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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축복'…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Smart Lee 2013. 3. 19. 20:32

 

`평화와 축복'…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전 세계 130여개국 정부 대표와 종교지도자들 대거 참석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의 공식 즉위미사가 19일 오전(현지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엄하게 개최됐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현지시각 오전 8시 45분 숙소에서 나와 덮개가 없는 하얀색 무개차를 타고 약 17분 동안 성 베드로 광장을 돌며 환호하는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한 뒤 성 베드로 대성당안으로 입장했다.

 

 

교황은 대성당안으로 들어가기 전 무개차에서 내려 아이에게 입을 맞추고 병자에게 축복을 내리는 등 다정다감한 면모를 보였다.

교황은 이어 성 베드로 사도 무덤이 있는 제대(祭臺)로 나가 트럼펫 연주와 성가대 노래가 있은 후 동방예법 총대주교 등과 함께 베드로 사도 무덤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무덤에 안치했던 `어부의 반지'를 2011년 한국을 방문했던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장 루이 토랑 추기경 등의 도움을 받아 착용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어 오전 10시께 추기경들과 함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공식 미사를 집전한다. 강론은 이탈리어로 진행된다.

이날이 성 요셉 축일인 만큼 교황의 취임사에 해당하는 연설인 강론에는 성 요셉의 신앙과 인품을 본받아 교회도 충실한 신앙생활을 하자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아랍어, 스와힐리어, 중국어 등 5개 언어로 신자들을 대표해 교회 공동체의 지향을 기도하는 보편지향기도가 진행된다.

성찬기도와 감사기도, 영성체 예식 등에 이어 교황이 신자들에게 손을 들어 강복(降福)을 하는 파견 예식까지 끝나면서 교황과 추기경단이 퇴장하고 즉위 미사는 종료된다.

이날 즉위식에는 한국의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을 비롯 130여 개국 정부 대표는 물론 종파를 초월한 여러 종교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앞서 바티칸 측은 6개국 국왕, 31개국 대통령, 3개국 왕자, 11개국 총리가 참석 의사를 밝혔으며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지도자와 약 33명의 기독교계 사절단도 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신대륙 출신 첫 교황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6개국 이상의 대통령을 포함해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수십만명의 순례자들은 광장 안팎에서 12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 교황의 모습을 지켜보며 교황과 교회의 앞날에 축복을 빌었다.

앞서 현지 언론과 소식통은 100만명 가랑이 즉위식 미사를 보기위에 바티칸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3-03-19 바티칸시티=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즉위 미사에서 축복하는 교황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19일 즉위 미사에서 성 베드로 광장의 신도들을 축복하고 있다.

 

 

【2013-03-19 바티칸=AP/뉴시스】

 

교황 즉위미사도 ‘프란치스코 스타일’로… 과거보다 소박

새 교황의 즉위 미사가 소탈한 '프란치스코 스타일'로 치러졌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마침 성 요셉 축일과 겹치는 19일 바티칸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즉위 미사에서 성인의 신앙과 인품을 본받아 교회도 충실한 신앙생활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로마 대주교'라 지칭했던 교황의 성품을 반영하듯 과거보다 소박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교황은 5개 언어로 된 보편지향기도에 이어 손을 들어 강복(降福)하는 파견 예식을 끝으로 미사를 마쳤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20일까지 각국 축하사절과 종교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난다.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교황의 상징은 '어부의 반지'(예수의 수제자이자 1대 교황으로 추대된 어부 출신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장면이 새겨진 반지)를 받았지만, 교황 앞에는 즉위와 함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교황 선출 후 첫 번째 국가원수 접견 상대로 만난 고국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그에게 포클랜드를 둘러싼 영국과의 분쟁에 대한 중재를 요청하고 나섰다. 교황은 추기경 시절 포클랜드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에 동의해 왔다. 이에 영국 외무부는 포클랜드 문제에 교황청이 나설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교황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티칸과 중국 정부의 팽팽한 줄다리기도 교황의 숙제다. 바티칸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유럽 국가'로 중국은 1951년 바티칸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이후 공식 대화를 중단해 가며 대만과의 외교 중단을 압박해 왔다. 이어 2010년 중국 가톨릭계가 교황청의 반대에도 관제 가톨릭단체 소속 신부의 주교 서품을 강행하면서 양측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최근 대만은 새 교황 즉위 시점에 맞춰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바티칸과의 외교관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교황의 즉위 미사에 참석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다른 국가 원수들에 준하는 예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만 당국이 교황 즉위 선물로 유럽에서 불길하게 여기는 까치가 그려진 도자기를 준비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2013-03-19 국민일보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