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랑스런 대한민국 만들기

한국야구 금메달, '도하의 굴욕' 씻어내다

Smart Lee 2010. 11. 20. 16:58

한국야구 금메달, '도하의 굴욕' 씻어내다


한국야구가 도하의 굴욕을 씻어내고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경기에서 대만을 9-3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4년 전 도하에서 있었던 충격을 이겨냄과 동시에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비롯한 10명의 선수는 병역 혜택이라는 '최고의 보너스'도 함께 얻게 됐다.

초반 공방전, 이대호-강정호의 홈런으로 기선제압 한국은 1회초 추신수의 적시타로 1점을 선취했지만, 대만은 1회말 공격에서 천용지(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이너리그)의 적시타로 곧바로 1점을 따라 잡았다.

그러나 대만 최고의 투수 판웨이룬(퉁이 라이온스)은 한국의 강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다. 한국은 김현수(두산 베어스)의 2루타와 강정호(넥센 히어로즈)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박경완(SK 와이번스)의 적시타로 한국은 다시 앞서 나갔다.

대만은 3회부터 판웨이룬을 빼고 아마추어 왼손투수 천관위를 투입시켰다. 왼손타자 이용규(KIA 타이거즈)와 추신수를 막아달라는 뜻이었지만, 천관위는 추신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2사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에게는 초대형 홈런을 맞고 말았다.

한국의 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한국은 2사 후에 김현수의 안타와 강정호의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6-1로 점수를 벌리며 천관위를 강판시켰다. 빅리거까지 포함된 한국 올스타를 상대로 겁도 없이 아마추어 선수를 마운드에 올린 예즈셴 감독의 '뼈아픈 실수'였다.

5점의 리드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는 넉넉한 점수였지만, 대만 타선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대만은 4회말 공격에서 2점을 추격하며 한국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 윤석민의 눈부신 호투



윤석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유령투수'에서 결승전 승리투수로 신분아 급상승했다.
ⓒ 한국야구위원회
대만이 추격을 시작하자, 조범현 감독은 5회부터 불펜을 가동시켰다. 한국은 우완에이스 윤석민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마지막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특히 7회에는 대만의 4, 5, 6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한국은 7회초 공격에서 강정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계속 번트자세를 취하다가 벼락 같은 강공전환이 안타로 이어졌고, 대주자 조동찬(삼성 라이온즈)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도 돋보였다.

조동찬은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11월 29일에 곧바로 상무에 입대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조동찬의 자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타석에서도 2개의 안타를 때려낸 정근우(SK)는 8회말 수비에서 린쿤셩의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대한민국 최고 2루수 다운 호수비를 선보였다.

한국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강정호가 결승전 두 번째 홈런을 때려 내며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윤석민은 9회에도 대만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군 문제 해결한 추신수, '빅리그 슈퍼스타'로 가는 길 열리다



병역 문제를 해결한 추신수는 이제 '장기계약'이라는 행복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됐다.
ⓒ 한국야구위원회

 

준결승까지 3홈런 9타점 8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타선을 이끌었던 추신수는 결승에서도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마지막까지 빅리거의 위용을 뽐냈다.

이미 클리블랜드에서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은 추신수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병역문제를 해결하면서 앞으로 그의 빅리그 인생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시 병역 문제가 걸려 있던 강정호도 7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3회초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마음 편히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강정호는 7회초에 적시타, 9회초에 쐐기 투런홈런을 때려 내며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 밖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26타수 3안타로 부진하며 '타격기계'의 체면을 구긴 김현수는 결승전에서 3안타를 터트렸다. 첫 2경기에서 단 1안타에 불과했던 김현수는 마지막 3경기에서 무려 9안타를 몰아치며 광저우에서 '안타공장'을 재가동했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류현진이 4이닝 동안 3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 갔지만, 매 이닝 2개씩의 삼진을 잡아내며 대만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다. 한국 불펜엔 봉중근(LG트윈스),안지만(삼성), 송은범, 정대현( 이상 SK) 같은 쟁쟁한 투수들이 있었지만, 한국은 2명의 투수만으로 경기를 마무리짓는 여유를 보였다.

한편 안면 마비증세에 시달린 김광현(SK)의 대타로 광저우행 막차를 탄 임태훈(두산)은 부담없는 홍콩전에서 51개의 공만 던지고 병역 혜택을 받는 행운을 누리며 베이징의 아픔을 털어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은 도하 아시안게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대한민국 야구계의 굳은 각오가 만들어낸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2010-11-20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AG]완벽! 숫자로 살펴본 광저우 야구 금메달

 아주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5전 전승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 수난을 씻어버린 8년 만의 금메달이었다. 투타에서 상대를 철저하게 압도한 대표팀의 힘은 숫자상으로도 여지없이 증명됐다.

▲ 10.8득점-1.0실점

한국은 5경기에서 총 54득점했다. 경기당 10.8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62타수 63안타로 팀 타율이 무려 3할8푼8리였으며 팀 출루율도 4할9푼리에 달했다. 홈런 7개, 2루타 14개, 3루타 2개로 팀 장타율은 11할2푼5리로 놀라운 수준. 그만큼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실점은 5경기에서 5점으로 경기당 실점이 1.0점에 불과했다. 39이닝 동안 5점을 내주면서 대표팀이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은 1.15에 불과하다. 득실점 마진이 +9.8점. 투타에서 아주 완벽한 승리가 아닐 수 없다.

▲ 3홈런-3도루


정상급 메이저리거 추신수는 확실히 레벨이 달랐다. 5경기에서 14타수 8안타 타율 5할7푼1리 3홈런 11타점 8득점 5볼넷 3사구로 모든 면에서 펄펄 날았다. 특히 도루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3개를 기록했다. 홈런 3개에 도루도 3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메이저리그 20-20 클럽 타자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추신수는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타점과 득점을 기록하며 열심히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또 직접 홈을 밟았다. 누구보다 진지한 자세로 대표팀에 임한 추신수는 병역혜택으로 그간 보이지 않게 짓눌렀던 마음의 짐까지 벗어던졌다.

▲ 미필자 타율 5할

병역혜택이 걸려있는 아시안게임에서도 확실히 미필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추신수를 필두로 강정호·최정·김강민·조동찬까지 미필자 야수 5명은 도합 44타수 22안타 타율 5할을 기록했다. 여기에 6홈런 22타점 22득점을 합작하며 대표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강정호는 13타수 8안타 타율 6할1푼5리 3홈런 8타점 5득점으로 활약하며 추신수와 함께 대표팀 최고스타로 떠올랐다. 양현종·임태훈·안지만·송은범·김명성·고창성의 미필 투수들도 19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승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 5경기 50탈삼진

대표팀 투수들의 삼진 퍼레이드도 두드러졌다. 5경기에서 탈삼진 50개를 잡았다. 경기당 평균 10개씩 탈삼진을 탈취한 것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류현진과 윤석민은 아웃카운트 27개 중 15개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이 8개, 윤석민이 7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국제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을 경신했다. 송은범은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진기록을 낳았다. 임태훈은 홍콩전에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잡아내며 이번 아시안게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의 주인공이 됐다.

▲ 희생번트 4개

조범현 감독은 아주 신중하게 승부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희생번트를 3차례나 댔다. 예선 첫 경기 대만전에서도 4-0으로 앞선 3회 김현수에게 희생번트를 시켰던 조 감독은 결승전에서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는 심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용규가 두 차례, 박경완이 한 차례씩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희생번트 후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한 차례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곧 결승전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그렇다고 안전주의로만 승부한 것도 아니다. 7회 쐐기점으로 이어진 강정호의 적시타는 번트에서 강공으로 전환한 버스터 작전. 허를 찌른 기습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2010-11-20 OSEN=이상학 기자]

 

추신수 금메달에 클리블랜드도 쾌재..."장기계약 맺겠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야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쾌재를 부른 것은 대표 선수들 뿐만이 아니었다. 추신수(28)가 속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축제 분위기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추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면제를 받게 된 사실을 자세히 보도하면서 매니 액타 감독과 크리스 안토네티 단장의 반응을 전했다.

액타 감독은 "매우 행복하다. 그는 승리를 이끌어낼줄 아는 자랑스런 선수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 야구의 정상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업적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안토네티 단장 역시 추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토네티 단장은 "추신수는 엄청나게 부담이 가득찬 환경에서 뛰었다. 그보다 더 부담스러운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우 경쟁이 치열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추신수나 한국팀에 있어 대단한 업적이다. 특히 추신수가 한국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은 기쁜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안토네티 단장은 "아직 KBO로부터 병역혜택과 관련해 공식적인 전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앞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과거의 경우처럼 추신수의 병역의무는 면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토네티 단장은 추신수와의 장기계약과 관련해 계속 협상을 벌일 뜻을 분명히 했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에 대한 권리를 2013년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제한된 예산을 극복하고 추신수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다.

안토네티 단장은 "계속해서 추신수측과 협상을 벌일 것이다. 앞으로 3년간 추신수를 데리고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와의 관계를 더욱 연장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고 밝혔다.

(2010-11-20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AG] '金 마무리' 윤석민, 최고 국제용 투수

결승전 우승 순간. 대한민국 마운드에는 윤석민(24·KIA)이 서있었다. 왜 국내 최고 우완투수인지 증명하는 피칭으로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윤석민은 지난 19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대만전에서 최고 피칭을 펼쳤다. 선발 류현진에 이어 5회부터 구원으로 나온 윤석민은 5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결승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올한해 이런저런 불운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던 윤석민이었지만, 이날 결승전에서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씻어내는 완벽투로 마지막에 웃었다.

지난 13일 예선 첫 경기 대만전에서 엔트리 누락 사건의 희생양이 되며 공 하나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등 불운 시리즈를 이어갔던 윤석민은 결승전에 최고의 공을 던졌다. 19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17차례나 잡아냈고 68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0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찍혔고 슬라이더도 최고 141km에 이르는 등 구위와 제구 모두 최상급이었다.

이날 잡아낸 탈삼진 7개는 윤석민의 국제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기록. 7회에는 펑정민-린이취엔-장타이산으로 이어지는 4~6번 타순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떨쳤다. 대만 타선이 안타 3개를 친 것이 신기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힘은 힘대로 좋았고 기교는 기교대로 좋았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후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던지자 대만 타자들이 꼼짝 못했다. 윤석민의 피칭을 지켜본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모 스카우트도 "올림픽과 WBC에서처럼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윤석민은 최고의 국제용 투수임을 재확인시켰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굵직굵직한 대회를 거친 윤석민은 총 13경기에 나와 5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으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떨쳤다. 특히 5승은 지난 1998년 프로선수들의 참가 이후 류현진·손민한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대회 최다승. 평균자책점도 불과 1.05로 셋 중 가장 낮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87이며 피안타율도 2할밖에 되지 않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무난히 태극마크 데뷔를 치렀던 윤석민은 대체 선수로 합류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5경기 모두 구원등판해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활약했다. 2009년 WBC 준결승에서는 메이저리거 강타자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를 맞아 6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두는 놀라운 피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윤석민은 국제대회 때마다 선발과 중간 그리고 마무리까지 가리지 않고 등판하며 전천후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어디에 맡겨 놓아도 든든한 투수가 바로 윤석민이다. 조범현 대표팀 감독이 올 한해 숱한 일들로 심신이 지친 윤석민을 굳이 대표팀에 데려간 이유를 증명했다.

윤석민은 "민폐를 끼치지 않고 선후배들이 금메달을 따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전날 등에 담이 걸렸는데 진통제를 맞고 마사지를 받은 뒤 많이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보이지 않는 투혼까지 과연 최고 국제용 투수답다.

 [2010-11-20 OSEN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