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영성 교육을위한 소중한 말씀들

<교황방한> 타 종단에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

Smart Lee 2014. 8. 18. 23:05

<교황방한> 타 종단에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이웃 종교 지도자들에게 "형제들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교황은 방한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한국의 종교 지도자 12명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걸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서울대교구청에 도착한 교황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 등과 인사를 나눈 뒤 종교 지도자들이 기다리는 문화관 내 1층 중앙홀로 들어갔다.

 

↑ 종단지도자 만남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종단지도자 만남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황은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의 안내에 따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과 인사를 나눴다.

자승 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자 교황도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크게 환영합니다"라는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의 인사에 환하게 웃음짓기도 했다.

서정기 성균관장이 금색 보자기에 싼 선물을 건네자 감사 인사를 전했고, 대한성공회 의장 김근상 주교가 건네는 십자가 선물을 받고는 웃으며 십자가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이밖에도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이 함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일이 다 인사를 나눈 뒤 그 자리에 서서 정제천 신부의 통역을 통해 "여기에 함께 와주신 친절함에 대단히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교황은 "삶이라는 것은 길"이라며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며 "이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향했던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5분간의 짧은 만남에서 종교간 이해와 대화를 강조한 교황은 이들 종교 지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2014-08-18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교황 목소리 어떻게 들었나 종교계

주요 종교지도자들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소외계층에 큰 관심을 가져준 것을 높이 평가했다.

종교지도자들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은 종교지도자뿐 아니라 모든 사회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교황 방한이 종교 간 화합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 명동성당 내 꼬스트홀에서 국내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 프란치스코 교종은 불과 며칠밖에 안 계셨지만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위로와 연민과 희망을 가득히 불어넣어 주고 가셨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를 간절히 소망하시며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못 박아 주셨습니다. 경제 지표로 보면 역사상 가장 발전한 우리나라라고 하지만 정의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은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먼저 우리 안에서 고귀한 하느님의 닮은 모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형제적 시선을 펼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안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를 때, 그 강물은 동서남북으로 흘러 평화의 바다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교종 프란치스코의 이런 마음을 본받아 계층 간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하고 연민과 존중의 사회로 나가길 희망합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우리사회가 성찰하고 지금 여기서 희망을 찾아가도록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온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문제에 대해 자비로운 눈과 손길로 어루만져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한 달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을 보듬어 주는 모습은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평화는 전 세계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상대방의 말을 참을 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하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가르침입니다. 상호 존중 속에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발걸음이 새롭게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도 우리 종교지도자뿐 아니라 우리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서 보듯 말이 아닌 실천,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이 땅에 시작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극히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 종교인의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종교인들이 교황께서 보여주신 청빈과 겸손을 본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황께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쌍용차 해고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 낮은 자와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특별히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을 만나셨고, 이들을 위로하시며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셨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우리의 다짐에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다시 이 사회에서 되새겨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황께서는 '이 사회 민주주의의 계속된 발전과 연대의 세계화에 대한 초청의 메시지'를 전하셨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소통의 자세'를 권면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한국 사회에 새로운 변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리스도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 종교지도자의 참모습을 보여준 행보였습니다. 교황은 78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빡빡한 일정 동안 따뜻한 웃음으로 우리 국민은 물론, 상처받고 소외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는 종교인으로서 실천해야 할 가장 기본인 사람을 섬기는 일입니다. 없어서는 살지 못할 은혜의 관계임을 손길 닿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전해준 교황께 종교인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시복미사를 통해 유교적 가치가 지배하던 조선에서 목숨을 바쳐 순교한 124명을 '복자'로 선포한 것은 한국의 교회의 기쁨이며, 우리 모든 종교인들의 기쁨입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천여래 만보살'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 성균관 서정기 관장 =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방한해 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조국분단의 통일을 기원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며, 또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겪은 유가족들에 대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금번 교황님의 방한을 계기로 이제 종교단체가 서로 소통, 화합하여 새로운 발전과 새로운 이상세계 건설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천만 유림을 대표하는 성균관에서는 1994년 교황청에서 회의를 거쳐 한국의 전통제사가 우상숭배가 아닌 조상추모 의식임을 공인해 주시고, 또 한국 천주교인의 제사를 허락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교와 천주교의 소통의 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유교와 천주교가 서로 소통하고 상생발전 할 것을 희망합니다.

(2014-08-18 연합뉴스 공병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