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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산업의 가치와 중요성

Smart Lee 2008. 3. 7. 02:19

 

 

 

                                                   

                                                             문화콘텐츠산업의 가치와 중요성

 

 

디즈니를 알지 못하고 자란 우리나라 어린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 테마파크, 공연물은 방송, 장난감 가게, 책방, 테마파크 등 주위에 항상 노출되어 있어 우리 어린이에게 친숙하다. 디즈니 콘텐츠를 보면서 어린이들은 미국에 대해 동경심을 가지고 어린시절 미래의 꿈을 키워나간다. 이와 같이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고, 꿈을 주는 상품이다. 그래서 문화콘텐츠는 흔히 마음을 움직이는 상품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제품의 가치는 편리성이나 기능성 등에 의해 평가되지만 콘텐츠상품은 감동에 의해 평가되는 감성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감동을 받으면 그 상품에 대해 열정적 애착을 가지고, 자신의 일부로 여기는 감정이입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따라서 콘텐츠는 다른 상품과는 달리 숫자로 나타난 매출액 이상의 효과, 즉 콘텐츠를 생산하는 국가에 대한 사랑과 방문 욕구, 콘텐츠에 등장하는 연예인이나 캐릭터의 선호 등 경제이외의 효과가 매우 크다. 한류를 통해 많은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 물론 다른 제품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만, 콘텐츠 산업은 감성재이기 때문에 이런 특징이 더욱 강하다.

 

콘텐츠는 상품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은 30조원이상의 시장규모와 매년 10%내외의 성장을 보이는 고성장산업이고 미래 유망산업이다. 세계시장도 2006년 1조 4천억 달러에 이르고 2010년까지 매년 7~8%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같이 빠른 성장은 첫째, 소득이 증가하여 여가와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 문화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둘째는 기술발전에 따른 신규 미디어 및 플랫폼의 등장으로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 수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만 증가한다고 국내산업이 발전할 수는 없다.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우리의 산업경쟁력이 높지 않으면 외국의 콘텐츠가 국내시장을 잠식할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의 콘텐츠 경쟁력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90년대까지 국내 영화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던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2006년에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60%이상까지 상승했고, 온라인 게임은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한 높은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한류확산은 우리 콘텐츠의 높은 글로벌 위상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콘텐츠산업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산업의 발전전망을 점칠 수 있는 선행지표 중의 하나는 기업, 소비자, 학생들의 관심도이다. 대학 학과의 인기도는 그 산업의 미래발전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향후 그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 예상해서 관련학과를 선택하고, 우수한 졸업생들이 그 산업에서 활약하기 때문이다. 60년대 섬유공학과의 인기에 힘입어 섬유산업이 크게 발전했고, 화공과의 인기로 화학산업이 터를 잡았으며, 전자공학과, 반도체학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학과중의 하나가 바로 콘텐츠관련학과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수한 콘텐츠 인력의 배출은 산업발전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관심도 많다. 기존 산업이 성숙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수종사업 중의 하나로 콘텐츠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 크게 늘어났다. 기존기업들도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통신기업 등 많은 기업들이 콘텐츠 부문에 진입하고 있다. 이와같이 성장가능성이 높은 콘텐츠 산업에 자금과 인력이 투자된다면 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은 버블을 낳게 한다. 작은 국내 시장수요에 투입이 크게 증가한다면 자칫 공급과잉이라는 버블 트랩에 빠질 우려가 있다. 과거 네덜란드에서의 튤립버블, 2000년대초 인터넷버블 등이 바로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관계에서 나타난 것이다. 사실 콘텐츠산업의 국내시장은 전세계시장의 1.5%로 미국 40%, 일본 10%에 비해서 매우 적다. 미국과 일본은 규모의 경제로 자체의 시장만으로도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국내시장은 경제규모달성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은 제조업에서 그러했듯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해외시장의 진출은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만 가능하다. 즉, 경쟁우위가 없다면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콘텐츠산업의 경쟁우위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의 콘텐츠기업은 해외 메이저와 규모 및 해외진출국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는 디즈니나 타임워너, 바이어컴과 같은 메이저기업이 있고, 유럽에는 베텔스만, 비방디, 일본에는 소니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이러한 글로벌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기업도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무엇보다 필요한 실정이다.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몸집도 키워야 하겠지만 경쟁우위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아시아 시장용으로 우리문화를 서양문화에 접목한 경쟁우위의 콘텐츠를 만들어 소강상태에 빠져있는 한류의 불을 다시 지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곤충을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항상 한발 앞서는 우리나라 국민성의 특성을 살려 다른 나라보다 먼저 인프라 도입에 따른 신규콘텐츠 개척도 필요하리라 본다. 방송통신융합, 유비쿼터스 시대의 빠른 환경변화에서는 더욱 이러한 선점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07-05-08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고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