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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안보> 6시간 강행군 거쳐 만장일치 합의

Smart Lee 2012. 3. 27. 21:54

<핵안보> 6시간 강행군 거쳐 만장일치 합의(종합)

한-미 정상, 나란히 앉아 합의 주도
1ㆍ2차 마라톤 회의, 폐막후 만찬땐 문화공연 곁들여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53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은 회의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코뮈니케'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기까지 코엑스 3층 정상회의장에서 강도높은 논의를 거쳤다.

정상들은 전날 업무 만찬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핵안보 강화를 위한 국가 조치 및 국제협력'을 의제로 1차 세션 2시간 30분, 2차 세션 2시간, 업무 오찬 1시간 30분 등 모두 6시간이 넘는 강행군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정상회의에 앞서 참가국들은 2010년 11월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교섭대표 및 부교섭대표 회의를 열어 한국이 초안을 잡은 코뮈니케 문안을 협의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뒤 의장 기자회견을 통해 "자발적이긴 하지만 시한을 정했다는 점에서 핵터러 방지를 위한 정상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개막사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과 핵테러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고 험난하다면서 "여기 모인 정상들이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면 이러한 꿈을 실현하는 것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논의해줄 것을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핵테러는 국경이 없고 피해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우리가 모인 이유로 진일보한 실천적 공약과 합의 도출을 기대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2년전 위싱턴 정상회의 의장을 맡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대통령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뒤 "핵안보를 위해 각국 정상들이 단순히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핵안보 합의를 지키기 위한 중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정상들은 이날 큰 원탁 테이블을 두고 빙 둘러 앉았고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바로 옆에 나란히 앉아 회의를 주도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 대통령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세번째, 오바마 대통령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두번째에 자리잡았다.

입국이 늦어져 회의 첫날 리셉션과 업무 만찬에 불참했던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회의에 합류했고 이 대통령은 개막사를 통해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달했다.

1차 세션이 끝난뒤 정상들은 오디토리움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맨 앞줄 가운데는 의장국인 이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고 왼쪽에는 오바마 대통령, 오른쪽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뒤를 돌아 '다 같이 활짝 웃자'는 신호를 보내자 정상들은 소리내 웃었고,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젠테이션을 맡았던 나승연씨가 "한국말로는 '김치'라고 한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58명의 대표단 가운데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독감으로 인해 기념촬영이 끝난뒤 회의에 참석했다.

전날 리셉션에 이어 만찬을 함께 했기 때문인지 이날 정상들 사이에서는 한결 친근감있는 분위기가 뭍어났다.

정상들은 양복 상의에 핵안보정상회의를 의미하는 금색의 동그란 배지를 달았다.

이 대통령의 서울 코뮈니케 발표가 끝난뒤 이날 밤 서울에 머무는 정상들을 신라호텔로 청해 특별만찬과 함께 문화공연을 즐겼다.

메뉴는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숯불 갈비구이, 살얼음 홍시, 오미자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한식인 봄나물 비빔밥이 올랐다.

술은 오미자로 만든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과 우리나라 전통 방식대로 항아리를 이용해 만든 '복순도가(福順都家) 손막걸리'가 제공됐다.

문화공연때는 가수 박정현이 정상회의 주제가 `피스송(Peace Song)'을 불렀고 한국 왕실의 전통음악인 '수제천'과 궁중무용의 합동공연 등 격조 높은 전통공연이 펼쳐졌다.

(2012-03-27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핵안보]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코뮤니케' 채택…"핵물질 최소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53개국 정상급 수석대표와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민수용 고농축우라늄(HEU)을 최소화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 코뮤니케'(정상선언문)를 채택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58명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 2개 세션에 걸쳐 토론을 벌인 끝에 '서울 코뮤니케'를 채택했다.

서울 코뮤니케에는 핵안보에 관한 중요 원칙들과 핵과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한 11개 주요 과제, 이를 위한 실천적인 조치들이 담겨있다.

서울 코뮤니케 내용은 ▲핵물질(고농축우라늄(HEU)·플루토늄)의 최소화 노력 ▲핵물질과 방사성 물질의 안전한 관리 ▲원자력시설의 보호 ▲핵물질, 방사성물질의 불법거래 방지 ▲ 핵안보와 원자력안전간 상호관계 ▲핵감식, 핵 민감정보 보호, 핵안보문화 증진 ▲핵안보 관련 협약의 보편적 적용 확대 ▲IAEA 등 핵안보 관련 국제기구 및 다자협의체 활동 강화 등 핵과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한 포괄적인 실천조치들이 포함됐다.

참가국 정상들은 먼저 민수용 고농축우라늄을 저농축우라늄(HEU)으로 전환·감축키로 하고 2013년 말까지 HEU 최소화를 위한 목표 등 실천방안을 자발적으로 수립·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서울 코뮤니케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시설 내 핵물질인 HEU의 제거, 처분과 함께 연구 및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목적으로 사용되는 원자로 연료를 HEU에서 LEU로 전환토록 했다.

또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하는 국제규범과 국제핵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원자력시설 테러 방지에 중요한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이 2014년까지 발효할 수 있도록 공동노력키로 했다. 2013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으로 핵안보 국제협력체들간의 조정회의도 개최키로 했다.

방사능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방사성물질의 관리를 강화하고, 원자력안전과 핵안보의 통합적 논의를 통해 원자력시설 방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 코뮤니케는 핵물질 사용 후 핵연료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위한 적절한 계획을 국가차원에서 수립토록 했다.

핵·방사성 물질의 악의적 탈취에 취약한 운송중물질의 보안 강화를 위해 효과적인 관리·추적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터폴(INTERPOL·국제형사기구)과의 협력, 불법거래 예방·탐지·대응능력 강화, 핵테러 범죄 수사에 기여할 수 있는 핵감식 기술을 강화하는 내용도 서울 코뮈니케에 담겨있다.

이와 함께 핵안보 교육훈련센터 설립 등 인적역량 배양으로 핵안보 문화 강화, 사이버보안 문제를 포함한 핵테러 기도에 악용될 수 있는 정보유출 방지 노력, 재정과 기술능력이 부족한 국가에 대한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2012-03-27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韓, 비핵화 논의 주도하며 ‘北核발언권’까지 키웠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뭘 남겼나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물질 감축을 위한 각국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도출함으로써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는 한편, 각국 정상과의 다양한 양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 조성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비핵화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발언권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 ‘핵없는 세상을…’ :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계 53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가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제1세션’이 열리고 있다.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비전과 구체적인 이행 조치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개막사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배에 함께 타고 있다"며 "우리들은 구체적인 의지와 약속, 그리고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이룩한 진전을 바탕으로 한층 진일보한 실천적 공약과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최소화하고, 핵물질 불법거래를 탐지, 추적하고 대응하는 국제적 협력을 완비하며, 국제규범의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많은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회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핵물질에 대해 포괄적인 언급을 함으로써 북핵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논의를 종합해 정상회의 결과물인 '서울 코뮈니케'를 확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플루토늄과 HEU 제거 프로그램을 비롯한 핵안보협정 조기 발효와 핵안보국체제 강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 핵안보 기능 강화와 핵안보기금 증대, 정보보안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다.

북핵 문제와 동일 사안으로 간주되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대한 대응은 이번 정상회의의 주제는 아니었지만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함으로써 이슈화에 성공했다. 특히 과거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던 중국과 러시아를 견인해 광명성 3호 발사를 반대하는 국제 여론을 형성했다는 점은 장외 최대 성과로 꼽힌다. 북한이 극렬히 반대했던 광명성 3호의 의제화를 피하며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국제 여론을 조성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미사일 발사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지도부에 철회를 촉구했다. 후 주석의 이 같은 태도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 문제가 논의될 경우 더이상 북한을 감싸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등 각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도 북한이 발사하려는 로켓이 사실상 '장거리 핵무기 운반용'으로 개발된 것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도 이 대통령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며 북한에 대해 로켓 발사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2012-03-27 문화일보 박영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