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리더쉽에 대한 연구

임원 리더십(Executive Leadership)

Smart Lee 2010. 10. 15. 09:36

 

“상무를 위한 리더십” 강의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변혁적 리더십,

섬기는 리더십,

감성 리더십 등의 얘기가

상무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기는 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리더십 강의를 듣는 중에도 틈만 나면 현장과 연락을 하며 실적을 챙기며 경쟁사와 시장의 신호를 해석하고 다음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 현장과 연락이 1시간만 끊겨도 그들은 현장소식에 대한 금단현상을 일으킨다. 그런 상무들에게 이런 인간관계 차원의 리더십 담론은 필요하지만 충분치는 않다. 그러면, 카리스마적 리더십, 비전 리더십, 이런 것 들을 얘기할까? 그들에게 이런 주제가 상당한 공감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무들은 이런 이야기들만으로 자신들의 일상의 업무현실을 모두 챙길 수는 없다고 느낀다. ‘비전과 카리스마 같은 다소 거대한 리더십 담론 이 과연 어떻게 상무인 나의 일상적 업무 프로세스로 풀어 전개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그들은 내 강의 내내 의구심을 풀지 않는 것을 자주 보아왔다.

위와 같은 상황 인식이 한국 기업에서 상무들이 직면하고 있는

리더십 리얼리티라면, 이들에게 필요한 리더십 모델은 어떤 것일까? 이 의문은 내가 오래 동안 마음에 품고 있는 탐구 주제이고 오늘의 이야기 거리이다. 아직 탐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더 끈다 해서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이 참에 그 동안 내가 생각한 것을 한 번 정리하는 뜻에서 임원 리더십(Executive Leadership)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한다. 그런 만큼 내용과 표현이 더 많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임원 리더십을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 역량과 기능의 유기적 통합체로 보고 싶다. 그것은 리더로서의 존재감(executive presence), 절대 책임감(total responsibility), 전략적 기민성(strategic agility), 시스템 적합성(system fitness)이다. 한 가지씩 들여다 보자.

첫째는 리더로서의 존재감(executive presence)이다.

리더에게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인간관계 능력, 업무추진 능력, 변화주도 능력 등등. 그런데, 임원에게서는 그런 개별적 능력의 물리적 집합을 넘어서는 그 이상 뭔가 리더로서의 풍모 혹은 기운이 전체적으로 느껴져 나와야 하는데, 그것을 존재감이라 말하고 싶다. 부하들이 “뭐라고 꼬집어 얘기할 수 없지만 그 분에게서는 임원다운 느낌, 임원으로 인정받을 만한 위엄, 일종의 안정감, 경외감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 임원은 존재감이 있는 것이다. “Leadership from the Inside Out”의 저자 Kevin Cashman1)은 임원의 존재감(executive presence)을 “임원 당사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서 느끼는 일종의 든든하고 믿음직하고 침착한 풍모”라고 말한다.

임원이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발산할 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구성원들 사이에 안정감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존재감 있는 임원은 총체적 상황을 은연중 장악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하들의 자신감과 창의성과 적극성을 뒷받침해 주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 마치 든든한 부모 슬하의 자녀들이 부모를 믿고 뭔가 큰 일을 저지르려는 기운을 발산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존재감이란 말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진술은 존경받는 퇴임 경영자들이나 그들과 함께 했던 부하들에게서 자주 나온다. 미국의 하트포드대학과 조지워싱턴대학에서 30년 이상 총장직을 수행했던 스티븐 트레첸버그(Steven Trachtenberg)2)는 리더의 필수적 자질 중의 하나로 이 존재감을 지목하면서 그것이 마치 페로몬 즉 유인물질 같다고 한다. “존재감은 매력이나 좋은 용모는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그 리더가 분비하는 일종의 페로몬, 즉 우리가 따르고 싶어 하는 사람의 존재에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빨려 들게 되는 어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모호하고도 신비한 그러나 엄연히 우리가 느끼는 리더의 존재감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Cashman은 자기훈련으로, Trachtenberg는 타고

나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리더십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입장은 부분적으로 타고나고 상당 부분 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그렇게 많은 리더십 훈련이 있게 된 사상적 기반이기도 하다.

둘째는 절대 책임감(total responsibility)이다.

이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조직 예컨대 사업부의 목표의 설정과 수단의 선택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모든 결과에 대해 무제한으로 느끼는 책임감이다. 절대 책임감은 목표에 대한 헌신, 난관극복의 의지, 문제해결에 대한 낙관, 일에 대한 주인의식을 리더의 마음 속에 잉태시키고 그에 부응하는 언행이 일관되게 표출되도록 한다. 그 결과 부하들의 마음 속에 리더에 대한 신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 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조직의 목표를 우선시 하는 조직마인드가 일어나고, 단결과 소속감이 공유된다. 이런 요소들은 집합적으로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절대 책임감은 리더십 담론에 자주 등장하는 리더의 복원력(resilience)과 깊은 관계가 있다. 복원력이란 실패, 역경, 사고, 고난에 직면할 때 거기에서 원상으로 되돌아 오는 탄력(성)이라 할 수 있다. 복원력은 자신의 임무에 대한 신념과 열정, 난관을 감내하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에너지,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는 낙관을 수반하는데, 이런 것들은 앞서 말한 절대 책임감을 소유한 리더의 태도와 본질적으로 같다. 절대 책임감은 또 우리가 평소에 자주 입에 올리는 “주인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임무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주인정신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대리인 문제(agent problem)를 가장 저렴하고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다.

셋째는 전략적 기민성(strategic agility)이다.

최고 경영팀(top management team)의 일원인 임원의 핵심기능이 전략경영이다.

전략경영이란 기업의 전략을 수립, 실행, 통제, 평가하는 기업최상층부의 경영프로세스이다. 여기에서 상무의 기능은 대부분 자신이 담당하는 사업전략의 실행에 집중된다. 기업의 전사적 전략과 사업전략은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적 특징과 자신의 역량에 대한 일련의 평가와 전략적 전제 위에 수립된다. 그런데 그 환경과 역량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한다. 따라서, 전략을 실행하는 단계에 오면 이 전략적 전제가 다시 한 번 현실상황에 맞게 재평가되고 그에 따른 실행차원의 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이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것이 전략적 기민성이다. 즉, 변화하는 환경과 경쟁판도를 기민하게 읽고 그것에 적시에 대응하는 적응능력이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지식경제사회에서의 상황변화는 빠르고 복잡하다. 그럴수록 임원의 전략적 기민성의 중요성은 증가한다.

 

전략의 논리사슬은 미션, 비전, 목표, 전사적 전략, 사업부전략, 부문전략, 실행 프로그램, 예산, 조직화, 스태핑, 업무추진, 그리고 통제와 평가에 이르는 톱-다운 구조이다. 이 사슬의 경쟁력과 효과성은 각 요소 간의 논리적 적합성과 이 사슬 전체와 외부환경과의 논리적 적합성에 의존한다. 상무들은 이 전략체인의 중간부분 즉 사업부전략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면서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과 현장으로부터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평가하여 사업부 전략에 반영하는 동시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업전략의 상부고리인 전사적 전략과 하부고리인 부문전략 혹은 실행 프로그램 차원에서 일어나는 현장조정 내용과도 논리적 연결성을 수시로 재조정해야 한다. 이 상하좌우 간의 지속적이고 동태적인 조정과정이 기민하고 정확할수록 상무의 전략적 기민성은 높아진다.

 

넷째는 시스템 적합성(system fitness)이다.

시스템 적합성이란 기업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두 하부시스템인 기술적 시스템(구조 혹은 기업의 하드웨어)과 사회적 시스템(문화 혹은 기업의 소프트웨어) 간의 결합의 적절성을 말한다. 기술적 시스템(technical system)은 기업의 제반 기술적 선택과 구조적 특징을 포함하는 유형적 시스템이다. 사회적 시스템(social system)이란 기업의 조직문화와 인적자원의 역량과 공유가치를 포함하는 무형적 시스템을 말한다. 이 두 시스템은 상호의존적이다. 즉, 서로가 서로의 기능과 활동에 영향을 준다. 조직은 양자의 상호작용의 과정을 통하여 변화해 나간다. 임원은 이 상호작용의 전개과정이 지속적인 효율성을 가지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때 시스템적합성은 높아지고 기업의 효과성도 증가한다.

시스템 적합성을 높인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기업의 기술적 요소와 인적 요소 간의 결합의 적합도를 높인다는 말이다. 그런데, 양자 간의 바람직한 결합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환경의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인적 요소의 능동적 적응력이 강조되어야 하는 반면, 환경이 안정되고 예측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기술적 요소의 효율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우리가 변화의 시대에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는 것은 결국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인간의 창의적 적응에 기업경쟁력이 의존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환경이 안정된 시대에는 기술적 시스템의 구조적 효율성에 기업경쟁력이 의존하게 된다. 이 논리를 상무의 리더십으로 재해석한다면, 환경의 변화가 빠를 때는 인재의 순발력을 더 강조하고 의존하는 반면, 환경이 안정적일 때는 기술적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것을 강조하고 의존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컨대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때로는 인재의 창의성을 때로는 기술의 효율성을 그 때마다 적절히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양자 간의 최적결합을 찾아내는 것이 시스템 적합성을 증대시키는 일이다.

오늘은 임원리더십의 요소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주제가 방대하다 보니 표현도 많이 추상적으로 되었다. 리더십은 조직의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개념적인 접근이 강조되고 하층부로 내려갈수록 관계적인 접근이 강조된다. 동시에 환경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클수록 인적 요소의 창의성과 적응성을 더 강조하게 되고 그 반대의 환경이 조성될수록 구조적 요소의 효율성을 더 강조하게 된다. 임원리더십은 이 상하좌우관계의 교차점에서 그 각각의 방향에서 밀려오는 변화의 힘을 동태적으로 조정?통합하여 상하좌우가 지속적으로 최적의 연결상태로 있게 하는 대단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세스임을 서술해 보고자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참고문헌
1> Kevin Cashman. 2008. Leadership from the inside out: Becoming a leader for life. 2nd ed. San Francisco:
    Berrett-Koehler.
2> Steven Trachtenberg. 2010. Leadership mystery. Leadership Excellence, 27(9). September 2010.
(2010-10-14 펀경영연구소 펀매니저 김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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