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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회담, " 협력하면 역할 키울수 있어"

Smart Lee 2008. 9. 30. 18:52

                    한.러 정상회담, "협력하면 역할 키울수 있어"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29일 정오(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내 녹실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장인 녹실의 왼편에 있는 홍실에서 시간에 맞춰 입장했으며,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반대편 캐서린 홀에서 나왔다.

양 정상은 눈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한 뒤 작은 원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존경하는 이 대통령을 지난번 8개국 정상회담에서 만나고 오늘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면서 "금융,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오늘 회담이 잘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뗀 뒤 "오늘 회담을 계기로 한.러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취임 때 전화로 축하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G8(선진8개국) 정상회담에서 한번 만났고 약속대로 모스크바에 오게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 미국 금융을 시작으로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러시아는 최근 10년 간 고도성장을 한 유일한 국가"라며 "지도층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며 그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하면 우리가 여러가지 사업을 할 수 있고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기가 있을 때 러시아와 한국이 금융 등을 협력하면 나름대로 우리 역할을 키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좋은 분위기 속에서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러시아 3개 방송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재구성한 `권력의 포뮬러'라는 제목의 30분짜리 DVD를 선물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연 뒤 협정서명식에 참석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회담 일정을 마감했다.

이날 양 정상의 단독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20여분이나 길어지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긴밀한 대화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정상은 최근 `미국발(發) 금융쇼크' 등 국제 경제상황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이 체결한 천연가스 도입 양해각서와 관련해 북한의 가스배관 경유 문제에 대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성의있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천연가스 도입 사업에 대해 관련 지도까지 동원해 약 30분을 할애하면서 "(가스관이) 철로를 따라 이어지면 비용이 상당히 절약된다"고 설명하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아주 흥미롭다"면서 북한을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회담중 "효율적 물류수송을 위해 전용항구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 건설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부지를 공급해 주면 우리가 민간 차원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내놨으며,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관계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어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내일은 한.러 수교가 만 18년 되는 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를 하루 앞두고 우리 일행이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한단계 높이기로 논의하는 만남을 갖게 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는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아시아와 접해있고 대한민국과는 국경을 함께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보다더 아시아와 관련한 공동 번영과 평화유지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 양국간 협력은 북한에 경제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동북아 평화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 정상은 나란히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입장, 5건의 협정서명식을 지켜본 뒤 회담 성과를 설명했다. 양 정상은 자리에 앉은 채 차례로 회담 내용을 전했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는 않았다.

특히 협정서명식에서는 양 정상이 서로에게 때때로 귀엣말을 주고 받으며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을 연출, 회담 분위기가 밝았음을 추측케 했다.

그러나 양 정상이 차례로 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통역 착오에 따른 해프닝도 벌어졌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 "우리는 남북간 정치, 경제, 인도적인 접촉이 계속됐으면 하고,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됐으면 한다"며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으로 통역되자 우리측 관계자들이 즉각 러시아 당국자를 상대로 진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에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은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면서 과거 여러가지 남북관계의 진전사항 가운데 최근의 것을 하나의 예를 든 것"이라며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기사입력 2008.09.29 18:59 | 최종수정 2008.09.30 연합뉴스 모스크바 황정욱/이승관 기자) 

 

                                  李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모스크바=연합뉴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우리를 초청해 주시고 한국 대표단을 환대해 주신 것을 대통령과 러시아 국민에게 감사를 드린다. 오늘 단독회담과 공동회담에서 양국 간 여러 문제를 서로 협의하면서 모든 것이 합의에 이르렀고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준비가 됐다는 걸 저희는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 양 정상은 한러관계 발전에 대한 미래 방향 또 북핵 등 한반도 문제, 실질적인 양국협력 강화,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해서 아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두 정상은 양국관계가 수교 18년 만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를 했다. 두 정상은 격상된 양국 관계 발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구체적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정상 간의 상호 방문, 외교당국 간 전략 대화 등 각급 채널 간 교류와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서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교육 및 투자 증대, 에너지 자원협력을 확대하는 문제, 우주과학기술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오늘 공동정상회담에서는 수산물에 대한 협력, 쿼터의 증가 등 양국 간 경제교류가 확대됨으로서의 전용 부두를 만드는 문제까지 서로 논의를 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한반도에 공급하고 한국의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해서 극동 러시아 항만 개발 등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앞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서 캄차카 해상 광구 공동개발과 우리 기업 간의 극동 시베리아 개발 참여를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 한러 수교 20주년이 되는 2010년을 각각 한국의 해와 러시아의 해로 지정해서 양국 국민 간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각종 문화행사를 함께하도록 했다.

두 정상은 북핵 불능화 역행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2011년 블라디보스토크 개최 에이펙 정상회의와 2014년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지하고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에 참여하도록 서로 의사를 교환했다.

우리 두 정상은 또 대량 파괴무기 확산과 여타 세계적 도전 요인들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국제무대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우리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서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많은 신뢰를 구축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면서 양국이 우리가 생각한 이상으로 빠르게 서로 관계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서로 양 정상은 의견을 같이했다.

앞으로 보다 더 구체적 상황을 위해 실무적인 회의를 통해서 빠른 시간 내에 오늘 논의된 실천 사항에 대한 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회의를 갖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된 것을 매우 뜻있게 생각하면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러시아 국민에게 감사한다.

(기사입력 2008.09.29 20:11 | 최종수정 2008.09.30 00:35 연합뉴스 모스크바) 

 

                          한ㆍ러 정상이 채택한 10개항 공동성명 내용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9일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러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포함한 1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정치 외교 안보 문화 협력 강화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 자원 등 경제협력안이 포함됐다.

다음은 공동성명 요약분.
1)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연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08년 9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러시아 연방을 공식 방문, 정상회담을 29일 개최했다.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건설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1990년 수교 이후 다방면에 걸친 양국 관계 발전을 평가하고,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 유익한 의견을 교환했다.

2) 양국 정상은 최근 수년간 한ㆍ러 관계가 다방면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해 온 데 대해 만족을 표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향후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3) 양측은 외교ㆍ안보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의채널로써 양국 외교당국간 제1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한ㆍ러 포럼 등 기존의 양자협의채널을 활성화하고 양국 국민간 상호이해 증진을 위해 문화, 학술, 청소년,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오는 2010년 한ㆍ러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추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다양한 문화 및 각종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해 양국 수교 20주년을 중대한 행사로 기념하기로 합의했다.

4) 양측은 인적 교류의 확대가 양국 국민간 상호 이해를 제고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사증 발급 간소화 등 관련 법적 기반을 개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2005년 11월 19일 체결한 '대한민국과 러시아 연방간의 경제ㆍ통상 협력을 위한 행동계획'이 그동안 성실히 이행돼 많은 성과를 거두었음에 만족을 표했다. 한국측은 러시아의 WTO 가입 희망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러시아측은 연방특별프로그램인 '1996~2005년 및 2013년까지의 극동ㆍ시베리아 경제ㆍ사회 개발 프로그램'을 감안해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협력을 증진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의 의사를 평가했다. 양측은 이를 위해 공동문서 작성 준비를 포함해 필요한 제반사항을 한ㆍ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5) 양측은 가장 중요한 양국 경제협력 대상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측은 러시아와 한국 및 제3국에서 에너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지지했다. 양측은 서캄차카 해상광구 등 러시아 연방 내 해상광구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러시아는 한국측이 지하자원에 대한 공개경쟁 및 입찰에 참가하고, 석유ㆍ가스화학 단지 건설 및 러시아 극동지역 액화가스 기지 건설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를 환영했다.

양측은 광물자원 조사, 합리적 이용 및 개발 분야의 구체적 사업 실현을 위해 한ㆍ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 차원에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6) 양측은 나노기술, 정보화, 원자력에너지, 우주개발 등 첨단기술 분야와 극지 연구 등 기타 과학ㆍ기술 분야에서의 협력강화 및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을 희망했다.

양측은 한국의 소형위성발사체(KSLV-1) 개발을 포함해 양국간 우주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군 인사교류, 군사기술 등 국방분야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과학기술 분야 협력에 있어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시행약정 체결을 위해 지속적인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

7) 양측은 국제정세를 면밀히 논의하고, 지역 및 국제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아태지역의 평화, 안보 및 발전을 위한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지역기구의 틀 내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8) 양측은 유엔헌장을 포함한 국제법 기본원칙의 준수, 국제문제에서 유엔의 역할 강화, 범세계적 이슈 해결을 위한 협력제고 등 다자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유엔을 포함한 다자기구와 포럼에서 양국 관심 분야에 대한 긴밀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범세계적인 도전과 위협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유엔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유엔의 민주성, 투명성, 책임성,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회원국의 광범위한 합의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특히 국제테러리즘, 초국경 조직범죄, 인구불균형 등 안보와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제사회 공동의 단합된 노력이 필 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9) 양측은 그루지야 사태 관련한 최근 상황에 대해 각각 우려를 표명하고, 동 문제가 지역 안정과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6자회담 틀내에서의 협의와 협력을 강화해 9ㆍ19 공동성명의 목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측은 6자회담에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상생ㆍ공영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러시아측에 설명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및 협력을 지지함을 확인하고, 이것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10) 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토록 초청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감사히 수락했다.

(2008.09.29 19:41 헤럴드경제 김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