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리더쉽에 대한 연구

라이벌까지 끌어안은 링컨의 포용리더십

Smart Lee 2008. 3. 2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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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벌까지 끌어안은 링컨의 포용리더십

 

 

     책소개

 

   『권력의 조건(Team of Rivals)』  

  

     저자: 도리스 컨스 굿윈 (Doris Kearns Goodwin) 

     역자 : 이수연
     21세기북스  

 

1995년 역사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earns Goodwin)이 10년간의 저술 기간을 통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통합과 화해의 리더십으로 조명한 책이다. 여러 당파를 반영하는 신문 기사와 주요 정계 인사들 간에 주고받은 편지, 라이벌들과 그 가족들의 세세한 일기와 회고록, 의미 있는 사학자들의 글을 망라하는 방대한 인용 자료를 통해 링컨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내고 있다.

책은 벽지의 무명 변호사였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유망한 세 라이벌들, 즉 윌리엄 H. 슈어드, 새먼 P.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를 어떻게 이겼고, 이후 그들과 어떻게 연합했는지를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 링컨이 보여주는 진정한 권력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링컨과 함께 했던 여러 사람의 인생을 다루면서, 링컨이 어떻게 사람을 다스렸고, 어떻게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길이 남을 수 있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을 평면적으로 나열하고 마는 딱딱한 전기가 아니라 이야기처럼 읽혀지도록 쓰여진 대중 역사서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도리스 컨스 굿윈 (Doris Kearns Goodwin)
1964년 콜비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린든 존슨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하버드 대학교에서 10년간 '미국 대통령의 통치' 등에 관해 가르쳤다. 《No Ordinary Time》으로 1995년에 역사 부분의 퓰리처상을 탔으며, 그 밖에 《Wait Till Next Year》《The Fitzgeralds and the Kennedys》《Lyndon Johnson and the American Dream》 등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NBC방송과 <짐 레러와의 뉴스시간>의 정치 분석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5년에 《권력의 조건(Team of Rivals)》으로 링컨상을 탔다. 현재 남편 리처드 굿윈과 함께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 살고 있다.

역자 : 이수연
상명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영어교육학을 전공했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일요신문 외신부에서 해외정보작가로 근무하다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반 고흐 vs 폴 고갱》《고야, 영혼의 거울》《삶은 유한하다》《환상》《수백 가지 신의 얼굴》《왓슨, 내가 이겼네》 등 다수가 있다.

 
 
 목차/책속으로

 

서문 마음을 얻은 사람, 링컨

1부 링컨과 그 라이벌들
1장 결전의 날 아침 : 1860년 5월 18일, 대통령 후보 공천일
2장 성공에 대한 열망 : 변호사가 되기까지
3장 정치의 유혹 : 정계 진출
4장 고난이라는 이름의 희망 : 실패한 하원의원 시절
5장 리더의 제1조건, 화술 : 격동의 50년대
6장 오직 원칙으로 싸우다 : 더글러스와의 논쟁
7장 중도주의의 힘 : 대통령 후보 공천 초읽기
8장 정의는 설득이다 : 시카고 최후의 결판
9장 길, 없다면 만들어라 : 대통령 당선
10장 최고의 라이벌로 최선의 팀을 만들다 : 내각 구성
11장 비전을 향하여 : 정치의 중심 워싱턴으로

2부 역사가 된 링컨, 화해와 통합의 리더십
12장 의무 앞에서 정직하리라 : 남북전쟁 발발
13장 먼저 자신을 다스리다 : 불 런 전투의 참패
14장 이타적 가슴으로 무장하다 : 프레몽 장군의 선포문
15장 그래도 행복하라 : 아들의 죽음
16장 운명 공동체 앞에 서서 : 반도 작전 실패
17장 고통 앞에 무릎 꿇지 않겠다 : 노예제 폐지를 위한 노력
18장 불평불만이 부른 재앙 : 내각의 위기
19장 사랑은 옮음을 보고 기뻐한다 : 노예해방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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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드와 베이츠처럼 에이브러햄 링컨도 일찍이 정치에 매료되었다. 일리노이 주 뉴세일럼에 온 지 겨우 6개월이 지났을 뿐이었지만, 스물세 살의 겁 없는 청년 링컨은 생가먼 카운티에서 주 의회 의원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정식 교육도 받지 못한 신출내기가 이 생면부지의 땅에서 공직에 오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1832년 3월, 국내 개선과 공교육, 고리대금 금지법을 촉구했던 휘그당 강령에 따라 공식적으로 입후보를 선언했던 그의 연설에는 이러한 야망과 불안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모든 사람에겐 저마다 야망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제 동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 되겠다는 것 외에 더 큰 야망은 없습니다. 제가 이 야망에 다다를 수 있을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p.88

이에 대한 답변에서 링컨은 “흑인과 백인의 완전한 정치적, 사회적 평등을 도입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흑인을 투표자나 배심원으로 만들거나, 그들에게 공직에 오를 자격을 주거나,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찬성한 적은 없었다.” 그는 “흑인과 백인의 신체적 차이” 때문에 “완벽하게 평등한 관계로 더불어 살아가지 못할
...펼처보기 ---p.770

                                                             
출판사 리뷰
 
포용의 힘 - 분열에서 단합으로, 분쟁에서 화해로

1860년 5월 18일 결전의 날 그 아침, 누구도 에이브러햄 링컨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스티븐 더글러스와의 논쟁을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연설 실력만큼은 인정을 받았지만, 실상 그의 라이벌들에 비해 링컨은 당내의 입지가 약했고 정치 경력은 미천했으며 정치 자금도 없었다. 한 번의 하원의원 시절은 별 볼일 없이 마쳤고 상원의원 선거에서 두 번 낙선한 것이 이력의 전부였던 링컨이 어떻게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쟁쟁한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일까.

링컨이 승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다. 저자 도리스 컨스 굿윈은 링컨의 힘이 보수주의자로부터 극단적 급진주의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포용력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링컨은 다른 후보와 달리 적을 만들지 않았고 패배한 뒤에도 과거의 적과 우정을 맺을 만큼 관대했다. 그는 언어를 신중하고 정확하게 사용해 중도주의적인 주장을 일관되게 펼쳤고, 이로 인하여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은근슬쩍 말을 바꿨던 경쟁자들보다 유리해졌다. 또한 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민심의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링컨은 선거전의 모든 사항에 관여하여 진두 지휘하면서 전략가로서도 뛰어난 수완과 자질을 보였다.

링컨의 포용력은 이후의 내각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대개의 평범한 대통령들은 명백하게 자기의 뜻을 따르는 자기 사람을 주변에 심기 마련이다. 하지만 링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링컨의 용인술은 파격적이었다. 한 자리를 놓고 자신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바로 그 라이벌들을 자신의 핵심 동료로 삼은 것이다. 이것은 모든 파벌과 당파를 통합하고 끌어안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링컨은 대의를 위해 편 가름 없이 적임자를 뽑았고, 거인의 권위로 이질적인 내각을 지배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며 엉뚱하게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구조였지만, 링컨은 그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결정권을 거머쥐었고 그 적대적인 정적들에게서 최고의 역량을 끌어냈다.

그리고 링컨의 포용 정책은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대립했던 남부의 적대 세력에게까지 일관되게 적용됐다. 링컨은 남부가 노예제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마음속 깊이 이해했고, 노예제 확산을 반대하면서도 남부의 입장에 대해 일체 비난하지 않았다. 연방이 분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낮은 자세를 취해 남부를 회유하고 설득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남부의 빠른 복구를 위하는 마음에서 남부의 지도자들을 용서했고,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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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서평 

 

권력의 조건
도리스 컨스 굿윈 지음, 이수연 옮김,
21세기북스, 832쪽,
 

리더십이란 말 앞에는 흔히 ‘강력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한다. 도대체 ‘강력하다’는 건 무얼 가리키나. 소수의견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히 결단을 내린 다음,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 받는 링컨의 리더십은 그런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이 주제로 잡은 링컨의 리더십은 포용과 관용으로 요약된다.


 링컨은 대통령이 된 뒤 윌리엄 슈어드, 새먼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와 같은 정적들을 국무부나 재무부 장관 등 핵심 포스트에 앉혔다. 처음엔 배가 산으로 올라갈 듯했지만 링컨은 이내 정적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충성을 이끌어냈다. 남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화하는 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링컨은 적수들을 한데 모아 그들의 재능을 결집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 것이다. 이게 바로 링컨의 포용력의 리더십이었다는 게 지은이의 분석이다. 이를 상징하듯 원저의 제목도 『라이벌로 이뤄진 팀(Team of Rivals)』으로 돼있다.

 지은이는 링컨의 리더십이 논리에 근거한 설득, 깊이를 모를 정도의 친절, 원칙을 지켜내려는 의지에서 우러나왔다고 본다. 한마디로 말해 링컨의 그릇이 여느 정치인과는 비교가 안 될만큼 컸다는 얘기다.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게 유일한 야망”이라고 말하는 링컨의 낮은 자세에 유권자는 물론, 그의 라이벌들도 경계심과 적대감을 풀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그랬기에 선거에서 승리한 링컨이 반대파에게서 받은 것은 미움과 질투가 아니라, 감탄과 존경이었다.

 링컨의 철저한 중도주의도 대중적 지지를 얻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한다. 특히 노예제에 대한 중도노선이 선거승리를 이끌었다는 게 지은이의 분석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의 목적이 노예해방이 아니라 연방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일관성 있게 주장했다. 그는 또 흑인과 백인의 완전한 정치사회적 평등을 주장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사에선 남부의 노예제를 현실적인 제도로 인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남부의 반발을 덜 샀다고 한다. 만일 그가 백인과 흑인 사이에 완벽한 평등을 주장하는 급진주의 노선에 섰다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은이는 단언한다.

 그래도 남는 의문이 있다. 링컨과 같은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가 어떻게 어지러운 정치판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리더십만 따지다 보면 위대한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기본 전제를 잊기 쉽다. 사실 링컨과 함께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 유권자들이 아닐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떤 리더십에게 권력을 맡겨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린든 존슨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던 지은이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10년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강의했다. 1995년 역사 부문 퓰리처상을 탔으며 이 책을 쓰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지은이는 링컨의 일가친척, 친구, 정적들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그들의 눈에 비친 링컨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해 미국 역사에 밝지 않은 독자라면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

(2007. 09.08  중앙일보 남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