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온난화로 세계지도가 바뀌고 있다

Smart Lee 2008. 4. 17. 13:44


  애덜리 펭귄떼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아 내려 남극 대륙의 호주령 윌크스랜드 인근으로

떠내려온 유빙위에 모여 있다  (2007.1.17 AFP연합뉴스) 

온난화로 세계지도가 바뀌고 있다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로 세계 지도가 바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등 외신은 3일 영국의 '타임스 아틀라스' 지도 제작자들이 최신판을 내면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강과 해안선을 다시 그리고, 육지 유형을 재분류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타임스 아틀라스가 마지막으로 세계 지도를 펴낸 것은 4년 전이다. 이후 지구촌의 해수면은 크게 올라가고, 고지대 빙하는 녹고, 호수들이 사라지고 있어 최신판 지도를 만들면서 대폭 손질을 했다는 것이다.

↑ 1963년 이후 95%나 줄어든 아프리카 차드 호수의 위성사진. 수량이 풍부했던 72년(왼쪽)에 비해 87년에는 호수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타임즈 아틀라스 자료사진)

 
타임스 아틀라스 최신판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목화 재배를 위해 강의 흐름을 바꾼 이후 75% 정도 줄어들었다. 이스라엘의 사해도 50년 전보다 2층 버스 5대를 쌓은 만큼의 높이인 25m나 낮아졌다.

아프리카에서는 차드 호수가 1963년 이래 95%나 줄어들었다. 킬리만자로산의 얼음은 지난 100년 사이에 80% 이상 녹아 없어졌다.

스위스의 알레치 빙하는 매년 100m 정도 녹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세계의 주요 강들도 점점 말라가고 있다. 리오그란데, 황하, 콜로라도, 티그리스 강의 일부 지점은 해마다 물이 말라가고 있어 강물이 바다에 이르지 못할 때도 있었다.

세계적인 강들의 물줄기가 바다에 이르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해안선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설명했다.

또 태평양의 키리바티, 마셜 제도, 토켈라우, 투발루, 바누아타 같은 섬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모두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다. 투발루의 경우 가장 고도가 높은 지점도 해수면의 5m에 불과하다. 조만간 지도에서 사라질 판이다. 방글라데시도 극심한 열대성 폭우와 매년 3㎜씩 높아지는 해안선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육지가 바다에 잠기고 있다.

아틀라스 편집장 마이크 애시워즈는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환경재앙을 보고 있으면 지리학적 유물들이 영영 사라지게 될 것 같아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영국의 기후변화 대사 존 애시튼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지구 온난화는 전쟁·테러리즘 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널리 알려야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지구적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지도를 다시 그리게 할 정도로 심각한 지구 온난화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금까지 3차례 회의를 열어 지구 온난화의 원인, 지구 온난화의 실상, 지구 온난화 대책 등의 보고서를 각각 채택한 바 있다. 

2007.09.04 경향신문 김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