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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차면 배가 뜬다. |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마지날인 24일에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였다. 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방명록에 수도선부(水到船浮)란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적었다. 수도선부란 말은 "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는 의미의 말이다. 좀 더 자세히 풀어 말하자면 "욕심을 부려 억지로 하지 않고 내공(內功)을 쌓아 기다리면 큰일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옳은 말이다. 우리들이 평소에 범하는 실수 중에 "너무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는 실수가 잦다. 충분한 내공을 쌓으며 때를 기다리지를 못하고 결과를 보려고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이다. 기다릴 줄을 모르면 큰일을 이루기가 어렵다. 이점에서 중국의 강태공(姜太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그는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뜻을 품고 그 뜻을 이룰 때를 기다리느라 곧은 낚시대를 물에 띄운 채로 낚시질을 하였다. 이런 사정을 아는 사람이 그에게 묻기를 왜 고기가 물리지 않는 곧은 낚시대로 낚시질을 하느냐 물은즉 그가 답하였다. “나는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으려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급 땅에서 4백년이 넘는 세월 종살이를 하였다. 그들의 탄식이 하늘에 사무쳤을 때에 모세가 등장하였다. 그는 호랩산 기슭, 인적이 끊어진 광야에서 80세가 되도록 양떼를 돌보며 기다렸다. 하늘의 때를 기다렸다. 성경에는 때를 가리키는 단어로 두 단어가 있다. KAIROS와 KRONOS이다. 카이로스는 하늘의 때이요, 크로노스는 땅의 때이다. 카이로스는 하나님의 때이요 크로노스는 사람의 때이다. 강태공이 하늘의 때를 기다려 곧은 낚시대를 드리운 채로 때를 기다렸듯이, 모세가 80이 되도록 후미진 광야에서 때를 기다렸듯이 우리는 내공을 쌓으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모름지기 대의명분(大義名分)이 분명한 일에 쓰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서두름이 없이 KAIROS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물이 차면 배가 뜨기 마련이니 물이 차오르기를 기다려야 한다. 내공을 기르며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쓰임 받는다.
(2013-02-26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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