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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이다. |
"인생은 선택이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세월 동안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그런 갈림길에서 선택하고 결단하며 살아간다. 지금 내 나이 72세이다.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나 역시 선택하고 결단하며 지내왔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여러 차례 내 삶을 방향지은 선택이 있었다.
나의 대학시절의 전공은 철학이었다. 동서양의 여러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공부하던 중 특히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는 2차 대전 이후에 일어난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격인 인물이다.
그런데 덴마크에서 그와 같은 시대에 활약하였던 인물 중에 그룬트비히가 있었다. 그는 애국자였고 국민 교육자였고 목사였다. 그는 기울어져 가는 조국 덴마크를 살리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였던 실천가였다. 키에르케고르와 그룬트비히는 같은 시대, 같은 나라, 같은 도시 코펜하겐에서 살았지만 삶의 내용은 판이하게 달랐다.
키에르케고르는 순수한 철학자였고, 그룬트비히는 교회와 국가, 국민의 개혁에 헌신한 실천가였다. 나는 대학 상급반에 이를 즈음부터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키에르케고르처럼 순수한 철학을 추구하는 학자의 길로 갈 것이냐? 아니면 국민교육과 사회개혁에 헌신하는 실천가로 나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런 고민이 계속되던 어느 날 나는 연구실에서 두툼한 철학서적 20여권을 쌓아놓고 생각했다. ‘이 철학서적들 속에서 내 삶을 풍성하게, 행복하게 해줄 내용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하는 생각이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당시의 한국 철학계는 거의 번역철학이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학하며 박사학위를 받아와서는 학생들에게 칸트를 가르치고 듀이를 논하고 럿셀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철학과 교수님들이 자신의 사상을 가르치고 자신의 철학을 전하지 못하고 서양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는 데에 머물러 있었다. ‘나도 선배 교수님들처럼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하는 갈등이 일었다.
그런 고민의 날을 일 년여를 보낸 후에 나는 선택하였다. 키에르케고르의 길이 아니라 그룬트비히의 길을 가겠다는 선택이었다.
(2013-09-19 김진홍목사의 아침묵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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