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영성 교육을위한 소중한 말씀들

교황 시복미사… “순교자 정신은 인간 가치 수호에 이바지”

Smart Lee 2014. 8. 16. 23:10

교황 시복미사… “순교자 정신은 인간 가치 수호에 이바지”

  교황 시복미사… “순교자 정신은 인간 가치 수호에 이바지” 기사의 사진

사진=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16일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순교자들의 유산은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故 윤지충 바오로 등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이날 10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운집한 가운데 강론을 통해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 60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 100명에 가까운 주교단이 참석했다.

또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과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한 소외계층들도 다수 참석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미사는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124위 약전 낭독에 이은 교황의 시복 선언과 복자화 개막, 교황 강론, 평화예식, 영성체 예식 등으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요(부유함)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이어 “순교자들은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온다”면서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는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견하시어 세상 안에서 거룩함과 진리의 누룩, 즉 땅의 소금과 세상의 빛이 되게 하셨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순교자들이 우리에게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면서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되었다”고 순교의 역사를 평가했다.

또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으며, 한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고 자발적으로 탄생한 한국천주교 역사를 소개했다.

교황은 “예수님에 대한 무언가의 깨달음은 곧 주님과의 만남으로 이어져, 첫 세례들과 더불어 충만한 성사 생활과 교회적 신앙생활에 대한 열망, 선교 활동의 시작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한국의 신자 공동체는 사회적 신분의 차별과 상관없이, 믿는 이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던 초대 교회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많은 열매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헌화와 기도로 참한 뒤 광화문 앞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복식에 참석한 신자들을 만났다.

미사에 앞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세계적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 번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연주했다.

한편, 교황은 시복미사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56) 씨에게 세례를 줄 예정이었으나 17일로 연기했다.
(2014-08-16 국민일보 신태철 기자)

 

 

'소외된 이들에게도 축복을'..교황, 꽃동네 방문

 

<앵커>

시복식을 마친 교황은 평소대로 병들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했습니다.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찾아서 이들의
안식과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저만치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꽃동네 사람들이 교황 만세를 외치며 환영합니다.

[비바 파파(교황님 만세)]

사흘째 이어진 강행군에도 교황은 변함없는 온화한 미소로 일일이 화답했습니다.

여기서도 여러 번 차를 멈추고 아기들을 축복했습니다.

교황은 무릎 꿇고 자신을 맞는 성직자를 서둘러 일으켜 세우며 소탈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꽃동네 장애 어린이들이 교황 할아버지를 위해 지난 여섯 달 동안 준비한 공연 시간.

율동도 제각각, 음정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아름다운 몸짓에 교황은 최고라며 칭찬을 연발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나 가족에게서 버려진 이웃들 한 명 한 명에게 입을 맞추고 포옹하며 상처를 어루만졌습니다.

낙태된 아기들의 무덤을 상징하는 태아 동산에서는 '생명을 위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교황은 자신의 눈과 입을 바라보는 평신도와 성직자 앞에서는 짧지만, 강렬한 한국말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황을 위해 많은 선물을 준비한 이들에게 교황의 낮은 행보는 더 큰 선물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설민환, 영상편집 : 김종우)

(2014-08-16 조을선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어떠한 상황도 변화시킬 수 있다" 사회참여·개혁 적극적 역할 기대

청년들에 각별한 관심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그 어떠한 상황도, 가장 절망적인 상황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복음은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바로 이것이 (청년) 여러분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나누어야 할 메시지"라고 연설했다.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아시아 17개국에서 온 2000여명의 청년 신자들과 자리를 같이 한 교황은 청년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뒤 대전가톨릭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아시아 각국 대표로 선발된 17개국 청년 17명과 오찬을 가졌다. 영어로 진행된 오찬에서 청년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교황이 점심을 먹을 시간도 없이 끊임없이 질문이 쏟아졌고 교황은 피곤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도 성심껏 답했다고 유흥식 대전교구장은 전했다. 교황은 언어구사가 자유롭지 않지만 소통을 위해 영어를 사용했다. 교황은 방한 전 영어 공부에 몰두했다고 한다. 오찬엔 아시아청년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도 함께했다.

청년들과의 만남은 교황이 밝힌 방한의 첫 번째 목적이다. 교황은 4박5일의 방한 일정 14건 중 3건을 청년과의 만남에 할애했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도 청년에 대한 교황의 메시지는 이어졌다. 교황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외적으로는 부유해도 내적으로 쓰라린 고통과 허무를 겪는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이런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찾고 결코 희망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청와대 연설에서도 "지혜롭고 위대한 민족은 선조들의 전통을 소중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젊은이들을 귀하게 여긴다"면서 특히 기성세대를 향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게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날 저녁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의 만남에서도 "젊은이들의 교육을 특별히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해외 방문이 지난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참석이었다는 사실까지 떠올리면 청년세대에 대한 교황의 관심은 분명 각별한 데가 있다. '청년들'은 '가난한 자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가톨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청년세대에서 찾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고, 사회참여와 개혁을 중시하는 교황이 청년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14-08-16 김남중 기자)

 

노란 리본 단 교황.. "물질주의와 맞서 싸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전 10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라"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 당부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어루만지며 위로하고 있다.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교황은 미사 마지막 삼종기도 메시지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 교황은 가슴에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노란 리본을 달고 첫 대중미사를 집전했다. 리본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에게 선물한 것이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10명을 따로 만나 10분가량 얘기를 듣고 위로했다.

교황은 이날 헬기가 아닌 KTX와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16일 교황이 집전하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 미사를 앞두고 경찰은 1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광장에 이르는 행사장 교통통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복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며, 새벽 4시부터 행사장 입장이 시작된다.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17만명을 비롯해 50만∼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4-08-16 국민일보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