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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정성

Smart Lee 2009. 8. 29. 08:17

                        

 

 
 
                                         어머니의 정성

1974년과 75년 두 해 겨울을 나는 교도소에서 보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유신체제를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때문이었다. 교도소의 겨울은 유별나게 춥다. 불끼없는 교도소 마룻바닥이 마치 냉장고 바닥처럼 차갑다. 나는 어려서부터 추위를 못견뎌 했다. 그런 나를 잘 아시는 어머니는 전남 광주에 살았던 누님 집에 있으면서 온돌방을 두고 마루바닥에 담요 한 장을 깔고덮고 주무시기를 계속하였다.
 
누님 가족이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셨다. “아들 홍이가 차가운 방에서 옥살이를 하는데 애미가 돼서 따슨 방에 잘수 있냐?” 하시며 밤마다 마룻바닥을 지키셨다. 누님이 “어머니  마루바닥이 추워서 잠이 오나요?”하고 물을라치면 “잠이 안와야 기도를 하제”하시며 내가 석방되는 날까지 계속하였다. 나는 정치범 독방에서 어머니의 그런 소식을 듣고 어머니 위하여 울면서 기도하였다. 그리고 어머니께 편지를 드렸다. “제발 어머니 따슨 방에서 주무세요. 어머니께서 마루에 주무신다는 말을 들으니 내 마음이 더 추워집니다”고 글을 보냈다.
 
어머니가 답을 보내 오기를 “이 에미 걱정일랑 하지 말아라. 내가 마루바닥에서 밤을 보내며 너를 위해 기도하며 천사가 너를 추위에서 지켜 달라고 기도한다. 너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추위를 타는지라 그런 너를 생각할 때 어찌 애미된 도리로 따슨 방에 잘 수 있겠냐”고 쓰셨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시고 어머니 살아 계실 때에 효도할 기회를 놓친 이 아들은 어머니께 효도할 길이 없음을 못내 마음 아파하며 이 글을 쓴다.

 

(09-08-29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