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남극서 서울크기 빙붕 붕괴

Smart Lee 2008. 3. 27. 15:56

남극서 서울크기 빙붕붕괴

뉴욕 맨해튼섬 면적의 7배,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남극대륙의 빙붕이 갑자기 무너져 내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3월 26일 AP,CNN에 따르면 영국남극탐사단(BAS) 과학자들은 남극대륙 서부 윌킨스 빙붕에서 지난달 28일부터 570㎢ 크기의 빙산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을 위성으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거대한 얼음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바닷물이 들어차는 광경이 목격됐다. 불과 수시간 사이에 빙붕이 갈라지면서 집채만 한 얼음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튀는 장면은 폭발현장을 방불케 했다.

BAS 연구원 데이비드 본은 “최소 1500년 이상 된 윌킨스 빙붕의 붕괴는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남극대륙에서 빙산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이처럼 큰 붕괴는 예외적으로 최근 수십년간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만 5000㎢ 크기인 빙붕 나머지 부분도 곧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BAS측은 “실처럼 가느다란 얼음띠로 대륙과 간신히 연결돼 있는 나머지 부분도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난 1993년 온난화가 당시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남극대륙 최대 빙하인 윌킨스 빙붕의 북쪽 부분이 30년 안에 무너져내릴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이처럼 빨리 일어날 줄은 몰랐다는 게 과학계의 반응이다.
남극대륙은 최근 50년간 평균기온이 10년마다 섭씨 0.5도씩 상승해 온난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 지역이다.

[2008-03-27 서울신문 이재연기자]
 

                               밀물 썰물이 남극얼음 무너뜨린다

 

위아래로 60cm ‘출렁 출렁’…두께 2km 빙붕 붕괴에 결정적 역할

 

남극에서 붕괴하는 빙붕의 모습. 빙붕은 1차적으로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기 시작하지만 최종적으로 붕괴할 때는 밀물과 썰물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남극 빙붕(氷棚)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지구의 온난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빙붕이 최종적으로 ‘붕괴’하는 데는 바닷물 흐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과학자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으로 남극 빙붕의 붕괴에 큰 영향을 주는 바닷물 흐름을 조사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구과학부 한신찬(30) 연구원은 “NASA의 쌍둥이위성 ‘그레이스’를 이용해 남극 빙붕 밑을 흐르는 밀물과 썰물에 대한 전체 지도를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인 과학자 위성지도 작성 성공


 

 

 

 

NASA의 인공위성 그레이스로 남극 빙하 밑에 흐르는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 높이차를 측정해 나타낸 지도. 붉어질수록 바닷물 높이차가 크다. 바닷물 높이차는 라센 빙하(왼쪽 위 노란 부분)에서 30㎝, 필히너-론 빙하(왼쪽 빨간색 안쪽)에서 60㎝로 나타난다. 사진 제공 오하이오주립대

이번 연구 성과는 지구과학 분야 권위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 최신호에 실렸고 7일 미국 지구물리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칠레에서 가까운 라센 빙붕과 필히너-론 빙붕의 밑바닥을 흐르는 밀물과 썰물을 조사한 결과 밀물과 썰물의 바닷물 높이가 최대 60cm가량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 연구원은 “이는 면적이 한국보다 훨씬 더 크고 두께가 약 2km나 되는 빙붕이 60cm씩 출렁거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라센 빙붕은 1995년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던 대상이다.

그는 “하루에 두 번씩 생기는 밀물과 썰물은 남극 빙붕을 위아래로 자꾸 흔들어대기 때문에 빙붕을 깎아내고 심지어 붕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온난화 따른 해수면 높이 변화의 중요한 단서


그는 또 “밀물과 썰물로 인해 바닷물 높이가 달라지는 효과는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빙붕이 얼마나 녹아 해수면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지를 알아낼 때 중요하게 감안해야 한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레이스 위성은 어떻게 밀물과 썰물의 변화를 측정했을까. 그레이스는 똑같은 위성 2대가 고도 450km 상공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구를 도는데, 산이나 바다의 끌어당기는 힘(중력)에 따라 그 거리가 변한다.

예를 들어 바닷물의 높이가 달라짐에 따라 중력이 달라져 두 위성 간 거리는 변화한다. 이 거리 차이를 계산해 밀물과 썰물 때의 바닷물 높이를 알 수 있는 것. 한 연구원은 1998년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2003년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인공위성을 통한 지구 중력 모델링’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빙붕

대륙을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의 일부가 바다 위로 뻗어나온 부분. 빙붕이 붕괴되면서 크고 작은 빙산이 생긴다.

 
(2005.12.09 동아일보 이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