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명작시·애호시 모음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꽃 ’

Smart Lee 2007. 10. 25. 23:59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꽃 ’

 

2004년 8월, 시 전문 계간지 ‘ 시인세계’ 가을호는 현역시인 246명을 대상으로 ‘ 내가 좋아하는 애송시 3편’을 설문조사하였는 데 답변 결과 23명의 시인이 김춘수(82) 시인의 ‘ 꽃’을 추천하여 ‘ 꽃’ 이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1위에 올랐다고 한다.

2위는 윤동주의 ‘서시 ’, 3위는 백석의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 4위는 서정주의 ‘자화상 ’과 이형기의 ‘낙화 ’ 그리고 한용운의 ‘님의 침묵 ’과 서정주의 ‘동천 ’이 공동6위, 김소월의 ‘진달래꽃 ’과 김수영의 ‘풀 ’은 공동8위, 10위는 정지용의 ‘향수 ’였다.

 

문학평론가 이남호씨는 설문 결과에 대해 ‘ 꽃’은 감성과 지성, 감각과 사유가 절묘한 균형을 이룬 작품으로 호소력과 전달력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중앙일보 2004. 8.16)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의 꽃이 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로우랴??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 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