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저지로비 뚫고 본회의서 가결…하원 통과 남겨둬
"日사사에 대사, 매콜리프 주지사 만나 로비"
민주당 의원 막판 수정 시도했으나 불발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했다.
버지니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낮 12시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어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찬성 31표, 반대 4, 기권 3표로 가결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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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 美버지니아주 상원 압도적 찬성 통과
-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지니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낮 12시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어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동해병기 법안을 찬성 31표, 반대 4, 기권 3표로 가결처리했다. 2014.1.24 rhd@yna.co.kr
미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공립학교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동해'를 가르치도록 한 법안이 상원을 통과된 것이어서 역사적 상징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주재 일본 대사관이 법안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대형 로펌을 동원, 총력 로비전을 전개한 가운데 의미가 더욱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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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 버지니아주 상원 압도적 통과
- (AP=연합뉴스)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하자 미소짓고 있다. 마스덴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의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31표, 반대 4, 기권 3표로 가결처리됐다.
이와 관련해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리치먼드에서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나 법안 통과를 저지해줄 것을 설득했다고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매콜리프 주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도널드 매키친 의원이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동해 병기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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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블랙 상원의원
-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과 함께 동해병기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블랙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오후 버지니아주 상원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된 뒤 한인단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 부쳐진 이 법안은 이날 찬성 31표, 반대 4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처리됐다. 2014.1.24 rhd@yna.co.kr
또 법안 표결에 앞선 토론과정에서 데이브 마스덴, 챕 피터슨, 재닛 하월 의원 등은 찬성의견을 개진했으나 매키친 의원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한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가 언급될 때는 '동해'도 함께 소개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는 지난 13일 소위와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2년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버지니아주 의회에 상정됐으나 상원 상임위 표결에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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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주 상원에서 '동해병기 법안' 가결이 선포되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한인 70여명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동해병기 법안의 상원 통과에 따라 최종 관문에 해당하는 하원이 조만간 심의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에도 상원에서 통과한 법안과 유사한 내용으로 팀 휴고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을 비롯해 의원 11명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그러나 버지니아주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과 달리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주미 일본 대사관이 총력 로비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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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美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법안' 주요 일지
-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했다. 버지니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낮 12시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어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찬성 31표, 반대 4, 기권 3표로 가결처리했다. yoon2@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하원은 내주부터 소위 심의에 들어가고 본회의 표결은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동해병기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한인단체인 사단법인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은 법안 통과뒤 기자들과 만나 "미주 한인 역사 111년 동안 한국 이슈가 법안으로 만들어져 의회를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특히 일본이 전문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법안을 막으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상대로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상원 통과가 매우 기쁘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며 "일본의 로비를 뚫고 하원까지 최종 통과시키려면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법안이 하원까지 통과하면 주지사 서명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2014-01-24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한때 日로비로 '부결' 소문돌기도…70여명 손에 땀쥐며 방청
"땅…땅…땅"
역사적인 동해병기 법안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상원을 통과하는 순간, 랄프 노덤 상원의장이 법안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힘차게 내리치자 방청석에 앉았던 한인 70여명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한복 차림으로 나온 고한식(82) 씨는 "평생의 한을 푼 듯한 느낌"이라며 연신 박수를 쳤다.
법안처리를 적극 지원해온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은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겼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린다 한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한인들이 일심단결해 염원해준 덕분에 큰일을 이뤄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 법안은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었다. 그럼에도 한인들이 이처럼 감격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일본의 막판 로비공작 때문이었다. 이날 오전 10시를 넘겨 버스를 타고 리치먼드에 도착한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본회의 시작에 앞서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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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 최초 발의한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
-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동해병기 법안을 최초 발의한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오후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표결에 부쳐진 이 법안은 이날 찬성 31표, 반대 4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처리됐다. 2014.1.24 rhd@yna.co.kr
민주당 원내대표인 도널드 매키친 의원이 동해병기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한다는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매키친 의원은 한인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당선된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의 최측근 인사여서 '우군'으로 분류된 인물이었다. 매콜리프 주지사는 지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동해병기 법안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약속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키친 의원이 느닷없이 수정안을 낸 것은 한인들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수정안의 내용은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기존 학습기준을 따르도록 한다는 것. 사실상 동해병기를 무산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순간 일본 측 로비가 작용했음을 직감했다.
이미 전날(22일)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가 매콜리프 주지사를 만났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었다. 한인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삽시간에 퍼졌다. 피터 김 회장은 기자들에게 "솔직히 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정대로 낮 12시를 약간 넘겨 본회의가 시작됐다. 이미 의장석에는 노란색 봉투의 수정안이 올라와 있었다. 순서대로 법안들이 통과됐고 이어 'S.B. 2'라는 번호가 붙은 동해병기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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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블랙 상원의원
-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데이브 마스덴 상원의원과 함께 동해병기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블랙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오후 버지니아주 상원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된 뒤 한인단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 부쳐진 이 법안은 이날 찬성 31표, 반대 4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처리됐다. 2014.1.24 rhd@yna.co.kr
매키친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수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자 법안을 발의한 데이브 마스덴 의원(민주), 리처드 블랙(공화), 챕 피터슨(민주), 재닛 하월(민주) 의원이 잇따라 일어나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수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마스덴 의원은 "일본해라는 이름을 바꾸자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논란이 되는 명칭을 제대로 가르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 의원은 "일본해라는 이름은 1929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한국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제 한국도 일본과 동등하게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위치에 와있다. 미국과 한국은 강력한 동맹 아니냐"고 반문했다.
피터슨 의원도 "이것은 역사적 맥락에서 봐야 할 사안"이라며 "논쟁이 있는 사안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는 게 왜 안될 일이냐"고 말했다. 하월 의원은 "학생들이 역사문제에 관심을 갖고 왜 논쟁이 되는지를 알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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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병기 법안 수정안 제출한 도널드 매키친 상원의원
-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동해병기 법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제출한 도널드 매키친 상원의원(민주당 원내대표)이 23일(현지시간) 오후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법안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그러나 표결에 부쳐진 이 법안은 이날 찬성 31표, 반대 4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처리됐다. 2014.1.24 rhd@yna.co.kr
그러자 매키친 의원이 다시 일어나 "일본해 단일표기가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병기 법안에는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자 다시 블랙 의원이 "학생들이 논란이 되는 명칭에 대해 양국의 주장을 모두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받아치며 잠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덤 의장은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고 그 결과 찬성 4명, 반대 33명으로 부결됐다. 이어 동해병기법 본안에 대해 표결이 시작됐다. 38명의 의원은 일제히 버튼을 눌렀고 전광판에 나타난 표결 결과는 압도적 찬성(31명)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일본계 유권자가 많은 지역구를 가진 민주당 의원 4명이었다.
법안이 통과된 이후 한인들은 이번 법안을 발의한 마스덴, 블랙 의원을 우르르 찾아가 "한국을 위해 위대한 일을 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일부는 얼싸안고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편 NHK와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상원의 동해병기 법안 통과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마스덴, 블랙 의원과 인터뷰를 시도하는 등 열띤 취재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2014-01-24 리치먼드<美 버지니아州>=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