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왜곡, 팽창주의 문제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Smart Lee 2014. 1. 20. 19:08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서울=연합뉴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에 19일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이 전격 개관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개관식의 모습. 2014.1.19 << 외교부 제공 >> photo@yna.co.kr

이토 히로부미 저격장소 앞 귀빈실 개조해 기념관 설치

中, 표시석 설치 朴대통령 요청에 기념관 건립 화답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에 19일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이 전격 개관했다.

중국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식을 갖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기념관 공사는 그동안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채 진행됐으며, 이날 개관식에는 헤이룽장성 부성장을 비롯한 중국 측 인사만 30여명이 참석했다.

안 의사 기념관은 의거 현장인 하얼빈역 1번 플랫폼 바로 앞에 있던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 100여㎡ 크기로 만들어졌다.

中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中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하얼빈=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중국 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은 19일 개관식을 갖고 기념관을 일반에 공개했다. 안 의사 사진 아래 '동양평화의 창시자 안중근 의사'라는 문구가 한글과 중국어로 씌여있다. 2014.1.19 smj@yna.co.kr
기념관 내부에서는 참관자들이 유리창 너머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에 있는 안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현장을 볼 수 있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을 비롯해 그의 일생과 사상을 담은 사진, 사료 등이 전시됐고 일부에는 한국어 설명도 붙여졌다.

아울러 중국은 그동안 플랫폼 바닥에 간단한 표시만 있던 안 의사 저격 현장 천장에는 "안 의사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설명 문구를 눈에 잘 띄게 걸어 놓았다.

이날 문을 연 안 의사 기념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中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中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하얼빈=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중국 하얼빈역에 들어선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은 19일 개관식을 갖고 기념관을 일반에 공개했다. 2014.1.19 smj@yna.co.kr
외교부는 "정부는 한중 양국 국민들로부터 공히 존경받는 안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의거 현장에 설치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안중근 의사가 주창한 '동양평화론'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면서 올바른 역사인식에 기초하여 진정한 평화·협력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가 한중 양국민이 공히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검토를 지시했다.

한중 양국은 이후 물밑에서 관련 협의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의거 현장 표지석 설치 요청을 받은 중국 정부는 표지석 설치 수준을 넘어 기념관을 건립으로 화답했다.

<그래픽>  '안중근 의사' 하얼빈 거사 주요 행적 및 기념관 개관
<그래픽> '안중근 의사' 하얼빈 거사 주요 행적 및 기념관 개관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에 19일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이 전격 개관했다. kmtoil@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브리핑에서 안 의사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고 "안중근 의사가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저명한 항일의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은 역사 인식 문제로 일본과 갈등 관계에 있는 한중 양국의 공동 대응 성격도 띠어 일본의 반발도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안 의사 표지석 설치 문제와 관련, 안 의사가 범죄자라는 주장을 펴 우리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 잠입,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던 이토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같은 해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뤼순에 있는 일본 감옥으로 이송됐으며 이듬해 2월14일 사형을 선고받고 3월26일 순국했다.

(2014-01-19 하얼빈·서울=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차대운 기자)

 

<'동양평화의 창의자 안중근' 업적·사상 망라>

새로 단장된 안중근 의사 저격 현장
새로 단장된 안중근 의사 저격 현장
(하얼빈=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안에서 바라본 안 의사의 저격 현장 모습. 2014.1.19. smj@yna.co.kr

100여㎡ 규모 하얼빈역 안중근 기념관, 한국어 설명도 병행

 

중국 정부가 19일 개관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안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역사 내 플랫폼 바로 옆에 있는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기념관 입구는 하얼빈역의 옛 입구 모습을 축소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입구 외부 벽면에는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시간에 맞춘 '오전 9시30분'에 고정된 대형 벽시계가 걸렸다.

안 의사의 의거를 영원토록 기억하자는 의미로 보이는 이 장식에서 이번 기념관 설치를 준비한 중국 측의 세심함을 읽을 수 있다.

이날 오후부터 일반에 무료로 개방된 하얼빈역 안 의사 기념관의 규모는 100여㎡에 달한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 바로 옆에 배치된 안 의사의 흉상과 동양평화론에 대한 소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들어선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들어선 하얼빈역
(하얼빈=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19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한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의 전경. 2014.1.19. smj@yna.co.kr

안 의사가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에 대해 기념관 측은 "당시 안 의사의 구상은 특정국가의 이익을 벗어나 지역경제공동체와 블록경제론, 공동방어론을 주장한 것이었다"는 해석을 달아놨다.

기념관에는 "안중근은 조선반도 근대사에 저명한 독립운동가로, 1879년 9월 2일 현재의 조선(북한) 황해도 해주부에서 태어났다"는 설명을 시작으로 안 의사의 가족관계와 가정교육, 신앙 등 유년기에 대한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이어진 양쪽 벽에는 군국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일제 침략기의 시대적 상황과 안 의사가 의거를 준비한 '하얼빈에서의 11일 행적'을 여러 장의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을 곁들였다.

또 의병 투쟁과 단지동맹, 최후의 유언 등 안 의사가 일제에 의해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할 때까지 평생에 걸친 업적과 사상을 조명한 각종 사진과 사료가 전시됐다.

이들 전시물은 대부분 중국어와 한국어로 병기돼 있다.

중국 측은 기념관 안의 잘 보이는 벽면에 '동양평화의 창의자'라는 설명을 단 안 의사의 사진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전시물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전시물
(하얼빈=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의 전시물. 2014.1.19 smj@yna.co.kr

특히 기념관 안에서는 관람객들이 통유리창 너머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잘 볼 수 있다.

그동안 처음 방문한 이는 무슨 뜻인지 모를 삼각형 모양의 타일만이 플랫폼 바닥에 깔렸던 저격 현장도 눈에 띄게 변했다.

중국은 이번에 안 의사 기념관을 새로 설치하면서 저격 현장 위에 "안 의사 이토 히로부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설명 문구를 내걸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저격은 플랫폼에서 했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표지석을 세우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며 "대신 잘 보이는 곳에 기념관을 설치하고 (바닥) 표지 위에 '격살' 설명을 달아 놓고 조명까지 설치했다"고 말했다.

기념관의 관람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결정됐다.

기념관은 세계 3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하얼빈 빙설축제를 즐기려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시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하얼빈역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 귀중한 역사교육장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념관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안 의사 기념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매주 월요일만 휴관하고 연중 무료로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01-19 하얼빈·서울=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차대운 기자)

 

 

“일본, 안중근 동양평화론 겸손히 받아들여야 한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일본, 여전히 암살자로 시대착오적 역사 왜곡”

‘안중근 평전’ 저자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안중근 의사가 100년 전에 구상하고 추구했던 동양평화론을 일본이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일본도 살고 동양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  
‘안중근 평전’ 저자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71·사진)은 20일 오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하얼빈역 안 의사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한·중·일 3국이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뜻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단 위원도 지냈다.  
 
김 관장은 안 의사 기념관 건립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여전히 안 의사를 암살자니 살인범이니 시대착오적인 역사를 왜곡하는 언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관장은 “안 의사가 100년 전에 구상하고 추구했던 동양평화론을 일본 정부가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동양평화를 위해 가장 소중한 가치”이라면서 “결국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일본도 살아가는 방법일 수 있고 동양평화가 유지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안 의사 기념관 건립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김 관장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한국은 완전 식민지가 됐고, 중국은 반식민지였다”면서 “오랫동안 일본의 침탈을 많이 당해왔고 피해를 많이 입어왔기 때문에 한·중간에는 공동의 피해의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중이 일본의 극우 노선과 침략, 무력 강화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과 관련해) 한·중 간에는 정체성이 같다”고 평가했다.  
 
김 관장은 안 의사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항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잘 보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일본도 한·중·일 간 평화와 우호협력을 증진해 나가는 것이 안 의사의 정신을 바로 이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항일독립 운동이 주로 중국 만주에서 이뤄졌다”면서 “임정의 발자취나 시설, 기관들이 상당히 훼손되고 있는데 이번에 중국 정부가 안 의사 기념관 개관을 해줬듯이 잘 보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이번 안 의사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양평화론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면서 “동양평화론 정신을 바탕으로 일본을 포함해 한·중·일 3국이 보다 우호와 협력관계를 증진해 나가는 것이 안 의사 정신을 제대로 이어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안 의사 기념관을 전격 개관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김 관장은 “중국의 건국 주역들은 오래 전부터 안 의사 의거를 높게 평가해왔다”면서 “저우언라이(周恩來)는 안 의사 의거 관련 연극을 할 때 주연으로 출연했고, 부인도 안중근 의사로 분장했었다”고 소개했다. 
 
김 관장은 “쑨원((孫文)도 ‘중국의 5억 인구가 못하는 것을 2000만 조선 사람이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면서 “중국에서는 안 의사를 외국인 출신으로는 몇 안되는 의사로 추앙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그 어느 때보다 한·중 우호 관계가 강화되고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극우 노선이 노골화되면서 중국 국민들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한·중 우호 관계가 두터워지고 한국의 독립운동과 중국의 항일운동이 맥을 같이하는 동질성 측면이 강화되는 연장선상에서 안 의사 기념관이 개관됐다”고 말했다.  
kjw@asiatoday.co.kr
 

[2014-01-20 아시아투데이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