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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가 낫다…중국 접고 한국으로 U턴"

Smart Lee 2012. 5. 24. 19:54

"MADE IN KOREA가 낫다…중국 접고 한국으로 U턴"

"기술유출·계약파기·"꽌시"에 지친 기업들, 국내 U턴 시도" 정부 지원강화


# 중국에 진출해 지난해 100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의류업체 A사 대표이사는 최근 한국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지진출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지만 관계 혹은 연줄을 뜻하는 중국 특유의 '�시(關系)' 문화 등으로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보고 현지에 자리 잡았지만 인건비가 매년 20% 가량 상승하는 데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생산라인이 멎는 일도 적지 않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충청북도 진천군에 본사를 둔 서울샤프중공업을 방문해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로 이전한 U턴기업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A사 대표는 한국으로 복귀하면 높은 인건비가 걸림돌이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의류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한국에선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단가가 낮은 제품은 중국을 대신할 제 3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 에너지, 환경설비업체 서울샤프중공업을 경영하는 이근우 대표이사는 지난 2006년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한국으로 복귀했다. 중국에서 야심차게 사업을 추진해 돈도 벌었지만 현지 공장을 철수한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 대표는 현지 2만 평 부지에 공장을 짓고 상당 금액을 투자해 중국진출에 공을 들였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을 유출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고 37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당해도 소송 등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중국 철수를 결정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모두 지급한 후에도 공장을 완전히 청산하고 복귀하는 데는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법인청산 과정에서 '원스톱'으로 관련 작업을 지원해주는 곳이 없고 복잡한 과정이 많은 탓이다.

회사는 국내로 복귀한 이후에도 중국 유수기업들로부터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핵심파트 공사를 위주로 하면서 이익률도 더 높아졌다.

정부가 중국에 진출했다 다시 국내로 복귀하는 'U턴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U턴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출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24일 악세사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 등 5개 업종별로 U턴기업 수요를 발굴하고 국내이전을 지원하는 'U턴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또 코트라 내에 'U턴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현지법인 청산에서부터 국내이전, 이후 인력지원까지 일괄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정부지원을 받는 U턴 기업은 해외에서 2년 이상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한 기업 중 국내에 생산시설이 없거나 신설하는 기업이다. 국내 생산시설이 있을 경우 현지시설을 매각 또는 이전하거나 현지 물량을 감축하고 국내에서 증설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U턴 수요는 중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턴을 고민하는 기업들은 중국 현지에서 기술유출, 계약 관련 분쟁, 인건비 상승, 노무관리 어려움, 세금 문제,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여기에 한미FTA 체결로 원산지가 한국인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도 U턴을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U턴을 결정하더라도 공장을 매각하는 등 법인 청산 과정이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현지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현지청산, 현지인력 입국 등을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용지매입, 공장설립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관세, 법인세, 소득세를 감면하고 보조금, 외국인 인력 관련 법률도 개정할 계획이다.

중국과도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FTA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서울샤프중공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기업이 많이 옮겨 간 중국 천진 귀금속 단지의 경우 상당수가 미국수출업체인데 한미FTA 체결로 U턴을 고민한다고 들었다"며 "(법인청산 문제 등을) 한중FTA 협상에 반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12-05-24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