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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

Smart Lee 2007. 11.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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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숙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고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등대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雜誌)의 표지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서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열정적 로맨티시즘을 남긴 요절시인
박인환 (朴寅煥1926.8.15-195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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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태어나 6·25와 분단 등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살아 온 시인이다. 그는 시인으로서 끝까지 갈망하던 사랑과 젊음 그리고 자유의 꿈을 끝내 실현하지 못하고 31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박인환은 광복과 함께 좌·우익 민족의 갈등과 절망을 허무로, 때로는 분노로 끌어안고 그 희망의 빛을 문학에서 찾고자 고뇌하고 갈등한 시인이다.


또한 당대 누구보다도 시의 사회성이나 역사적 문제를 자각한 시인이었으며, 사회와 역사의 모순과 갈등 그리고 부조리와 인간 모순에 대한 회의와 감성을 날카롭게 직시한 시인이다.

 

제국주의의 침탈에 신음하는 제3세계국가 민중들에게 분연히 일어나 항거할 것을 촉구하는 시(<인도네시아 인민들에게 주는 시>)를 쓰기도 했으며, 조국과 민족의 시대적인 아픔(<식민항의 밤>)과 동족상잔이 쓸고 간 폐허에서 슬픔과 절망을 노래한 시(<고향에 와서>)를 남겼으며,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생명력을 노래한 민족시인이기도 하다.

 

또 현대시의 토착화를 위해 고뇌한 시인이었으며 도시적·현대적 감수성의 시인이었는가 하면 전후의 황폐한 상황에서 조국과 민족, 개인적인 실존의식과 시대적 분위기를 날카롭게 포착한 모더니즘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서른 한 해의 짧은 생애를 통하여 한 권의 시집과 70여편의 시 그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난’ 것이 아니라, 민족상잔의 포연이 쓸고 간 폐허에서 아픔과 절망과 분노를 애증의 진한 빛깔로 그리고자 했으며, 젊은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사랑의 엘레지’를 남기고 간 것이다.


대표작으로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에 대하여

버지니아 울프 (Adeline Virginia Woolf)
소설가 
출생 - 사망 : 1882년 1월 25일 (영국) - 1941년 3월 28일
데뷔 :           1915년 소설 '출항'
경력 :           1905년 타임지 문예부록 기고

1882년 1월 빅토리아 시대의 문필가이자 역사가인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과 어머니 줄리아 사이에서 태어나다.
1895년 어머니를, 1904년 아버지를 잃은 후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다.
1904년 형제들과 블룸즈베리의 고든 스퀘어 46번지로 이사하다.
1907년 ''블룸즈베리 그룹''으로 불리는 화가 던칸 그란트, 소설가 포스터, 경제학자 케인즈 등과 모임을 가지다.
1912년 레너드 울프와 결혼하다. 레너드는 일생의 지적 동반자로서 버지니아가 작가적 역량을 발휘하도록 함께 1917년 호가스 출판사를 세운다.
1915년 소설 『출항』을 시작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하다.
1929년 『자신만의 방 A Room of one''s Own』을 출간하다.
1938년 『3기니 Three Guineas』를 출간하다.
1940년 마지막 소설 『막간』을 집필하다.
1941년 2차 세계대전 중 레너드에게 짐이 될 것을 우려하는 편지를 남기고, 서섹스에 있는 집 근처에서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다.
대표작으로는 『댈러웨이 부인』(1925),『등대로』(1927),『세월』(1937) 등이 있다.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을 가진 여성>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명명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그 형식의 독특함으로 인해 모호한, 부르조아 계층의 폐쇄적인 문학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영국 모더니스트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서, 조이스나 프루스트, 카프카와 비견되는 문학가로 위치되어야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모더니즘의 시대에 소설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요소들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진실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그가 보여준 ''의식의 흐름 기법''은 난삽한 기교라기 보다는, 인간 심리를 가장 깊은 곳까지 추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댈러웨이 부인』이나 『올란도』에서 보여주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서술 방식은 이러한 버지니아 울프의 정신을 즉, 모더니즘 운동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작품 못지 않게 독특했던 버지니아 울프의 개인사는 시대를 앞서 살았던 여성들의 고단함을 보여준다. 그의 개인적인 체험들은 그의 작품과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극심한 신경쇠약에 시달렸던 생애가 작품의 ''예민함''으로 반영된다면 그가 여성으로서 느꼈던 문제들은 페미니스트로서의 버지니아 울프로 나타난다.

버지니아 울프가 겪었던 ''길들여지기를 강요했던 교육''과 ''이복오빠에게서 느꼈던 육체적 모욕''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데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경험은 더 나아가 "왜 사람들은 여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왜 여성들은 남자들이 그들에게 나누어 준 일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낳는다.

스스로도 몸소 겪었던, 재능을 가진 여성들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수 없는 부조리에 대해 그는 발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페미니즘의 선구자로서의 그의 위치는 작가로서의 그의 위치만큼이나 중요하다.

버지니아 울프가 살던 시대는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낡은 유럽이 해체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사회형태가 붕괴되는 혼란의 시기였다.

우리는 이 시대를 버지니아가 ''섬세한 시선''으로 어떻게 잡아내고 있는지를 그의 작품에서, 강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작가로서는 새로운 모더니즘 실험의 선구자로, 페미니스트 사상에 있어서는 탁월한 예견자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런던에서 출생. 소설가이자 철학가, 비평가로 여성주의 문학의 선구자였다. <타임즈>지에 문예비평을 썼으며 학자 문인들을 모아 '블룸즈버리그룹'이라는 지적 집단을 만들기도 했다. 처녀작 <출항>을 비롯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등대로><올랜도><세월>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으나, 어릴적부터 앓던 신경증의 재발로 인해 1941년 3월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은채 우즈강에 투신 자살하였다.

열세살이 되던 1895년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처음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후 1941년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워 넣고 우즈강에 투신 자살하기까지 수 차례의 정신질환과 자살기도를 경험한 버지니어 울프.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서 뛰어난 작품 세계를 일궈 놓은 선구적 페미니스트.1907년 블룸스베리 그룹을 형성하여 화가 던칸 그란트, 경제학자 케인즈, 소설가 E.M.포스터, 후에 남편이 될 레너드 울프 등과 문화와 사회에 대한 폭넓은 주제로 모임을 가지면서 울프는 세계 현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지성인으로 떠오른다. 1915년 처녀작 <출항> 간행 이후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세월>과 페미니즘 비평서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출간했으며 많은 평론과 에세이, 작가의 내면 풍경으로 솔직하게 풀어 놓은 여러 권의 일기를 남겼다.

울프는 그 동안 남성 작가들이 전통적으로 구사해 온 소설작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남성과 여성의 이분된 질서를 뛰어넘어 단순히 여성 해방의 차원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인간 해방의 깊은 문학을 지향한다.아울러 이성적 언어 이전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서 울프는 죽음의 문제만큼이나 삶의 심연을 천착하면서 깊고 다양한 문학 세계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