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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영결식..'세계 평화의 장'

Smart Lee 2013. 12. 11. 20:06

넬슨 만델라 영결식..'세계 평화의 장'

 

앵커멘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영결식이 우리시각으로 어젯밤 열렸습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을 비롯해 9만명이 모여 세계 평화와 화합의 장을 이뤘는데요.

영결식 현장, 함께 보시겠습니다.

녹취) 반기문 / 유엔 사무총장

"넬슨 만델라는 자신의 임무를 끝내고 잠들었습니다. 이제 그가 우리에게 준 희망과 인권의 등불, 새로운 영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녹취)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저는 넬슨 만델라와 그가 이 아름다운 땅에서 겪고 있는 갈등에 대해 배웠고 그것이 제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저와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줬고, 저를 이 길로 이끌었습니다."

 

(2013-12-11 KTV)  

 

<오바마, 만델라 타계에 지극 정성 눈길>

정치적 동질감 반영…부당함·불평등에 맞선 투쟁 의지 피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해 지극한 예우를 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델라의 부고 소식을 들은 직후 즉각 애도의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전했다.

 

또 백악관과 연방 정부 건물, 군기지, 해외 외교 공관 등에 9일 일몰 때까지 조기를 달라고 지시했다. 남아공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다.

 

오바마와 만델라가 직접 만난 것은 단 한 차례 밖에 없다. 2005년 고인이 워싱턴DC를 찾았을 때 초선 연방 상원의원 자격으로 호텔에서 면담한 것이 유일하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가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10일 만델라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내놓자 일각에서는 오바마의 이같은 행동에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오바마의 헌사가 고인을 위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부당함과 불평등에 맞선 자신의 끝없는 투쟁을 전 세계인들에게 펼쳐보이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종종 만델라의 역사적인 유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스스로 회의가 든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오바마는 궂은 날씨 속에 모인 수많은 추모객 앞 헌사를 통해 만델라를 '20세기 마지막 위대한 해방자'로 평가하면서 국제사회에 불평등, 가난, 차별과 맞서 싸워나가자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남아공의 (일부) 진전이 우리의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가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투쟁이 과거처럼 극적이거나 도덕적 투명성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바마의 발언 이면에는 자신과 만델라가 공통으로 직면했던 어려운 정치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두 사람은 모두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인종 장벽을 타파한 자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지만 당선 후 빈곤과 불평등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너무 높은 기대도 함께 받았다.

 

오바마가 연설에서 전 세계적인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 것은 미국의 중산층 살리기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소득 불평등문제는 진보 진영에 인기가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같은 이슈에서 공화당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는 "사회적 지위와 환경을 불문하고 우리는 인생에서 그(만델라)의 교훈을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을지를 질문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한 개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내가 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는 미국에서는 정치적 난관에 직면했을지 몰라도 남아공에서 자신의 대중적 인기를 충분히 보여줬다. 추모객들은 오바마의 이름이 불릴 때나 스크린에 오바마가 등장할 때마다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오바마 역시 적대감을 화해로 승화시킨 만델라의 메시지를 받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적대국인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이례적으로 악수를 했다. 그러면서도 쿠바를 비롯한 다른 독재국가들에 간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오바마는 "인종 간 화해라는 마디바(만델라 존칭)의 유산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만성적인 빈곤과 확대되는 불평등에 도전하는 온건한 개혁조차 격렬히 저항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지도자가 마디바의 자유를 향한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자국의 반대파도 용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독재자들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2013-12-11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쿠바 언론, 오바마-카스트로 '첫 악수' 관심 보도>

악수하는 오바마-카스트로
악수하는 오바마-카스트로
(AP=연합뉴스, 남아공 SABC방송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FNB 경기장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넬슨 만델라 추모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악수를 하는 텔레비전 영상.

"전례없는 역사적인 장면" 외신 그대로 인용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악수 장면을 쿠바 언론이 관심 있게 보도했다.

 

쿠바 관영 온라인매체인 쿠바데바테는 10일(현지시간) 둘의 악수가 '전례 없는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표현한 외신을 그대로 인용해 전했다.

 

또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과 CNN이 생방송으로 전한 둘의 악수 장면 동영상도 실었다.

쿠바데바테는 초기 화면에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추모사 낭독, 오바마와의 악수, 추모식의 군중 등 내용을 사진과 비디오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둘의 악수 장면을 '긴급' 기사로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50년 넘게 냉전시대 구원의 관계가 이어지는 양국 정상 간 화해의 몸짓이라고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간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감도 나타냈다.

오바마가 헌사를 하려고 연단을 뛰어올라 가장 먼저 라울 카스트로와 악수하는 장면을 미국 CNN방송이 생중계했다.

 

장내에서는 "카스트로와 오바마와 악수를 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오바마는 허리를 약간 숙였고 카스트로도 고개를 가볍게 숙이면서 웃는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오바마가 옆자리에 있는 지우마 호페스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하려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에도 카스트로는 손을 놓지 않고 한마디를 더 던졌고, 오바마는 이에 응했다.

 

라울 카스트로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959년 혁명 정권을 수립하고 나서 미국인들의 재산을 몰수한뒤 공산화를 선언하자 1961년부터 미국과의 국교는 단절됐다.

이후 미국은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하고 있다.

 

2006년 형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는 이날 미국 정상과 처음 만났고, 손을 잡은 것도 처음이다.

AFP통신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악수를 한 적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클린턴과 피델 카스트로가 악수를 하는 장면의 사진이나 동영상 등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폐쇄 정책을 고수했던 피델 카스트로와 달리 라울 카스트로는 국영사업을 자영업으로 개방하고 자유무역특별구역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 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바마도 대통령에 당선된후 쿠바와 신뢰 구축 관계에 유화적으로 나서는 편이다.

그는 항공·해상 구조, 이민 문제 등에 관해 협력하고 양국간 송금, 비자, 여행의 제한을 완화했다.

또 종교·교육 목적의 인적 왕래와 민간 항공기 전세기 취항 등으로 교류는 확대되는 편이다.

 

오바마는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민주당 기금모금 행사에서 "건설적인 자세로 심사숙고해 (쿠바에 대한) 정책들을 새롭게 바꿔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오바마는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았을 때 내가 태어났다"며 인터넷과 구글의 시대인 요즈음 시대에 1961년 마련된 정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은 쿠바와 우편제도 교류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등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대폭적이고 전면적인 화해는 미국에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피델 카스트로의 영향력이 존재하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부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외부에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라울 카스트로는 같은 혁명세대인 형으로부터 정책 결정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3-12-11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