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가 천년이 넘는 동안 대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요인을 갖추었기 때문이라 하였다. 첫째 요인은 어제 글에서 지적한 ‘밖을 보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었다. 둘째 요인은 기백(氣魄)이 있는 국민들이었던 점이다. 로마라는 나라에 기백이 있을 때는 나라가 흥하였고 기백이 사라지면서 멸망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기백이 무엇인가?
비젼, 용기, 도전정신, 역동성 등이 어우러진 개념이 기백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의 결정체이다. 그래서 기백이 있는 국민은 안보다는 밖을 보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본다. 대외지향(對外志向), 미래지향(未來志向)의 길을 가게 된다. 자신감이 있기에 폐쇄적 배타주의보다 개방적 포용주의로 나가게 되고, 비현실적 이상주의보다 현실적 실용주의로 가게 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현대사가 그러하였다.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던 근거가 무엇인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온 것인가? 단 한 가지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는 소박한 목표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결과였다. 좁아터진 국내시장보다 넓은 세계시장으로 과감하게 나간 기백과 도전정신이 낳은 결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근래에 들어 우리들의 유일한 자산인 이 기백과 도전정신이 약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위기가 아니다.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이 위기가 아니다. 이런 국민적 기백이 사그라지고 도전정신이 위축되어지는 것이 진정한 위기이다. 그렇기에 이런 기백과 도전정신을 되살리는 일에 국력이 모아져야 한다.
(2010-12-10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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