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조선인 3355명 강제 동원 ‘최다’… 일본 戰犯기업 만행 추적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일본의 핵심 기업은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였다. 이들 3대 재벌을 포함해 모두 23개의 일본 유수 기업들이 조선인 1만2598명을 일본 본토 등 국외 작업장에 강제동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의 기업 사례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확인된 국외 노무동원 피해자는 총 6만3574명이다.
국무총리 소속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김용봉)는 국민일보 의뢰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된 진상조사 결과 및 통계에 대한 종합 분석 작업을 벌여 해당 기업의 실명과 피해자 규모를 1일 공개했다. 일본 굴지 기업들이 조선인을 강제노역에 동원한 구체적 숫자가 우리 정부 차원의 공식 검증 작업을 거쳐 기업별로 산출된 것은 처음이다.
위원회가 정리한 '국외 강제동원 주요 기업 현황'에 따르면 일제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일본 최대 재벌로 꼽히는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가운데 미쓰비시가 3355명을 강제동원한 것으로 집계돼 단연 최다를 기록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해 광업·제강·전기 분야 계열사를 거느린 미쓰비시는 개별 사업장 중 히로시마조선소 95명, 나가사키조선소 77명, 하시마탄광 71명, 다카시마탄광에 51명을 투입했던 것으로 규명됐다. 미쓰이가 1479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스미토모는 1074명을 각 계열사 작업장에 배치했다.
3대 재벌 외에도 세계 최대 규모 제철회사인 신일본제철의 전신 일본제철, 아소 다로 전 총리 일가가 운영해온 아소, 베어링 및 산업용 로봇 제조로 유명한 후지코시, 비철금속 분야 대기업인 도와홀딩스의 전신 도와광업, 홋카이도 탄광지대를 장악했던 북해도탄광기선 등이 조선인 강제동원 주요 기업으로 분류됐다. 이 밖에 히다치, 일본광업, 가와사키, 일본통운, 일본강관, 조세이탄광, 동양공업 등 15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23개 기업에서 동원한 1만2598명의 통계는 위원회가 2005년 2월 1일부터 접수한 노무동원 피해신고 총 15만9058건 가운데 올 2월 1일까지 만 5년간 피해 판정을 완결한 6만3574건에서 추린 결과다. 나머지 9만5484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작업을 총괄한 위원회 허광무 조사3과장은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책임은 많이 드러났고 우리 국민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또 다른 주축인 일본 기업의 전쟁범죄 책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처음으로 공식 집계를 통해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 실태를 규명했다는 점이 이번 작업의 의미"라고 말했다.
(2010-02-28 국민일보 특별기획팀=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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