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어떻게 높일 것인가
최근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두 가지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정부에서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이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가 독일, 일본에 이은 세계 3위의 서비스수지 적자국이라는 뉴스였다. 사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은 이번에 발표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이후 서비스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규제완화, 성장동력 발굴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육성정책을 펼치기 시작하였고, 참여정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하였다. 이와 같이 정부의 지속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세계3위의 서비스수지 적자국이고, 더구나 매년 서비스 수지가 큰 폭으로 악화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아직 낮다는 것이다. 경쟁력은 크게 정부규제 정도, 시장개방 여부,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은 제도 경쟁력과 탁월한 경영전략, 우수 제품 생산력, 글로벌 비즈니스 능력 등의 기업 경쟁력으로 나눌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정부의 경쟁력강화대책은 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서, 서비스수지 개선 정책, 신규 및 융합서비스 제도개선, 각종 규제 완화 등 우리 서비스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적절한 정책방향이라고 본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 농지를 활용한 골프장 건설 등 실현가능성이 낮은 정책은 좀 더 보완하면 될 것이다. 앞으로 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문은 모든 업종에 적용될 수 있는 기능적인 정책이다. 지금까지는 업종별 정책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선진국의 경우처럼 가치사슬상 각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능적인 정책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서비스산업에 적합한 고급인력의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서비스산업은 대인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력의존형 산업이므로, 비즈니스관행, 언어 등 서비스업에 적합한 고급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국내 서비스시장의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수출을 통한 외형의 확대와 서비스수지 개선이 절실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이다. 국내 제조기업들은 해외의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온데 비해, 서비스기업들은 국내시장에 비교적 안주해왔다.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 세계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진정한 국내 서비스기업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국내 제조업과 같은 비연속적 도약, 즉 ‘퀀텀리프(Quantum Leap)’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서비스기업들은 첫째, 기회포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제조업에서는 90년대 말 디지털시대의 기회, 2000년대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부상이라는 기회를 잘 살려 강한 국내 제조기업이 탄생하였다. 서비스산업에서도 모바일의 유통 환경 등 미래에 다가올 서비스 환경의 변화에 편승한 기회포착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아시아지향적 전략이 필요하다. 서비스산업의 도약이라는 과제를 실현하기에는 국내시장이 너무 좁다. 그러나 구미시장은 국내기업의 경쟁력 취약, 서비스관행의 차이 등으로 침투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은 수출지역의 초점을 아시아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시아 지역은 문화와 정서가 비슷하여 국가간 서비스 장벽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시아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아시안 스탠다드를 구축함으로써 구미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항할 수도 있다. 셋째, 제조업밀착형 전략이 필요하다. 물류, 사업서비스, 통신 등 국내 제조업과 연결된 서비스업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이 강하므로 제조업밀착형 서비스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업과의 시너지 확보로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윈윈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의 주체는 바로 기업이다. 정부의 경쟁력 강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서비스수지 적자가 악화되는 이유는 상당부분 경쟁력이 취약한 서비스기업의 몫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제는 기업이 나서야 할 때이다.
(2007.08.14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고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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