이 옷 속에 빵을 숨겨와 굶지 않게 하였다. 그러던중 토케스 목사에게 추방령이 내려졌다.

1989년 12월 17일 비밀경찰로부터 추방령을 받자 토케스는 교인들에게 선포하였다. 부당한 명령에 불복하여 강단을 지키고 기도회를 지키겠노라고 선포하였다. 12월 17일 새벽에 비밀경찰이 행동을 개시하자 신도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토케스 목사를 보호하였다. 비밀경찰이 교회 안으로 몰려들어 토케스 목사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린 후 부부를 끌고 가버렸다. 자신들의 목사가 끌려가는 모습을 본 군중들이 티미소아라시 광장으로 이동하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군대가 동원되고 탱크와 군견이 투입되어 발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수백 명이 총에 맞아 죽고 부상하였다. 그러나 루마니아 국민들은 총탄에 쓰러지면서 앞으로 전진하고 전진하였다.

끝내 차우세스쿠는 도망하고 혁명이 성공하였다. 티미소아라 개혁교회에는 신자들이 가득히 모여 뜨겁게 기도하며 하나님을 찬미하였다. 루마니아 혁명은 기도모임이 가지는 위대한 힘을 보여 준다. 기도는 암울한 시대에 희망을 심어 주고,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History Making의 힘이 있다.

(2013-11-11/30, 12-19/30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