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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힘이 강한 조직 만들기

Smart Lee 2010. 11. 6. 10:40

생각의 힘이 강한 조직 만들기

 

최근 현대인들의 생각의 힘이 약해져 지식이 도태되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증대되면서 ‘알고 있는 것’보다는 ‘생각하는 능력’이 성과 창출의 중요한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구성원들의 생각 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깊게 고민해보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고, 생각이 있어도 이를 자신있게 말하고 서로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분위기가 아닌 탓도 있다. 또한 생각을 하더라도 본인의 업무 영역 안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으로의 확장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는 것처럼 생각의 능력도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 조직의 생각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살펴본다. 
  
< 목 차 > 
  
Ⅰ. 생각의 힘, 왜 중요한가? 
Ⅱ. 생각의 힘이 약한 조직 
Ⅲ. 생각의 힘이 강한 조직 만들기
 
  
최근 교육계에서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이 부각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사회 속에서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속에서 기업 구성원들도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업무에 몰입하고 스스로 일을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업무 관행을 보면, 주로 리더가 일을 시키면 구성원들이 시키는 일을 정리해서 보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리더가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어 왔다. 즉, 구성원들은 시키는 일을 충실히 수행하기만 하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소수의 리더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업무 형태에 익숙하다 보니 보고 받는 리더가 ‘그래, 당신 생각은 무엇이오?’라고 묻기라도 한다면, 보고자는 당황하게 되거나 생각을 말해도 될까 싶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는 그의 저서를 통해 ‘일본에는 ‘생각없는 인간’이 놀랄만큼 증가하였고 그 결과 집단으로서의 일본인의 지능은 현저히 떨어졌다’고 걱정했다. 이는 결국 지식의 쇠퇴와 국가 경쟁력의 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기업 구성원들의 생각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각의 힘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살펴본다. 
  
 
I. 생각의 힘, 왜 중요한가? 
  
 
‘리더가 제일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으니 리더가 잘 생각하고 의사결정하면 되지’, ‘모든 구성원들이 다 생각을 해야 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 아냐?’ 등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의 힘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생각 파워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위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군대 조직에서 모든 군인들이 생각이 많아 리더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따르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경쟁이 치열한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는 대부분의 회사의 경우, 그들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생각의 힘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생각의 힘이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의 힘은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의 밑바탕이 된다 
 
첫째, 생각의 힘은 조직 내 창의적 아이디어가 활발히 창출되도록 한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런데 창의성은 어느날 문득 섬광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생각해야만 나타난다. 또한 창의성은 개인보다는 집단의 생각이 모일 때 더 잘 발휘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적 결과물 창출을 위해서는 개인들의 생각의 힘이 강해야 한다. 실제로 Group Genius의 저자인 키스 소여(Keith Sawyer)는 ‘창의성은 천재적인 개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협력을 통해 나타난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생각 능력이 강한 기업일수록 그 조직의 생각의 힘도 질적으로 높아져 창의성에 기반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둘째, 생각의 힘은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근 기존 지식과 경험이 진부화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두력’의 저자인 호소야 이사오는 리더는 지식력, 지두력(地頭力), 개인감성력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지식력은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기억하는 능력이고, 지두력은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과거에는 지식과 경험이 중요한 성과 창출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었고, 리더는 자신이 보유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지식력만 있어도 리더로서의 자질이 충분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지식의 진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또 지식이나 정보도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게다가 복잡성이 증대되면서 경영의 주요 법칙들이 깨지는 등 과거의 경험과 다른 패턴이 적용되는 현상들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는 ‘알고 있는 것’보다는 ‘생각하는 능력’이 성과 창출의 주요 역량으로 부각된다. 아무리 똑똑한 리더라 하더라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보다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생각들이 더 좋은 의사결정의 토대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구성원의 주인의식을 강화시킨다 
 
셋째, 생각의 힘은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강화시킨다.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능동성, 주인의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고객,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에 발빠르게 움직이려면 구성원들이 제 영역에서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단지 조직 내 하나의 부품처럼 인식되어 리더가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는 피동적 성실성만으로는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생각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여 좋은 대안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Ⅱ. 생각의 힘이 약한 조직 
  
 
이처럼 조직의 생각의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생각의 힘이 강한 조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듯 하다. 조직의 생각의 힘이 강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1. 기본적인 생각 능력 부족… ‘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조직의 생각의 힘이 약한 이유는 우선 구성원들의 생각 능력이 부족하다는 원인을 들 수 있다. 이는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받지 못했거나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학교에서 생각을 말하는 토론식 수업보다는 주로 듣기에 치중하는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거나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암기에 익숙한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진 지식 습득에는 익숙하지만,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될까?’에 대해 고민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생각 능력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막대한 정보와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심지어는 논문도 인터넷의 정보를 복사하여 붙여(copy & paste) 사용하는 ‘카피페족’이 늘고 있어 현대인의 사고 능력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업에 입사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입사 후 선배사원이나 리더가 시키는 일을 그들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서 정리하는 역할에 익숙하다. 상사에게 어떤 사안에 대해 보고를 하더라도 지식과 정보에 기반하여 장단점, 시장 동향 등을 정리하여 말하는데 그치지, ‘그래서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라며 실무자로서의 최종적인 생각을 제시하는 데는 익숙치 않다. 으레 의사결정은 리더의 몫이므로 실무자라 하더라도 개인 생각을 피력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논리적/분석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받은 경험도 없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다 보니 개인의 생각의 힘이 퇴화되고 결국 기존 선배들의 경험과 의사결정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무를 답습하는 형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생각을 말하지 않는 환경… 생각을 말했다가 혼난다! 
 
조직의 생각의 힘이 약한 두번째 이유는 조직 내에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의 머리 속에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고 있어도 정작 이를 표출하지 않는다면, 이는 조직 차원에서 생각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개인의 생각이 전혀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생각해 봤자’라는 무기력감을 학습하게 되어 점점 생각조차 안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은 왜 생각을 표출하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부족을 들 수 있다. 구성원들이 생각을 표출했지만 리더가 곧바로 ‘너는 그것밖에 생각을 못해?’, ‘시키는 대로 해!’, 또는 ‘그건 아니지!’ 등으로 피드백을 할 경우 구성원들은 감정적으로 위축될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지 않게 된다. 또한 리더가 ‘우리 때는 이렇게 했어.’, ‘이렇게 하는 게 맞아’라며 자기 논리를 고집하게 되면, 구성원들은 리더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리더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리더가 무심코 던지는 말이 구성원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것이다('Business Insight 1017호' ‘조직 내 침묵 현상’ 참조). 그런데 이처럼 구성원들이 침묵하게 되면,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이 공유되지 않고 리더나 소수의 빅마우스 중심으로 조직의 생각이 형성되기 때문에 조직 차원의 생각의 창의적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결국 한계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3. 생각이 정체되는 분위기… 자기 분야만 골몰 
 
조직의 생각의 힘이 약한 세번째 원인은 생각을 확장시키는 힘이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최근과 같이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생각,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낼 수 있는 생각들이 필요하다. 조직은 항상 ‘뭐 새로운 생각없어?’라고 갈망하지만 정작 그렇게 경쟁력 있는 새로운 생각은 잘 창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주위밖에 보지 않는 좁은 시야 때문에 사고의 정지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기업 내 구성원들의 업무 형태를 보면 대개의 구성원들은 관련 업무 영역 내에서,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전혀 다른 지식 기반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기회도 부족하거니와 그런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비슷한 지식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게 되면 동질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생각이 확장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새로운 생각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태도도 생각의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새로운 생각은 첫 시도라는 점에서 실패의 가능성을 안기 마련이다. 그런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면 기존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각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결국 조직은 창조적이고 확장된 사고를 하기보다 틀에 박힌 사고에 갇혀 의사결정을 하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Ⅲ. 생각의 힘이 강한 조직 만들기 
  
 
생각의 힘, 개발될 수 있다! 
 
‘전세계 사람들은 하루에 몇 판의 피자를 먹을까?’, ‘골프공에는 몇 개의 구멍이 있을까?’, ‘후지산을 어떻게 옮길까?’ 다소 황당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한 주요 회사들이 최근 면접에서 많이 사용하는 질문들이다. 이처럼 단번에 파악하기 어렵고 어떤 의미에서 다소 황당한 수량에 대해 추정 논법을 사용해 단시간에 대략적인 개수를 산출하는 방법을 페르미 추정이라고 한다. 페르미 추정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회사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잘 대답하느냐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던져진 정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 그 자리에서 얼마나 잘 생각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페르미 추정을 면접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런 페르미 추정도 반복적 연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생각의 힘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개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들을 독려하여 조직의 생각의 힘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1. 기본적인 생각 능력을 키우기 
 
조직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 체력인 생각하는 방법부터 학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다음 2가지를 실천해볼 필요가 있다. 
 
● 끊임없이 질문하기 
 
우선 리더가 구성원들의 생각을 자극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업무의 방향을 지시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제시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에게 생각할 문제를 던져줘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을 촉진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왜’에 초점을 맞춰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혹여 구성원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은 아니야’라고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보다 ‘왜 그럴까?’,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식으로 구성원들의 생각을 유도해서 스스로 올바른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실제로 GE의 리더들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구성원들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집단 지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가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구성원들을 자극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앤드류 하게이든의 연구 결과를 보면 IDEO나 보잉 등 혁신적 기업의 리더들은 구성원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보다 간접적으로 말하거나 질문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기다리기 
 
둘째로 리더는 구성원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정 업무의 결과가 빨리 도출되었다는 것은 빠른 속도로 일처리를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생각할만한 꺼리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과거 경험이나 기존 방법/관행을 토대로 하면 사실 그리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일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생각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심사숙고 해야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단계로 정리가 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시 다듬고 개발하려면 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빠른 성과가 창출되어야 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가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생각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리더가 생각의 시간을 기다려줘야 한다. 혁신적 발명품을 개발한 AT&T의 벨연구소는 ‘위대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공식적인 기업 철학을 갖고 구성원들에게 성과를 독촉하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면 생각이 정지되거나 확장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구성원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2. 생각의 자유로운 소통 
 
조직의 생각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두번째는 생각이 소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의 세심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즉, 생각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리더에게 섬세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발언 기회에 대한 배려 등의 세심함이 필요하다.  
 
● 리더의 세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생각이 소통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세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하다. 우선, 회의 시 리더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구성원들이 받아 적는 방식은 생각의 일방적 전달이지 생각과 생각간의 소통이 일어난다고 할 수 없다. 생각의 소통이 자유롭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리더가 말하기보다 주로 듣는 역할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회의 참석자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발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리더도 함께 논의에 참여하여 구성원들의 생각을 계속 자극시켜야 한다. 이때 리더가 가르치려고 한다든지, 윗사람으로서 지적하고 비판하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된다. 리더가 반론을 제기하면 구성원들은 자기 주장을 펼치기보다 ‘내가 틀렸나?’라고 생각하고 한발 물러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몰라서’ 또는 ‘궁금해서’ 질문을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리더가 주의해야 할 점은 그 자리에서 특정 아이디어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틀렸다’, ‘아니다’라는 판단을 하는 순간 구성원들은 위축되고 생각의 틀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다. 3M은 리더들에게 회의 문화 시 리더가 해서는 안될 말 등을 정리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그림> 참조).  
 
● 구성원의 성격까지 파악한 발언 기회 제공 
 
또 한가지 리더의 세심함이 필요한 부분은 회의나 토론 시 구성원 개인의 성격에 따라 발언 기회나 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중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말을 안한다고 생각이 없거나 생각의 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말을 아끼는 신중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남의 의견을 쉽게 비판하거나 목소리가 큰 빅마우스에 의해 아이디어가 전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생각을 고르게 들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발언 기회를 고르게 제공했는지를 확인하고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더라도 일단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서로의 생각을 비판하지 않도록 리더가 잘 중재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3. 생각 확장하기 
 
건축가 믹피어스(Mick Pearce)는 최고 기온 38도, 최저 기온 5도를 오르내리는 호주 멜버른에 에어컨이 없는 건물을 설계하여 가장 창의적이고 친환경적인 건축가로 손꼽히고 있다. 멜버른 제2청사인 이 건물은 에어컨이 없어도 실내 온도는 24도를 유지하고, 같은 규모의 건물에 비해 냉방용 전력이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많은 건축가들이 이런 획기적인 건축물 설계를 꿈꾸며 과학적으로 고민하지만 믹피어스는 건축과 전혀 다른 분야인 자연이나 생태학 등을 공부하면서 건축의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이 건물도 흰개미집의 원리와 인간이 피부를 이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건축 분야 내에서의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연결하는 생각의 다각화가 있었기에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 집단 지성 창출 환경 구축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에서 생각의 다각화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공존해야 하고 그 안에서 집단 지성이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업무나 부서별로 장벽이 있던 환경이나 문화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 등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공통된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타 분야의 지식을 소스로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 글라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식 중개인 역할을 하도록 임명된 경영자들을 계열사나 다른 근무지에 교차 발령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독일 지멘스의 경영자들은 재무와 마케팅처럼 전혀 다른 종류의 업무를 수행해보도록 순환배치 된다. 이를 통해 경영진부터 생각을 확장하고 다양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은 전공과 관계없이 컨설턴트를 뽑기도 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경영학이라는 관점에서 보지만 음악, 공학, 교육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더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기존 논리 깨기 
 
또한 생각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논리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로 유명한 파스칼은 ‘생각하는 일은 의심하는 일에서 출발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이나 기존 관행 등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의심을 가지고 이를 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기존 방식이나 논리에 이의를 제기하며 기존의 틀을 깨는 전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때, ‘말도 안된다’며 무시하지 말고 제로 베이스에서 그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의 힘이 진짜 승자를 만든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생각하며 일하는가?’,

‘기업 내에서 진정한 의미로 존재하고 있는가?’를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1세기는 집단 지성, 집단 IQ가 높은 조직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기업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남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활용하기보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다른 생각과 소통하며

조직의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생각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직이 비로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원 * LG경제연구원

 

(2010-11-03 펀경영연구소 펀매니저 김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