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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나무 > 도종환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 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 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하나 매 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두레수도원이 터를 잡고 있는 두레수도원은 유난히 눈이 잦고 바람이 세차고 더욱 춥다. 오늘도 눈 덮힌 수도원 둘레길을 걸으며 도종환 시인의 <겨울나무>를 읊조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저 산에 서 있는 겨울나무 중의 하나이거니 내 인생도 잎새 다 떨구고 바람 앞에 서 있는 겨울나무이거니" 그리고 다짐한다. "끝났다 끝났다" 하지 말라. 남은 날들을 더욱 값지게 채우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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