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리더쉽에 대한 연구

중국 북경에서

Smart Lee 2010. 10. 24. 17:28

                        

 

 

 

중국 북경에서 ①

 

 

5년만에 북경을 방문했다. 5년이란 길지 않는 기간 동안에 북경이 마치 다른 나라처럼 변하였다. 중국이 변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대하면 한국으로서는 까닭모를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중국이 이렇게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이유는 국가를 이끌 지도자들을 제대로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등소평에서 시작된다. 모택동의 문화혁명 시절에 망가지고 흐트러진 나라를 등소평이 들어서서 다시 추스려서 발전에의 기틀을 닦으면서 중국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등소평의 최고의 업적은 자신이 시작한 중국의 근대화 작업을 자신의 후대에도 되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나가게 하겠다는 계획아래 차세대 지도자들을 준비시킨 일이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에 이어 이번에 권좌에 오르게 되는 시진핑(習近平)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그가 길러낸 인재들이다.

올해 57세인 시진핑은 한 때는 공산당 입당청원에서 열번이나 퇴자 당하였던 인물이다.출신성분이 나쁘다는 이유에서였다.그는 문화혁명 기간 중 벽촌으로 하방되어 7년이나 노동을 하면서 끈기를 기르고 자신감을 기르고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화력을 길렀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 시절에 체득한 교훈이 그로 하여금 중국 최고의 지도자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하였다고 스스로 술회한다. 젊은 날의 고난과 시련이 큰 인물로 길러 주게 되는 모범적인 사례인가 싶다.

 

                                                중국 북경에서 ②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 온지 겨우 이틀 만에 그 말이 실감이 난다. “역시 우리나라가 제일 좋구나”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평소에 서울 도심지에는 공기오염이 심하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이곳 북경에 와보니 서울 이야말로 청정지역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만큼 족히 비교가 된다. 그리고 “한국은 교통질서가 엉망이다”는 말을 가끔 듣곤했지만 이곳 중국에 비하면 한국의 교통질서는 가히 양반들이 사는 곳이다 하겠다.

북경에 도착하는 어제 오후에는 한국대사관을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한국 공무원들이 국익을 위하여 동분서주 불철주야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감명과 함께 고마움을 느꼈다. 요즘 매스컴에 외교부의 특채 비리 같은 기사들이 등장한다. 어떤 내용인지는 자세히 모르나 세계 각지에서 온갖 어려운 여건 중에서도 국익을 위하여 수고하고 있는 다른 외교부 일꾼들의 사기를 떨어트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공무원들의 부패가 심하다고들 말하지만 아세아 여타 나라 공무원들의 부패수준에 비하면 한국 공무원들은 깨끗한 편이 아닐까 여겨진다.

우리 사회가 어떤 분야에서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면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자랑스런 면을 칭찬하여 주는 노력도 중요하다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오늘 오후에 묵고있는 북경의 호텔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된 일본관광객이 “한국은 좋은 대통령을 뽑아 국가를 바람직스럽게 경영하게 하는 점이 일본인으로서는 부럽다”고 말했다. ‘남들은 우리를 알아주는데 정작 우리 자신은 스스로 긍지를 느낌에 너무 인색하지를 않나’는 생각이 든다.

 

                                                 중국 북경에서 ③

 

 

중국의 문화유적 몇몇 곳을 방문하다 보면 중국에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융합시켜 주는 시대정신(時代精神, Zeitgeist) 같은 것이 존재함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황제가 정무를 처리하던 곳인 자금성을 방문하였을 때의 느낌이다. 자금성에는 태화전(太和殿), 중화전(中和殿), 보화전(保和殿)이란 건물들이 연이어 있다. 태화전은 "크게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고 중화전은 "중간에서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보화전은 "화합을 지킨다."는 뜻의 이름이다.

이런 이름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56개의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제국을 유지함이 필요하였던 통치 기술에서 우러나온 이름일 것이다. 권력도, 무력도 아닌 화합이 요체임을 일러주는 이름일 것이다. 이러한 화합(和合)의 시대정신은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건륭제가 자기 아버지의 집을 이민족의 종교인 라마교의 성지로 개조한 옹화궁에서, 문화혁명이란 치명적인 과오를 남긴 모택동의 경우에는 그의 과(過)를 들추어내기보다 건국의 공(功)을 높여 영웅으로 높이고 있음에서 이런 화합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숱한 이민족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중에 중국인들은 민족 간, 계층 간, 세대 간 부딪히는 가치와 이념을 통합하고 아우르려는 노력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 한국도 국민들 간의 통합과 소통을 국가적 지표로 삼고 있다. 이웃 나라 중국에서 한 수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2010-10-22/23/24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