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는 일찌기 현대문명의 7가지 질병이라는 탁월한 지적을 하였는 데 필자는 직장인, 생활인을 위한 지혜(2007.10.23)에서 "사회를 병들게 하는 7가지 병"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으나, 여기 저명하신 철학박사 안병욱 (安秉煜) 교수님의 명쾌하시고 해박하신 "현대문명의 7대질병"이라는 글을 다시 한 번 올려서 "원칙(原則)과 정도(正道), 정신적가치가 경시되고, 권모술수와 배금주의가 판치는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큰 가르침으로 삼고자 부족한 사람이지만 이 글을 인용하여 올립니다.
현대문명의 7대질병 안병욱(安秉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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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도덕(道德)이 없는 상업(commerce without morality)을 도덕이 있는 상업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대문명의 7대질병의 둘째는 도덕(道德)이 없는 상업이다.
生財有大道(大學 傳十章)
재산을 모으는데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대도(大道)가 있고 커다란 원칙(原則)이 있다. 유교(儒敎)
의 고전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명언이다. 도덕(道德)이 없는 장사, 도덕(道德)을 무시하고,
도덕을 망각한 상업은 조만간 반드시 쇠잔하고 패망한다. 이것은 우리가 수 없이 목격하는 엄연한
사회적 현실이다. 도덕을 무시한 개인이 성공하고, 도덕을 망각한 가정이 행복하고, 도덕을 유린한
기업이 번성하고, 도덕이 땅에 떨어진 국가가 발전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그것은 밥 안 먹고
배불러 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도덕(道德)은 인생의 대본(大本)이요, 만물의 근본원리요, 존재의 대원칙이요, 섭리의 근간이다. 도덕(道德)이란 말은 도(道)와 덕(德)이 결합한 말이다. 도(道)는 무엇이고, 덕(德)은 무엇인가. 도(道)는 길이다. 만물유도(萬物有道).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저마다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있다.
오행오도(吾行吾道).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여행여도(汝行汝道). 너는 너의 길을 가야한다. 인생은
going my way다.
달은 달이 가는 길이 있고, 지구는 지구가 가는 길이 있다. 왕(王)은 왕(王)이 가는 길이 있다. 그것이 왕도(王道)다. 신하(臣下)는 산하가 가는 길이 있다. 그것이 신도(臣道)다. 선비는 선비가 가는 길이 있다.
그것이 사도(士道)다. 무사(武士)는 무사가 가는 길이 있다. 그것이 무사도(武士道)다. 신사는 신사도
(紳士道)가 있고, 숙녀(淑女)는 숙녀도(淑女道)가 있다.
자동차(自動車)는 차도(車道)를 가야하고, 기차는 철도로 가야한다. 사람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야할 길이 있다. 그것이 인도(人道)다. 생즉도(生卽道). 산다는 것은 저마다 자기가 가야할 길을 가는 것이다.
한국은 한국이 가야할 나라의 큰 길이 있다.
덕(德)이란 무엇이냐.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는 힘이다. 덕즉력(德卽力)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지즉결(知卽力)이다. Knowledge is power. 라틴말의 원문은 Scientia est potentia다. 17세기의
영국의 유명한 경험론(經驗論)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갈파한 말이다.
지(知)의 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덕(德)의 힘이다. Virtue is power다. 덕(德)의 힘은 우리는 인격(人格)의 힘이라고 한다. 아들이 아들 노릇을 잘하고 자식이 자식 구실을 바로
하려면 덕(德)과 인격(人格)이 있어야 한다.
아는 것, 지(知)도 중요하지만 행하는 것, 행(行)과 덕(德)은 더 중요하다. 행(行)은 상형문자 (象形文字)다. 행(行)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상형(象形)한 것이다. 말만 많이 하고 행하지
않는 것을 nato라고 한다. no action talk only다. 그것은 의미가 없다. 지행일치(知行一致), 언행
일치(言行一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것은 정말 아는 것이 아니다. 중국 명(明)라의 대유(大儒) 왕양명(王陽明)의 말처럼 지행합일(知行合一)할 때 참으로 아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은 지(知)의 인(人)은 많아도
행(行)의 인(人)은 드물다.이론이성(理論理性)보다도 실청이성(實踐理性)이 더 중요하다. 말만 많이
하고 실천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빈약한 것이 한국 지성인의 큰 결점이다.
도(道)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요, 덕(德)은 우리가 갈 수 있는 힘이다. 길과 힘이 도덕(道德)의 핵심이다. 우리는 부단히 덕(德)을 갈고 닦고 강화해야 한다. 그것을 수양(修養)이라고 하고 또 수도(修道)라고 한다. 인간은 부지런히 수양(修養)을 쌓아야만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참된 힘이 생긴다.
상업(商業)이란 무엇이냐. 상품을 매매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행위다. 돈을 모으는 것이
상업의 목적이다. 돈을 벌려면 장사를 해야한다. 월급쟁이가 되면 생활은 할 수 있어도 큰돈을
벌 수는 없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부를 축적하기 위하여 상업에 투신한다.
상업(商業)을 하려면 상재(商才)가 있어야 하고 상혼(商魂)이 투철해야 한다. 상행위 상거래가 벌어지는 장소가 시장(市場)이다. 시장은 자유경쟁과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치열한 활동무대요, 왕성한
경쟁력이 불꽃을 튀는 동분서주의 세계다.
시장만큼 활기가 넘치고 의욕과 경쟁이 강열한 생(生)의 현장이 없다. 세상에 상인(商人)처럼 부지런하고 민첩하고 생활력이 강하고 目목적의식이 뚜렷한 사람이 없다.나는 시장 구경을 무척 좋아한다. 나는 시장에서 삶의 가장 강열한 맥박을 느낀다. 옛날에는 돈을 벌기 위하여 시장에서 서로 거짓말과 속임수와 부정과 싸움과 협잡과 부패와 뇌물이 오락가락하였다. 그러나 시대는 크게 달라졌다.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좁은 국내시장이 광대한 국제
시장으로 바뀌었고, 커다란 다국적 기업이 생겼고, 전세계가 하나의 거대하고 자유로운 시장이 되었다.
참으로 큰 변화다. 지금 우리는 200여개의 나라가 상호경쟁하고 상호협동하는 태평양 시대와 지구촌 세계와 정보기술 산업사회 속에서 분망하게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격변
격동하는 환경에 적응을 못하면 역사의 낙오자가 되고 사회의 패배자로 전락한다.
우리는 살기 위하여 적극적인 적응력과 왕성한 경쟁력과 견고한 협동력과 두터운 공신력과 발랄한 창의력을 갖추어야 한다. 오늘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에서가장 강한 힘을 가진 것이 둘 있다. 하나는 국가의 권력이요, 또 하나는 돈이다.
돈의 놀라운 위력을 표현한 말을 몇 개만 소개해 보기로 한다.
신(神)은 천상(天上)을 지배하고, 돈은 지상(地上)을 지배한다.
돈은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돈은 제2의 혈액이다. 돈은 무슨 일이나 할 수 있다. 돈이 앞장을 서면 모든 문이 다 열린다. 돈은 놀라운 구매력을 갖는다. 황금은 만능이다. 돈은 제왕이다. 인간은 돈의 바다에 빠진다. 황금은 흑사심(黑士心)이다. 돈은 선비의 마음을 시커멓게 만든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두가지의 결핍에서 온다. 하나는 돈의 결핍이요,
또 하나는 사랑의 결핍이다.
돈의 위력을 갈파한 명언들이다.
우리는 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수전노가 되지 않아야 한다.
돈은 인간의 생활의 수단이지, 결코 생활의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돈의 종이 되지 말고,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돈은 만악(萬惡)의 근본이다.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s라고 옛사람은 말했다. 도덕(道德)과
양심(良心)은 추모(秋毫)도 없고 돈만 있고 돈 밖에 모르면 인간은 추잡한 동물적 욕망과 본능의
포로가 되어 고대의 폭군처럼 주색잡기의 노예가 되고 주지육림 속에 빠져버린다. 돈의 노예가
된 인간은 오만불손 자존망대(自尊妄大)하여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패륜아(悖倫兒)로 전락한다.
그는 인비인(人非人)이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도덕(道德)과 양심(良心)을 망각한
해악처럼 악하고 무서운 것이 없다.
대학(大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大學 傳十章)
무엇이 인생의 근본이냐. 덕(德)이 인생의 근본이요, 재물(財物)은 인생의 말본(末本)이다.
인간이 본말(本末)을 전도하여 근본인 덕(德)을 등한히 하고, 말단(末端)인 재물(財物)을
애지중지(愛之重之)하면 이(利)를 위한 추잡한 싸움이 벌어지고 만다.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이다. 세계는 하나의 크고 넓고 자유로운 시장사회가 되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오늘의 상업인들은 이 새로운 기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올바른 상업윤리와 새로운 덕목(德目)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나는 다섯 가지의 덕목(德目)을 강조한다. 첫째는 신용(信用)이다. 우리는 신용사회의 신용인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모랄에너지(moral energy)다. 베를린대학의 유명한 역사학 교수인 랑케의 명언이다.
신용은 인간관계의 기본윤리다. 공자(孔子)가 갈파한 인생의 명언인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우리는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이 신용을 상실하면 설 땅이 없다. 신용은 기업의 생명이다.
한국의 기업이 고도의 신용을 획득할 때 우리의 상업은 크게 발전한다.
둘째는 공정(公正)이다. 우리는 공종사회(公正社會)의 공정인(公正人)이 되어야 한다. 정(正)은
인간이 서야 할 자리요, 의(義)는 사람이 가야할 길이다. 백범(白凡) 선생은 “양심혁명(良心革命)”
과 “신의확수(信義確守)”를 역설했다. 한국인의 말을 믿을 수 있고, 상품을 믿을 수 있고, 기술을
믿을 수 있고, 회사를 믿을 수 있다. 전세계가 한국을 신용할 때 우리는 대성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친절(親切)의 덕목이다. “춘풍접인(春風接人) 화기만면(和氣滿面)” 사람을 대할 때 봄바람
처럼 훈훈하고, 얼굴에서는 따뜻한 화기(和氣)가 넘쳐야 한다. 암냉인(暗冷人)이 되지 말고 명온인
(明溫人)이 되어라. 밝고 따뜻한 한국인, 우리는 그러한 인상을 전세계인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넷째는 봉사(奉仕)다. 자동차왕 헨리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봉사를 주로 삼는 기업은 번영하고
이득을 주로 하는 사업은 쇠퇴한다.” 돈을 벌겠다는 영리의 정신보다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봉사의 정신으로 기업을 하면 우리는 큰 번영을 누리게 된다.
끝으로 투철한 장인정신(匠人精神)을 가지고 자기의 직업에 심혈(心血)을 기울이고 정혼(精魂)을 경주(傾注)하면 반드시 대성(大成)할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간절한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
진다. 자기의 직업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뜨거운 헌신적 자세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이것이 대업성취(大業成就)의 근본원리(根本原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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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대학교 명예문학박사(1985)
▲ 숭실대학교 명예박사(1998)
▲ 사상계 주간(1958)
▲ 숭전대(현 숭실대) 철학과 교수(1959-85)
▲ 美 죠지아주 메이컨의 Mercer University 교환교수(1961)
▲ 흥사단 이사(1965)
▲ 숭실대 인문과학연구소 소장(1975-82)
▲ 흥사단공의회 회장(1983)
▲ 흥사단 이사장(1987-90)
▲ 도산아카데미연구원 고문(1989)
▲ 한국NGO지도자총연합 고문(2000-현)
<상훈> 국민훈장 모란장, 도산인상, 숭실인상
<저서> 철학노우트, 아름다운 창조, 새한국인의 사명, 논어 인생론, 나를 위한 인생 12장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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